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병원에서 5월 첫째주에 안락사 시키겠다고 합니다.
어떻게 인연이 닿아.. 녀석을.. 신경쓰게 되었네요..
보더콜리 믹스견. 2살 추정. 예방접종 항생체 있음. 건강상태 양호.
사상충 및 초음파 검사결과 이상무. 아랫턱 약간의 부정교합으로 밑턱이 짧음.
동물을 좋아하고 사람에게 온순함. 중성화 안된 수컷.
몸무게 약 6-7키로. 현재는 털만 무성하고 뼈가 약간 드러나서 마른상태..
입양처를 구해봅니다.
마당이 있거나 키워주실만한 분 구해봅니다..
정 보호할 곳이 없으면,, 유료업체라도 맡길까합니다..
제발..보호자가 되어주시면 안될까요..
010-4083-6023
담당병원:070-4293-0622
관할처:대구 서구청053-663-2644
매일 키우는 강아지와 하루도 빠짐없이 나가는 공원 산책중에 불쑥 풀숲에서 한 녀석이 나타났다..
본능적으로 '아 유기견이구나' 느낄수 있는 초라한 행색의 녀석..이 키우는 강아지에 반응을 보이며 곁에 오는듯 마는듯..
주의를 맴돌았다..행여 우리 둥이(키우는 강아지)가 먼저 공격적인 반응을 보일까 떼어놓길 수차례..
녀석은 그저 누군가 그리웠던 걸까.. 동그란 두눈을 내게 건네면서도 꼬리를 이내 감추곤 등을 보인다..
부모없는 아이..주인 없는 강아지..그 자체로도 충분히 안타깝고 불쌍해진다..
산책나온 다른 강아지들 틈에 끼어보려 맴돌고는 이내 사람들의 시선이 닿지않는 풀숲 한켠이 제 자리인냥.. 얌전히 앉아서
멀지감치 우리를 바라본다.. 부랴부랴 차에 있던 길고양이 사료와 물을 챙겨 곁에 두었더니.. 괜한 일을 한걸까.. 녀석이
또 자리를 피한다.. 잔뜩 먼지가 묻은 덮수룩한 털.. 털에 가려진 앙상한 등과 다리.. 겁먹은 표정. 주눅든 얼굴로 멀리서 바라만 본다..
그렇게 산책을 마치고 녀석을 두고,,일터로 돌아갔다.. 채 몇 시간이 지나지 않은 점심시간...혹시 아직 있을까..에이..또 어디론가
갔겠지...그래..그냥 다시 보이지않는 어디론가 갔길 바라는 마음과 동시에..아직 그자리에 녀석이 있다면..?...하는 마음이 든채로..
점심반찬으로 남은 동그랑땡 몇개를 챙겨 공원으로 향했다.. 이름도 모를 녀석..이름도 없을 녀석.. 그냥 내키는 대로..
아무렇게나 불러본다.."산도야~!!" "...."
"...." 휴우.. 그래 없겠지.. 잘됐다. 어디 갔겠지. 주인이 데려갔겠지..
발걸음을 돌리려던 순간 풀숲 큰 나무 옆에서 녀석이 고개를 빼꼼히 들어보인다...
..반가움과 이런 상황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우유부단한 내가 싫어진다..
아침에 낯설어 하는 그 모습과는 달리.. 한번 봤던 사람인걸 알았을까..
한발자국..두발자국.. 다가오다 천천히 수북히 엉킨 꼬리를 흔들며 마주섰다...
내가 아무렇게나 지은 그 이름이 맘에 들었던 걸까.. 동그랑땡 냄새를 맡았던 걸까..
아무렴 어때.. 몇시간 무사히 있었으면 된거지.. 사람들 눈에 띄지않을 자리에 다시 물과 종이컵에 담아간 동그랑땡을 내어본다..
놓기도 무섭게 집어삼키는 녀석.. 촉촉한 콧망울에 동그란 눈...가까이서 보니 참 귀엽게도 생겼다.. 넌지시 곁으로 다가온 녀석..
무관심 한척 이마를 몇번 쓰다음어 주고 잘 먹었다고 칭찬을 해주니 녀석의 표정이 한결 밝아졌다..
"미안.. 더이상 줄게 없어. 나중에 또 줄게"...니가 또 여기 기다린다면,,
돌아서는 발걸음이 편치가 않다.. 공원을 오가는 사람들..청소하는 사람들...모두가 개를 싫어하나보다..
아무도 눈길조차 주지않는다.. 지나가는 사람중에 주인이 있을까..아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표정으로 연신 두리번 거린다..
풀 숲에 엎드려 한곳을 바라보는 녀석이 왠지 짠하다..하루만에 어디선가 나타난 녀석.. 혼자 뭣모르고 나오기엔 철없이 어려보이지도
않는 녀석.. 주인이 데려와선 두고간건지.. 녀석의 사연이 궁금하지만,,알 방법이 없다..
나의 몹쓸 추리력과 나의 몹쓸 오지랖이.. 내 마음을 녀석의 옆에다 묶어놓는다...
오후시간도 잘보내.. 다시 왔을때 없어졌음 좋겠고 그러면서 다시 봤음 좋겠어.. 하는 맘으로..일터로 돌아갔다..
일을 하다 말고 상자로 부지런히 뭔가 만들고 있는 내 모습.. 미쳤다..정말..
헌 옷가지들 몇장 놓고,, 녀석이 쓸수있게..아주아주 어설픈 개집...을 들고 퇴근길에 역시나 또 그곳을...
부어준 사료도 잘먹고 이제 그냥 내 발걸음에 맞춰 같이 걷기까지.. 너 사람이 그리웠구나..
아직은 춥지만,,봄이와서 다행이다.. 하루동안 무사해서 다행이다..
내일도 볼수있겠지...그러면서도 누군가 좋은 사람이 데려가 주길 바라고,, 내가 선뜻 데려올수 없음에...미안하고
먹먹해진다...
이후...녀석이 다시 사라졌었네요..
혹시나 강아지 사진을 확인후 보셨거나 잃어버린 분 부디 사진이라도 한번 봐주세요.
지난번 글을 쓴 이후 ..그날 참 봄비가 무섭게도 왔다..
비가 시작되던 늦은 오후, 없는 솜씨지만 비라도 피했으면 해서
비닐집까지 만들어 놓았는데.. 내리는 비를 피하지도 않고..
그날따라 내뒤만 졸랑졸랑.. 어서 들어가!!~~가~~비온다!!~~
낼 일찍 올게..비맞지말고 있어..
밤새 비가 어찌나왔는지..집에 있는 내내 녀석이 걱정되었다..
해가 뜨기도 전에..다시 공원을 찾았을땐 녀석은 사료도 물도 남긴채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내가 잘못한걸까..그냥 비라도 피하게창고에라도 묶어둘걸그랬나..
아니 잘됐다. 누가 데려갔겠지..
혹시 비 피하려고 또 어딜간걸까..주인을 찾은걸까..온갖 생각이 난무하면서도
주변을 찾아나서며 이름없는 녀석을 연신불러댔다..
그렇게..오전..오후..해가 지고..하루가 지나고 또 이틀이 지났다..고작 이틀 본녀석.. 다시 꼬박 이틀을 찾고는..
유기견 어플에 실종신고까지 해버렸다..하..나도참..
몇일이 지나 녀석의 행방을 본사람이 연락이왔다..
산격동에서 비산동 철길 까지..얼마나 걸었을까.. 차로도 적지않은거리..마땅히 피할 길목도없는 위험한도로를
걷고 얼마나 또 걸었을까..비오던 날..그냥 돌아섰던게 미안해진다.
제보해주신분과 근처를 몇시간을 찾았는데..허탕이다....인연이 아닌거야..체념과 단념..
그리고 이기적인마음으로 안도했다..
내가 거둘수없으니 끝까지 책임질수 없으니..용기를 낼 마음조차나지않았다..
그저 미안함에 불쌍함에 이렇게 메이고 있는건지..
다시 이틀이 더 지났을까.. 새벽시간에 전화벨이 울린다.
"포인핸드보고 연락했는데 찾으시는 강아지...."
마침 잃어버린 본인의 강아지와 같이 집으로 돌아와서같이 구조는 했다고 하신다..
휴..다행이고 감사했다..혹시나 구조한분이 흥쾌히 키워주셨으면바라며, 다음날 연락을 해보니
아직 2.3살밖에 안된 건강한 상태고 사람한테 발길질 당한 흔적이있는지 피멍이 있었다고 한다..
우선은 임시보호하며 돌봐주신댔는데..개인사정이 있어서 다시 녀석을 보호소로 보냈다며 연락이 왔다..
오전내내 여기저기 부탁하고 알아보고 있는 내모습이 참..수많은 동물들에 하필 녀석에게
이렇게 쉽사리 외면하기가 너무 힘이들어진다...
아내로부터 온갖 비난과 잔소리는 이어지고..
마지막 희망을 안고 지역카페에 글을 남겨본다..
어리고 순하고 건강한 강아지라도 믹스견은 안락사 1순위가 된다는
현실이 그저 안타깝고 녀석에게 미안하다..
이글을 본 어느분중에라도 정말 인연이 닿아주길 바래보며..
녀석이 이유없는 죽음을 피할수 있게. 안전하게 사랑받으며 자랄수 있게 기도해본다..
혹시 이 녀석을 본 적이 있거나 주인분이든 지인분이든 보시고 연락이라도 오심 좋겠네요..
10일 공고 후, ,,,5월 3일 안락사 되는 날이라..마음이 다급하네요..
님의 소망처럼 저 아이가 제발 따뜻한 누군가의 품속으로 가길 기도해봅니다.
제가 얼마전에 알아봤을땐 안락사 안시킨다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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