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카이런과의 이별 그리고 SM7 뉴아트 RE
(부제:말도 안되는 비교기)
두근거리는 마음과 마음속 한편의 걱정이 교차하며 뉴카이런의 키를 손에 쥔게 무려 9년전 여름.
모델은 2.0 LV5 고급형.
더블드래곤이 망하니 마니 부품을 못구해 난리라는 9시 뉴스의 테러에 가까운
소식을 보고 들으며 불안한 마음으로 인수서류에 싸인을 했다.
우려와는 달리 부품 수급이나 서비스센터의 문제로 길바닦에 내동댕이쳐진 일은 없으니 참으로 천만다행이었다.
오히려 인터넷에 회자되는 더블드래곤 특유의
뽑기운에 처절한 실패담이 이해되지 않을 정도로 뉴카이런은
아무탈없이 20만키로를 나와 함께 우직하게 달려주었다
솔직히 이제 질리기도 하고 슬슬 고가의 부품의 교체시기가 도래하여 많은 고민끝에 카이런을 정리하기로 했다.
뉴카이런이 나의 손을 떠나는 날 참 기분이 묘했다.
아직 자식을 시집장가 보낸적을 없지만 어슷비슷한 감정이 밀려와 잠을 이루지 못했다.
새주인을 만나 속썩이지 말고 나에게 했던 것처럼 다른 주인의 충직한 발이 되어주기를 바라며 카이런은 그렇게 나를 떠나갔다.
세단에 대한 로망
조용한 주행
6기통의 감성
입증된 성능
부식없는 차체와 도장
훌륭한 엔진과 밋션
가능한 많은 옵션.
내가 원하는 이 모든 것이 이젠 비교적 저렴해진 2011년형 뉴아트 RE 끝물에 다 녹아들어 있었다.
오랫동안 엔카를 뒤적거리며 찾은 나의 새로운 애마는 탁송으로 나에게 도착했다.
처음보는 낯선 납작한 스마트키를 지갑에 구겨넣고 이질감이 느껴지는
6기통 VQ디튠된 엔진에 시동을 걸었다.
미끄러지듯 도로에 헤드를 밀어넣으며 카이런보다 훨씬 예민하게 반응하는 새로운 차에 내몸도 적응을 시작했다
가난한 자에게 6기통은 사치인가..... 카이런때처럼 마음놓고 악셀을 밟을수가 없다
기름게이지가 눈에 띄게 떨어진다.
초반에는 꿈뜨다. 고속주행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스로틀에 발목관절이 피곤해 진다.
못내 뉴카이런의 정속주행장치가 첫사랑처럼 그리워진다.
흥미롭게도 뉴카이런은 고속주행에서 기술적 한계를 넘어서는 안락함과 단단함이 공존한다.
뉴카이런의 화장기없고 딱딱하며 뭉퉁거리는 그리고 시원한 느낌을 한방에 전해주는 무뚝뚝함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짙은 화장기로 도배되고 나긋나긋하며 다정다감한 느낌이 충만한 하체는 이전과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카릉거리며 한박자 늦게 반응하던 디젤터보의 형광등같은 터보랙도 없다.
VQ엔진은 악셀을 밟으면 왜 이제 밟느냐는듯 무섭게 치고 나간다.
우드그레인과 스파크에도 있는 트립컴퓨터도 없는...... 옵션이 거의 없는 뉴카이런과는 달리 SM7에는 비록 가짜나무지만
우드그레인과 다양한 전자장비가 온통 나를 둘러싸 나의 지시만을 기다리고 있다.
VAPS, VDC, SSPS등 처음 경험해 보는 옵션이 여기저기 달려 있다.
토션빔과 멀티링크의 차이가 이렇게 컷었나... 아파트단지내의 과속방지턱이 낮아진 느낌이다.
보스스피커의 음질은 나에게 지나친 호사다.
미션의 특징을 언급해야겠다. 카이런의 미션은 독일에서 배로 운반되어 온다.
3-4단 사이의 기어비가 잘 안맞는 느낌이 들지만 왠만한 6단 미션보다 우월하다. 내구성 하나는 정말 끝내준다.
뉴아트의 아이신 미션도 호평받는 미션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2단으로 넘어갈때의 묘한 불쾌감이 종종 느껴진다.
아주 가끔이지만 감속하면서 쉬프트다운될때는 그 불쾌감이 더 심하다.
나에게 앙심을 품은 자가 내 뒤통수를 치는것 같은 느낌이다.
살살 달래고 타면서 때가 되면 한번 뒤집어 봐야 겠다.
한짝에 30만원을 우습게 넘나들던 SUV용 18인치 대형 타이어는 최하급의 타이어를 낑구도록 나를 압박했지만 세단의 타이어는 너무 저렴하다.
어느새 미쉐린 타이어가 낑겨져 있다.
카이런은 양면성이 있다. 싸구려 저질 프라스틱으로 도배된 실내와 어딘지 모르게 2%부족한 마감,
정말 거지같은 오디오와 통통튀는 후륜 토션빔 밑에 보석같은 엔진과 미션이 숨겨져 있다.
오래 몰아본 사람만이 그 진가를 알수 있다.
하지만 방금 언급한 마감과 소재의 문제는 당시 회사사정을 감안해도 지나친 마이너스다.
족보로 치면 약간 변태태생의 뉴아트는 익히 알려진 바대로 품질이 우수하다.
서민 5호기의 플랫폼을 공유하여 욕도 많이 먹었지만 느낌은 그것과 상당히 다르다.
어느정도 차에 감각을 찾고 젖어드니, 자동차 자체는 상당히 호평을 받을만 하다.
카이런과 함께한 9년은 나에게 경제적 고난과 극복, 자녀 2명의 출생, 캠핑의 추억등 글로 다 적을수 없는 추억과 경험이 녹아있다.
고속에서 찰떡궁합을 자랑하던 2.0엔진과 벤츠제 미션의 찰떡궁합이 가끔 생각난다.
이제 나의 새로운 애마가 된 SM7 뉴아트와 함께할 카라이프도 어떤 일들이 함께 할지 기대가 크다.
기회가 된다면 다른 각도에서 바라본 시승기를 준비해 볼 계획이다.
안녕 카이런..... 그동안 고생많았어.....
너무 정성스럽게 쓰셨고, 카이런에대한 애착이 느껴집니다.
너무 정성스럽게 쓰셨고, 카이런에대한 애착이 느껴집니다.
잘읽고갑니다 뉴아트도멋지네요~~
안전운전하세요
잘읽었습니다
흰색카이런 지금봐도 이쁜거같아요
추천드렸습니다
항상 안전운전 하세요^^
지금은 타 차량이지만 아직 가끔 그리울때가 있네요.ㅠ
글재주가 아주 뛰어난거같아서 부럽네요
저도 잘 썼으면 ㅠㅠ
공감되는 글이네요ㅎㅎ
쌍.용..
ㄷㄷ
또다른 카라이프,축하드립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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