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구직자로서 구직자의 입장, 그리고 구인업체의 입장을 어느 정도 헤아린 생각을 또 한 번 적어보고자 합니다.
인생좌절, 그건 자살 같은 그런 것이 아니라 '자연인'같은 나홀로 생활을 생각하며 추구하고 있을 무렵 한 통의 연락을 받습니다.
'내 거주지와 무려 300킬로미터... 물리적인 거리를 극복해야만 한다.'
그러나 그건 분명 제가 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어느 정도의 체계적인 지식을 쌓아가고 있을 무렵이었기에 더욱 탐이 났습니다.
열정이죠.
그들은 임금 이외에도 물리적 거리를 감안하며 교통비와 체류비용 등 복지비용을 제안하였습니다.
대단히 고마운 일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저를 더 힘들게 만든 것은 생면부지의 아무 것도 모르는 그 지역으로 가야만 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취업 이후 일취월장하였고 목표를 넘어가는 총수입에 수당까지 받아가며 과거 힘들었던 일들을 지워가는 희망과 재미, 성취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랜 기간의 진심어린 저의 충성은 그들이 제안했던 복지비용마저 삭감당하는 압박을 가져오기 시작했습니다.
"이젠 여기서 적응도 충분히 했잖아요?"
이것이었습니다.
단지 초기 정착을 돕고자 했을 뿐이라는 것이었고, 나는 정착할 마음이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신이 원하는 것이 건수냐! 토탈 리버뉴냐!]
너무 답답해서 대표에게 말을 하라고 하였습니다.
건수를 요구하여 건수를 채우면 이번 달은 수익이 안났다는 것입니다.
수입을 채우면 당연한 보상이 있어야 하는데 이젠 건수가 안났다는 것입니다.
장난하는 것일까요?
저는 너무 나약했습니다.
여기서 무너지면 되돌아갈 고향도 의미가 없었습니다.
그들은 그런 제 약점을 알고 있었습니다.
근로자 자아의 발전과 그에 비례한 제시도 묵살하고 이젠 복지마저도 묵시적으로 삭감하는 그들.
그래서 저는 생면부지의 땅에서 다른 수입이 날 일의 유혹에 빠집니다.
누구라도 마찬가지일 것이며, 그것은 본업과 전혀 관계 없는 시간에 일어납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였습니다.
하물며 물가도 오릅니다.
그 세월에 단 한 번도 변함이 없는 기본 임금.
복지금액 전액 삭감.
숙련된 저는 거기서 날고 있는데, 이웃한 업체의 동급 직원은 이제 막 취업하여 더 많은 사회적 인플레를 적용한 보수가 책정됩니다.
사회와 면식이 있는 지인은 그렇게 말합니다.
"너의 충성을 당연하게 여겼고, 그들도 그럴줄 몰랐는데 퇴직이 엄청난 충격이었을 것이다. 어디 갈데 있으면 가봐 이런 태도였을 것이다."
그 세월의 처신을 잘못한 것은 결국 제 자신이라는 결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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