보배드림 형님, 누님들 안녕하십니까?
중고차 구입에 관심갖고 들어왔다가
커뮤니티 글 보는 재미로 하루를 보내고 있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귀농에 관심있는 분들이 간간히 계신거같아
부끄럽지만 처음으로 제가 경험한 이야기를 적어보고자 합니다.
저는 서울에서 태어나 동대문구에서 작은 호프집을 하며
근근히 먹고살던 사람이였습니다.
매일 술에 취한 사람들을 상대하고.
낮과 밤이 바뀐 일을 하다보니.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무척 힘들었습니다.
(심지어 경기가 안좋아 먹고살기도 빡빡했죠)
그러던와중
우연하게 경험한 농촌의 생활에 푹 빠져버렸고,
저는 농업의 꿈을 안고
평생을 살아온 서울을 뒤로 한채
충청북도로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시골에서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을 시작하려니
어려움이 참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힘들었던건 토박이분들의 텃세였습니다.
마을발전기금이니 입회비니 하며 이런저런 명목으로
금전적인 부분을 요구 하셨고,
저에겐 꽤 부담스러운 금액이였으나
당연히 드려야 하는 돈이라 생각하여
기꺼이 좋은마음으로 드렸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때부터였습니다.
마을 상수도를 연결해야 물을 사용할수 있기에
상수도 연결 허락을 받고자 하였으나
마을 회의에서는 돈을 받고 허락해주자는 의견과
절대 허락해주지 말자는 의견으로 갈리게 되었습니다.
견적을 받아보니 상수도를 저희 땅까지 연결하는데만
들어가는 돈이 거의 1500만원 수준이였고.
마을 이장님께서는 허락하는 조건으로
마을에 200만원을 내라고 하셨습니다.
총 1700여만원을 들여 마을 상수도를 연결해
겨우 물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물을 연결한지 이틀 후,
아침에 씻으려고 수도꼭지를 돌렸으나
갑자기 물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뭔가 공사에 하자가 있어서 물이 안나오는 건가 싶어
공사를 맡겼던 업자를 불러 확인해보니
누군가 한밤중에 와서 예리한 연장으로
펌프모터를 박살을 내었단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물탱크실을 강제로 열고 들어와
내부에 설치해놓은 모터를 부신 것입니다.
정말 소름이 끼쳤습니다.
외지인에 대한 이유모를 적개심이 이정도로 심각하구나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공사를 한 업자분은 당장에 경찰에 신고하고 범인을 잡으라고 하셨지만 마을 어르신들은 지역사회에서 그런 흉흉한 일들 크게 알려봐야 땅값만 떨어지고 여러모로 서로 좋을게 없다며 침묵을 권하셨습니다. 누군지 알아내어 이야기를 잘 할테니 두번다시 이런일이 없도록 하시겠다는 이장님의 약속에 저는 그저 참을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와중에 마을 어르신들은 젊은 사람이 들어와서 마을 어른들한테 술대접 한번 안하고 그런일들을 하려하니 문제가 생긴거라고 되려 저를 탓하시더군요.
마을 발전기금이니 도로사용료니 어르신들 선물, 노인회관 안마의자까지. 정말 어려운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성의 표시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저런 말까지 들으니 많이 속상했습니다.
결국 저는 몇일 후 이십여명의 마을 어르신들을 모시고 닭백숙과 삼겹살, 막걸리를 대접해야 했습니다.
제 이런 모습을 답답해 하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땅사고 기초 토목공사까지 다 해놓고 이런 일로 포기하기엔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잃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앗습니다.
오며가며 꼬박꼬박 찾아뵙고 인사드려야하고,
마을 행사나 일이 있으면 본업보다 먼저 챙겨야하고,
명절이면 부모님 선물보다
동네 어르신들 선물에 더 신경써야 하는
그런 삶을 3년정도 살다보니
그제서야 마을의 일원으로 인식해주더군요.
태생이 도시사람이라
농사라고는 아무것도 몰랐지만
하나하나 배워가며 일하다보니
벌써 3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저는 약용 굼벵이를 키우고있습니다.
정부에서 식용곤충산업을 육성한다는 이야기를 접하고
아무 기술도 없이 도전정신 하나로 시작했던 일이
이제는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농업이란게 결코 쉽지는 않네요.
이젠 꽤나 괜찬은 엑기스 제품도 생산하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다행히 주변에서도 반응이 좋아 제품 생산량도
꾸준히 늘어가는 추세입니다.
그런데 요즘에 다시 새로운 압박이 들어와서
고민이 많습니다.
마을에서 굼벵이를 키울테니 수매를 해달라는 요청들..
자기 친구가 굼벵이를 키우는데 수매를 해달라는 강압들..
사실 저희는 아직까지 수매를 해드릴만한 수준이 안됨에도 불구하고
주변에서 자꾸 이런 생떼를 부리시니 문제가 많습니다.
심지어는 제가 없을때 몰래 저희 농장을 다녀가신분도 있더라구요.
아무도 없는데 들어와서 커피 꺼내드시고..
굼벵이 사육실 열어놓고 가시고..
계속되는 수매요청을 좋게좋게 에둘러 거절하고있는 상황이지만
몇몇 분들이 수군대며 젊은 사람이 더불어 잘 살아야지
혼자서만 욕심부린다고 또 이상한 소리를 하고 다니는 걸 보니
그나마 있던 정도 많이 떨어지고 지치는게 사실입니다.
그 거절 때문에 작년엔 혼자서 마을 길 주변의 잡초를 다 제초해야 했습니다. (젊은사람이 굼벵이 수매 안해줄거면 그렇게라도 마을에 봉사하라며..)
사람에 치여 시골을 선택했는데.
이곳은 더하면 더했지 덜한곳은 아니더군요.
혹여나 귀농에 관심있으신 형님 누님들,
정말 귀농 위치를 선정하실땐
꼭 신중하게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모든 동네가 다 그렇진 않지만,
정말 저처럼 잘못걸리면
정신적, 육체적, 금전적 피해 다 받습니다..
어떻게 이런 귀농에 의한 갈등을 해소할수 있을까요..ㅜㅜ
발 전기금 내놓으라 협박겁박 난리치고
놈 의땅을 지땅인양 무단침입 난무하니
들 춰진것 다합치면 강도떼가 따로없네.
-_-)
발 전기금 내놓으라 협박겁박 난리치고
놈 의땅을 지땅인양 무단침입 난무하니
들 춰진것 다합치면 강도떼가 따로없네.
-_-)
정말 이래저래 너무 힘드네요ㅜㅜ
땅값이 더 비싸더라도 인심좋은 동네로 갔어야...ㅜㅜ
너무 숙이면 더 깔보는게 사람심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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