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정운찬, 세종시 수정 이미 실패했다"
"과거 정권, 힘없어 쓰러졌던 것 아니다", "정운찬, 불안해 보여"
2010-01-29 12:02:39
김종인 전 경제수석이 29일 세종시 수정 시도는 이미 실패했다며 정운찬 총리에게 더이상의 혼란 야기를 중단할 것을 공개 촉구했다. '정운찬의 멘토'라 불리던 김 전 수석이 궁지에 몰린 정 총리에게 결정적 일침을 놓은 양상이다.
김종인 "정운찬, 상당히 불안해하는 모습"
김종인 전 수석은 이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정 총리에 대해 "최근의 모습을 보면 아마 대통령의 의중을 실현하기 위해서 총리로서의 전력을 다하는 그러한 모습인 것 같은데, 그런 걸 하는 과정 속에서 여의치 않기 때문에 심적으로 상당히 불안해하지 않나 하는 이런 모습이 보이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정 총리 취임때 자신의 의견을 70%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던 그는 "지금 이 정운찬 총리의 경우를 볼 것 같으면 상당부분을 지금 이명박 대통령의 의중과 자기 스스로를 갖다가 일치화 시키고 있기 때문에 개인적인 견해가 과연 얼마만큼 된다 하는 것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정 총리의 세종시 수정 드라이브에 대해서도 "세종시 문제라고 하는 것은 지난 소위 17대 국회에서 여야합의에 의해서 법률로 확정된 안이다. 그런데 이걸 지금 새로 뒤엎는다고 하는 것은 상당히 심각한 문제"라며
"전 정권이 합의에 의해서 만들어진 안을 그 다음 정권이 뒤집는 선례를 만들어놓는다고 하는 것이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하는 데서 상당히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어 "소위 정부의 국정운영이라고 하는 것이 힘과 의지에 의해서만 밀어붙이면 된다 하는 이런 사고를 해가지고서는 국정이 안정이 될 수가 없다"며 "앞으로 한국의 소위 민주발전을 위해서도 이러한 식의 밀어붙이기식 그냥 정책이라고 하는 것이 과연 현명한 건지 이런 점에 대해서 냉정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겠나, 이렇게 본다"고 덧붙였다.
"과거 정권, 힘 없어 무너졌던 것 아니다"
그는 더 나아가 이명박 정부에 대해 "과거에 우리나라의 정권에서도 내가 느껴봤지만 정권이 힘이 없어서 다 무너졌던 게 아니다"라며 "일반적인 국민의 소위 의사와 너무나 동떨어진 의사결정을 해가지고서 정책을 밀어붙일 것 같으면 항상 성공을 못 했다"고 강력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세종시 수정 실패시 정 총리의 거취에 대해서도 "정운찬 총리 자신이 판단해야 될 문제"라면서도 "정책이라고 하는 것이 추진하다가 정책이 성공을 하지 못할 것 같으면 그 정책을 갖다 만들어가지고서 추진한 당사자가 어느 정도 책임을 지는 것은 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라며 정 총리 사퇴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정부의 세종시 홍보 올인에 대해서도 "지금 보면 벌써 4개월 정도 이 문제 가지고 옥신각신하고 나라가 모두 세종시에 몰입돼 있는 것 같은 그런 현상을 보이는 건데 이 정도의 상황에서 볼 것 같으면 대개 판단이 서지 않나 그렇게 본다"며
여론을 바꿀 수 없을 것으로 전망하며 "지금 우리가 나라가 당면하고 있는 여러 가지 다른 문제들도 많은데 그런 데 신경을 쓰는 것이 오히려 국가발전을 위해서 효율적인 것"이라며 세종시 수정 포기를 주문했다.
"독일사람들, 한국이 비교하는 것 납득 안간다고 해"
그는 이어 "세종시 문제라는 것이 그렇게 나라의 운명을 걸 정도로 그렇게 중대한 사항은 아니다"라며, 정부가 비효율을 수정의 이유로 내세우는 데 대해서도 "지금 통신 등등 발달을 봤을 때 시공의 개념이라는 것이 점점 희박해지는 이런 상황 아니겠나. 그런데 지금 한 120km 떨어져 있는 공주에 가서 뭐 몇 개 부처가 가 있다고 그래서 정부운영에 큰 문제가 되는 것으로 설득 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는 또 정 총리 등이 수정 이유로 독일의 사례를 거론하는 데 대해서도 "흔히들 독일에 베를린하고 본에 행정부처가 나눠진 게 비효율이라고 이렇게 얘기하는데, 독일 사람들 만나보면 그런 얘기들 해요. 이건 자기나라의 정치적인 상황 하에서 만들어진 건데 그걸 가지고 자꾸 한국에서 비교해서 얘기한다는 게 자기네들은 납득이 잘 안 간다는 이런 얘기들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독일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정통 독일통이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세종시 수정을 '백년대계'로 규정한 데 대해서도 "사실 백년대계를 위해서 그런 용단을 내린다고 그럴 것 같으면 엄격한 의미에서 세종시를 갖다 백지화했어야 된다"며 "그런데 여기에서 무슨 보완책을 낸다는 것은 결국 가서 이 사람들도 충청도의 표를 의식했기 때문에 보완책을 내놓은 것 아니겠나"라고 힐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