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게 구질구질하다고.. 행복하지 않고 나 만나 고생만 한다는 너의 말을 듣고 7년전 너의 모습이 떠오른다
나와 결혼하면 리어카 끌고 붕어빵 팔아도 행복하겠다고.. 원룸 단칸방 살아도 행복하겠다고..
왜 이리도 그때 너가 보고싶을까..
콘크리트바닥에서 올라오는 아리고 아린 송곳같은 한기에 발이 시려워 종아리까지오는 털양말을 보니 한켤레에 6000원이라네..
여름에 신던 발목양말 두켤레 껴입고.. 병원 장례식장 입구에서 팔던 1500원짜리 검정양말을 그위에 덧신는다..
어제 길가다 보았던 겨울 작업화가 49000원이네.. 이거 신고 일하면 좀 더 뛰고 더열심히 일해 돈벌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가격표 보고 다시 가던길 간다.
점심에 이모님이 오늘은 제육백반을 먹으란다..
오늘은 왜 또 사람들이 죄다 제육백반만 먹을까..
김 몇장 멸치조림 콩자반 콩나물무침에 콩나물국나오는 3500원짜리
기본백반을 허겁지겁 먹고...
커피자판기에 버튼을 누른다..
아차... 이모님이 이제부터 100원 넣어야지 나온단다..
그깟 100원.. 커피한잔에 3분만.. 아무생각없이..초점없이.. 호로록거리는게 얼마나 값지다고... 잠시 고민하다 나온다..
리터당 10원 더 쌌던 좀 전 주유소에서 넣지 못한 내가 너무 화가 난다... 60리터면 600원인데.. 그냥 잊어버리자 하지만..
600원이면 4키로는 더 탈텐데.. 하며 그 씨발 600원에 내가 너무 화가난다...
겨울비 추적추적 내리던 그날밤 두살배기 우리공주님 픽업하고 오는길에 너무나도 서러워 너무나도 화가나 너무나도 답답하여
10살 아이처럼 엉엉 울었다..
아빠!! 뚝!! 울지마!! 내가안아줄게!
아빠 엄마 맘마 좋아 싫어 겨우 말시작하던 두돌 갓 지난 딸아이가
갑자기 봇물터지듯 말을 하기에 너무 놀라 룸미러로 카시트에 앉아 있는 아이를 보았다.. 영락없는 갓난아기가 날보며 씰룩씰룩 웃어댄다...
그날 내눈에 빨간색 노란색 초록색 별빛들이 은하수로 내눈에 다가왔다.. 왜 또 고맙게도 신호란 신호는 다 걸려주는지...
그래.. 아빠가 무릎이 닳아 없어지고 이 악물고 버티다 아구창이 으스러지고 내팔이 떨어져 나간다 하면 그것들 줏어모아 살과 뼈를 분리해 깎아 내어 너에게 날개를 달아주리라...
팔다리가 없이 아빠는 뱀이 되어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더러운 곳을 기어다닌다 해도 독을 품은 뱀처럼 교활하게라도 살아남아 너를 꼭 공주로 만들어 주리라...
먼 훗날 내가 더럽고 창피하다고 시집갈때 같이 들어가기 싫다해도 절대 원망안하마.. 내 평생 이 몸 하나 바쳐 너를 공주로 만들어 줄게..
25년 지기 친구들이 몇년만에 모여 한잔 하잔다...
아직 미혼인 친구녀석이 결혼 할지 말지 고민중이라 길래..
유부남인 우리들이 물어본다..
애 가질거야???
그러자 친구놈이 대답한다..
아니 여자친구도 갖고 싶지 않대..
그러자 우리 유부남들이 말한다...
그럼 하지마 씨발 새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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