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ANC▶
신차 홍보를 위한 '시승차'라는 게 있는데, 이걸 싸게 판다고 해서 덥석 샀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사고가 난 차량이 많기 때문입니다.
김재경 기자가 자세히 취재했습니다.
◀VCR▶
시중의 자동차 판매업소에는
소비자가 구매할 차량을
직접 운전해 보는 시승차량이
준비돼 있습니다.
이 시승차량은 판촉 행사가 끝나거나
운행거리가 길어지면 보통 싸게 판매됩니다.
이진기 씨는 작년 말, 400km 운행된
시승용 승용차를 100만 원 할인된
2900만 원에 구입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정비업체를 찾았다가
차량 앞부분이 다시 도색된,
'사고차'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SYN▶ 이진기 씨/40세
"기분 안 좋죠. 화도 나고...
이게 1-2만 원짜리도 아니고 3천만 원짜리
차를 샀는데 '사고차'다 보니까..."
왕진헌 씨 역시 석 달 전
9000km를 운행한 시승용 고급 승용차를
1000여만 원 할인된 가격으로 샀습니다.
하지만 얼마 운행하지 않아
차에서 잡소리가 나더니
창문이 고장나고 말았습니다.
◀SYN▶ 왕진헌 씨/42세
"바람소리가 너무 많이 들리는 거예요.
그래서 원래 차가 이런가 의구심만 가지고
주행을 했는데 창문이 안 올라가는 바람에..."
정비소에서 차량 상태를 확인해 봤습니다.
운전석 쪽 문을 뜯어내자
금이 간 부품이 눈에 띕니다.
이곳저곳 덧칠한 부분도 뚜렷합니다.
사고가 났던 흔적이라는 겁니다.
◀SYN▶ 정비업체 직원
"여기를 보면 별도로 풀었던 흔적이 있잖아요.
다 한 번씩 손 댄 흔적이 있네요.
여기 보면 깎여 있잖아요.
이거는 통째로 들어낸 거죠."
이 시승차를 판매한
대리점을 찾아가 봤습니다.
대리점 측은 사고로 문짝을 교환했다는
기록이 있다면서, 사고차를 판 건
영업사원의 실수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차량 수리나 적절한 보상은 가능하지만
환불이나 교환은 안 된다고 말합니다.
◀SYN▶ 대리점 관계자
"(영업사원이) 조그만 실수는 했지만
그 사람(구매자)은 그걸 너무 크게 생각하고
있어요. 저희는 솔직한 얘기로
법으로 가는 게 편할 수 있어요."
새 차나 다름없는 차를 수백만 원씩 깎아줘
나오기가 무섭게 팔린다는 시승차.
하지만 시승차 가운데 사고 차가 꽤 있다는 건
정비업체들 사이에선 공공연한 얘깁니다.
◀SYN▶ 자동차 정비업체 사장
"그렇게 사고 나는 경우 많죠.
원래 '무빵' 처리하는 걸,
저희는 그걸 '무빵'이라고 하거든요.
표시 안 나게 하는 거..."
이에 대해 자동차회사 측은
판매 대리점에서 일어난 일로
회사와는 직접 관련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결국 자동차 회사도 대리점도
모든 책임을 판매사원에게만
떠넘기고 있는 셈입니다.
값싼 시승차의 함정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