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단종된지 18년이 넘은 이 차량의 부품을 구할 수 있는지 반신반의하며 현대자동차에 의뢰했다. 현대차는 현대모비스에 이 사실을 알렸고 현대모비스는 해당 부품을 찾아 24시간 만에 제주도의 사업소에 보냈다.
A씨는 이제 방향지시등을 다시 켜고 포니 픽업을 몰 수 있게 됐다.
같은달 용인에 있는 현대모비스의 기술연구소에서는 조촐한 자축 행사가 있었다. 3년간 이 연구소에서 해온 '보행자보호시스템' 개발 작업이 최종적으로 완료된 것을 기념하는 자리였다.
'보행자보호시스템'이란 자동차가 보행자를 치었을 때 순간적으로 본네트 표면에 장착된 에어백이 부풀어 오르면서 보행자를 보호하는 최첨단 에어백을 말한다.
현재 시트로앵 C6, 재규어 XK 차종 등 극히 일부 자동차에 장착된 기술로 앞으로 유럽지역에 수출되는 현대차의 부착될 예정이다.
완성차 회사에 부품을 제공하고 부품 A/S 업무를 담당하는 현대모비스는 이처럼 현대·기아차의 성공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뒷받침해왔다.
현대그룹개열사인 현대정공으로 출발해 올해로 31년째 현대차의 동반자가 되고 있다.
자동차부품 전문기업인 이 회사의 임무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모듈사업. 자동차에 들어가는 2만여개의 작은 부품을 몇 개씩 덩어리로 묶어 완성차 생산라인에 적기에 공급해 비용은 줄이고 품질은 높이는 생산방식이다.
이처럼 모듈공장과 완성차생산라인은 손발이 맞아 떨어져야 하기 때문에 15분 거리에 위치해 있으면서 서로의 생산공정에 대한 정보를 긴밀히 공유한다.
또 하나는 부품 A/S 업무다. 현대·기아차에서 그 동안 생산한 160 종류의 차량 부품 127만개를 국내외 94개 물류거점을 통해 운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제주도의 A씨도 이 회사의 첨단 물류 시스템 덕에 제고 여부조차도 불투명한 포니 픽업의 부품을 주문 하룻만에 배달받을 수 있었다.
현대모비스는 올 초 새로운 30년 비전을 자체 생산 모듈에 투입될 안전장치(에어백), 제동장치, 조향시스템 등 자동차 핵심 부품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현대모비스는 오는 2015년까지 '세계 10대 자동차 부품기업'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CBS경제부 권민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