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빠르면서도 안전한 차를 원한다. 게다가 디자인까지 완벽하다면 금상첨화(錦上添花). 아우디 S7은 특유의 상시 4륜구동 시스템 콰트로를 기반으로 고성능의 4.0 TFSI 트윈터보 직분사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빠르면서도 안정한 주행을 가능케 한다. 더구나 S7은 아름답기로 소문난 아우디 A7의 디자인을 그대로 계승하면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고성능 쿠페로 꼽힌다.
아우디 S7을 타고 서울 외곽순환고속도로와 파주를 잇는 총 60km 구간을 달려봤다. 폭설과 연이은 한파 속에 눈이 녹지 않고 쌓여 있었다. 또 추운 날씨 속에 도로 곳곳에는 얇은 빙판인 블랙아이스가 방치돼 있었다. 물론 도로여건이 좋지 않았지만, 아우디의 콰트로였기 때문에 운전이 한결 여유로웠다.
◆ 아우디 S7, 아름다움에 고성능을 더하다…“눈 깜짝할 사이 시속 100km”
아우디 S7의 첫 인상은 S4, S6, S8 등 세단과 달리 길게 뻗은 차체와 차량 후면이 트렁크 쪽으로 떨어지는 라인이 쿠페라는 느낌을 충분히 받게 했다. S8이 고급스럽고 중후한 멋을 보여준다면 S7은 날렵하고 섹시한 느낌이다.
시동을 걸자 중저음의 배기음이 차량을 감쌌다. 중립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밟자 배기음이 귀속을 파고들어 운전의 흥을 돋웠다. 하지만 아우디의 수퍼카 R8이나 S시리즈의 상위기종 ‘RS시리즈’를 타본 사람이라면 배기음에 다소 실망할 수 있다. 이 차량은 수퍼카나 스포츠카보다는 세단형에 초점이 맞춰져 개발됐기 때문이다.
고속도로에 들어서자 속도를 높여봤다. 주행모드(D)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밟자 반응이 생각보다 느린 감이 있었지만 무서운 속도로 치고 나갔다. 이번에는 변속기를 고성능 주행모드(S)로 바꿔 달려봤다. 일반 주행모드때와는 차원이 다른 반응력과 가속력을 느낄 수 있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시속 100km를 넘어섰고 시속 250km 이상은 달릴 수 있을 만큼 힘이 넘쳐났다.
스티어링휠(운전대)에 부착된 패들시프트를 사용해 수동으로 달려봤다. 수동으로 주행하자 엔진의 동력전달이 빨라지면서, 스포츠카 못지않은 속도감을 보여줬다. 특히 고속주행에서 급격하게 속도를 줄여야 할 때는 변속기를 저단으로 낮춰 엔진 브레이크를 사용했다. 이때 들리는 중저음의 배기음은 차량이 멈춰 있을 때의 배기음과 180% 달랐다. S7의 배기구는 총 4개로 이 중 2개는 닫혀 있지만 3500rpm 이상이 되면 닫혀 있던 배기구가 열리면서, 멋스러운 소리를 들려준다.
S7은 전폭은 1911mm로 에쿠스(1900mm)보다 넓다. 지면에 닫는 네 바퀴의 공간이 넓다 보니 코너구간에서의 선회능력은 상당히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총 네 가지의 서스펜션(현가장치) 주행모드 가운데 다이나믹(dynamic·역동적인)으로 설정하고 달릴 경우 서스펜션이 단단해져 지면을 잡고 돌 듯 날카로운 선회능력을 보여줬다. 물론 차량의 정숙성과 안락함을 좋아하는 소비자라면 서스펜션을 컴포트(comfort·안락함)에 맞춰놓으면 된다.
◆ 아우디 콰트로, 눈길도 거침없이…“실연비와 부실한 내비게이션은 아쉬워”
아우디 S7에는 V8 4.0 TFSI 엔진이 탑재됐다. 신형 4.0 TFSI 트윈터보 직분사 가솔린 엔진은 가속할 때는 8개의 실린가 모두 작동해 강력한 파워를 뿜어냈다. 속도가 붙은 항속주행 때는 4개의 실린더만 작동해 연료 소비를 줄여주는 가변실린더(COD) 기술이 적용돼 높은 효율성을 보여준다. S7은 430마력의 출력과 56.1kg·m의 가속력을 발휘하며,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4.7초 만에 주파한다.
아우디 S7의 가장 큰 장점은 아우디만의 콰트로 시스템이 적용됐다는 점이다. 이날 주행 중 경사가 꽤 높은 도로를 만났다. 쌓인 눈과 도로의 블랙아이스 때문인지 이미 국산차 한 대는 헛바퀴가 돌면서 전진도 후진도 못하는 상태였다. 다른 차량도 방향을 돌려 다른 길을 찾기 바빴다. 아우디 S7의 성능은 역시 눈 쌓인 도로에서 빛을 발휘했다. 미끄러운 오르막길도 거침없이 달리면서 길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
아우디 S7은 고성능 모델로 판매가 많은 차량은 아니다. 지난해 아우디 A7은 1585대가 판매됐지만, S7은 31대 판매에 그쳤다. 판매량은 미미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에게 아우디의 역동성을 알리는 기회라는 게 회사측의 평가이다. 아우디코리아는 고성능차 출시전략을 통해 지난해 이른바 잘 팔리는 주력신차가 없었어도 1만5126대를 팔았다. 전년보다 46.2% 늘어났다.
아우디 S7에도 몇 가지 단점은 있다. 우선 연비다. 물론 1억2450만원이라는 비싼 가격만큼 이 차량을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연비는 차량을 선택하는 첫 번째 기준은 아니다. 이 차량의 공인연비는 L당 7.9km다. 하지만 고성능 차량답게 급가속과 급정거를 반복하거나 도심지역에서의 주행에서는 L당 5km 이하로 공인연비와 크게 차이가 났다. 만약 연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S7보다는 A7이 더 적합하다.
아울러 S7의 가장 아쉬운 점은 내비게이션 시스템이다. 우선 지도의 정확도가 너무 떨어졌다. 노원역에서 스마트폰의 티(T)맵을 키고 킨텍스까지 달렸을 때 차량 내비게이션을 따라가 보니 다소 돌아가는 길을 안내해주면서, 시간이 오래 걸렸다.
반면 T맵은 외관순환고속도로에서 자유로를 잇는 길을 소개하면서 시간이 도착 소요시간이 절반 이상 단축됐다. 또 아우디 내비게이션은 고속도로 출구 등이 자세히 표시되 있지 않고 출구를 지나칠 때가 잦았다.
게다가 독일차 특유의 원형 조그셔틀로 목적지를 입력해야 해서 불편함이 컸다. 이 방식은 영어의 알파벳 방식에는 유리하지만, 자음과 모음을 합쳐야 하는 한글에는 맞지 않다. 킨텍스라는 이름을 검색하는데에도 시간이 한참 걸렸다.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