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하루하루 열너덧시간 택시몰고 새벽에 들어오면서
몇만원씩 벌어오는 돈이 내게는 천금보다 소중하고 귀하답니다.
아침에 애들 학교보내면서 필요한 용돈 주는것 말고는
푼푼히 통장에 전부다 넣어버리지요..
어느땐 통장에 넣을 새도 없이 다 나가버리기도 하지만
만원이든 이만원이든 꼬박꼬박 넣어서 모아지면 필요한 공과금
내고
애들 학비에 보험에 전화요금에.... 어느새 통장은 늘 바닥이 나있지요..
우린 늘 필요한 그만큼만 누리고 살아요.
요즘은 손님도 더 없고 경기도 안좋은데 당신은 한푼이라도 더 벌
어야겠다고
손님없는 새벽시간에도 이리저리 쉴새없이 차를 몰지요..
어느새 내년이면 대학생인 큰딸.. 고등학생인 큰아들..그리고 중
학생 세째..초등생 막내..
우린 그렇게 여섯식구가 그리 풍족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부족함
도 그리 느끼지않으면서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지요.
좀전에 당신한테 난 그랬지요
세째녀석이 소풍비 가져가야 한다고 만팔천원..
손님없으면 만팔천원만 벌고 와요~
내일은 만 팔천원만 필요해요..라고 ㅋㅋ
기가막힌지 껄껄 웃던 당신 목소리..
당신이 힘들지 않았음좋겠습니다..
아니 우리 가족모두가 힘들다고 느끼지않고 하루하루에 최선을
다하고
만족하며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들 너무 멀리들 보느라 태어나지도 않은 자식 학비걱정에 먼
저 한숨이고
다가오지 않은 노후자금 걱정에 잠시도 마음놓고 살지 못하는 이
현실에서
우린 그냥 바보스러울 만큼 묵묵히 하루만을 충실히 살아가는 모
습을
사랑하기로해요..
욕심부리다가 제 욕심에 제가 빠져 허우적거리지 말고..
가장 소중한 것은 정말 지금 현재의 내 모습인것을 잊지않으며
서로 사랑하고 격려하고 감사하고..그렇게 살아가기로해요..
난 참으로 많이 감사합니다..
여러번의 고비끝에서도 다시금 최선을 다해주는 당신에게..
풍족하게 챙겨주지 못하지만 늘 씩씩하고 명랑하고 착한 울 애들에게..
참으로 많은것을 내가 누리고 산다고 생각하며 감사합니다..
오늘 당신 만팔천원만 벌고 와요..
남들에겐 작아보이는 그 만팔천원이겠지만
그 돈이면 우리 하루는 또 아무런 근심없이 행복하게 지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