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 이야기 1편:내부 고발자가 되다.
http://www.bobaedream.co.kr/view?code=freeb&No=1644368&bm=1
지난 이야기 2편:비참한 내부 고발자
http://www.bobaedream.co.kr/view?code=freeb&No=1645196
사드 문제로 매출 부진이 계속되자 당연히 회사 안은 시끄러워 졌습니다.
소문에 의하면 실적 책임을 지고 현재 중국 법인 최고 경영자가 물러나고 그 다음으로 주재원들을 정리 한다는
얘기가 다 퍼졌습니다.
매출이 반토막으로 꺽인 상황이 2개월 넘게 지속되자 그동안 저를 미워했던 최고 경영자가 바뀌고 한국에서
새로 대표 이사가 부임했습니다.
그래도 대표 이사가 바뀌면 저도 이제 숨통이 트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번에도 절망적이었습니다.
자기를 밀어주던 전임 대표이사가 물러나서 울상을 짓던 제 위의 상사는 새로 부임한 대표 이사가 누구인줄 알자 뛸 듯이
기뻐했습니다.
타회사에 근무하는 신임 대표 이사의 친척 동생이 중국 다른 지역에서 일할 때 제 위의 상사가 밀착 마크를 잘 해놓아서
신임 대표 이사가 제 상사를 아주 잘 본겁니다.
신임 대표 이사가 출장 올때 마다 제 위 상사를 찾아올 정도로 음으로 양으로 워낙 샤바샤바를 잘 하는 사람이라 그때부터
약간 불안하기 시작했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인원 정리 건에 대해서 확실히 방향이 정해졌다고 합니다.
한 부서에 한국 사람이 둘 이상 있는 경우는 한 명은 무조건 옷을 벗어야 하고 거기에 대한 평가 기준은 '업무 능력'에
근거 한다고 했습니다.
이럴 경우에 저희 부서에 한국 사람이 저와 상사 두 사람 밖에 없으니 서바이벌 게임이 된거죠.
업무 능력..솔직히 뭐 점수화 할거는 아니었지만 분명히 자신이 있었습니다.
실제 이렇게 얘기가 흘러 나오자 서로 살기 위해서 한국 본사에 줄을 대고 어떻게 사람을 찾고 생존하기 위한 눈치 싸움이
치열해 졌습니다.
자기들도 아는거죠..회사를 잘 만나서 이제까지 좋은 세월 누리면서 살아 왔고 막상 자기들도 밖에 나가면 경쟁력 없는
꼰대라는 걸 말이죠..
저는 그냥 묵묵히 제 일만 하고 덤덤하게 기다렸습니다.
다행히 한국 본사에서 그리고 주위에서 희망적인 얘기를 많이 해줬습니다.
'중국 xx부서를 맡을 적임자가 누구냐'는 레퍼런스가 여러 차례 왔는데 다들 저를 지지했다고 하더군요..
물론 이런 사람들은 실무를 하는 사람들이고 제가 어떤지 잘 아는 사람들입니다.
솔직히 제 위 상사는 혼자서 문건도 못 만들고 항상 저나 직원들에게 시켜서 자료 만들고 자기가 엑기스만 가져가서
보고를 하는 스타일이라 업무에 대해서 충분히 자신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한 달여 회사를 뒤흔들었던 명단이 드디어 나왔습니다.
어차피 반반의 확률인데 제가 그 정리 대상 명단안에 들었더군요.
나이 45살,제 위의 상사는 51살..결국은 제가 졌습니다.
처음에 느낌은 머리가 띵했고 어떻게 가족들에게 설명을 해야하나 막막 했지만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회사가 살아남기 위해서 대를 위해서 소를 희생해야 한다는데 저와 인연이 여기까지인가 보다 싶었고
아쉬웠지만 회사에서 내미는 명예 퇴직에 사인을 했습니다.
그리고 속으로 많이 억울했지만 눈물을 삼키고 살아남은 자들이 다시 매출을 일으켜서 다시 불러 주기만
기다린다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1/3정도의 주재원들이 떠나는 날..환송회를 하던 날..
회사 기밀을 취급하는 부서의 동생이 술에 취해서 저한테 그 얘기를 하네요..
"형, 원래 한국에서 온 명단은 형이 아니고 xxx가 들어가 있었다고!"
정리 대상이 제가 아니고 제 상사 xxx 였는데 중국에 와서 명단이 바뀐 거라니..온 몸에 소름이 쫙 올라 왔습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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