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뚜라미의 몸 속에 침투해 기생하며 성장해 번식할 때가 되면 귀뚜라미를 조종해 산란처인 물을 찾아가 귀뚜라미를 익사시킨 뒤 몸에서 빠져나와 유유히 헤엄쳐 사라지는 기괴한 기생충 동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돼 화제가 됐다.
네마토모프 헤어웜이라는 이 기생충은 귀뚜라미 뿐만 아니고 메뚜기에도 침투해 성장한 후 번식기가 다가오면 숙주를 조종해 익사시키고 몸에서 빠져나오는 엽기적인 생태 사이클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익사해 죽은 귀뚜라미나 메뚜기 몸에서 빠져나오는 기생충의 길이가 기생해온 숙주보다 적어도 3배에서 4배나 더 길어 영화 '맨인블랙'에 나오는 사람 껍질을 쓰고 다니는 사람보다 훨씬 큰 곤충형 외계인을 연상시킨다는 점이다.
이같은 사실을 발견한 유럽 학자들은 네마토모프 헤어웜이 어떤 과정을 통해 귀뚜라미의 몸을 조종해 물에 빠져 죽게 하는지 연구했는데 그들은 기생충이 껍질만 남은 귀뚜라미를 직접 움직이는 것인지 아니면 뇌를 조종해 물로 뛰어들게 하는 것인지를 규명하려고 했다.
물에 빠져 죽은 귀뚜라미의 뇌를 분석한 학자들은 기생충의 영향을 받은 귀뚜라미들의 뇌에 보통 귀뚜라미 보다 특정 단백질 분자가 많은 것을 확인했는데 그들은 기생충이 숙주 곤충의 뇌에 침투하여 심어놓은 이 단백질 분자가 곤충을 좀비로 만든다는 것을 밝혀냈다.
학자들은 단순한 생물로 알려진 기생충들에게 고난도의 지능이 있는 것 같아 우려했는데 그들은 귀뚜라미 만이 아닌 인간에게도 유사한 기생충들이 기생하며 인간을 좀비로 만들어 신체를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인체에 기생하는 기생충들에 관해 특별히 연구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