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동안 눈팅만 하다가 오랜만에 글 올립니다.
보배를 시작할 땐 대학생이었지만 지금은 어느덧 34살이 되어 IT 스타트업 기업인 Fluenty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현대자동차에서 구글캠퍼스 입주 스타트업에게 엑센트 위트 디젤 1.6 DCT를 일정기간 제공해주시기로 하여,
포스트 모바일 기기를 위한 자연어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저희 Fluenty 팀,
자신의 능력있는 친구를 채용기업에 소개함으로써 추천보상금을 받는 Wanted,
그리고 손쉽게 웹사이트 추천 시스템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 Dable 팀까지 총 3개 팀이 지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 (깨알 회사 홍보입니다.)
시승기에 앞서, 저의 지난 글을 보면 아시겠지만 한창 NF쏘나타가 나왔을 시기까지 해외에서 국산차가 선전하는 것이 자랑스럽기도 했고 실제 2000년도 초반부터 쏘나타2 -> 아반떼 구형 -> 액센트 구형 -> 트라제 XG 까지 현대차만 주구장창 고집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애지중지 관리하던 트라제 XG의 휀다에 녹이 나면서, 그리고 저희 가족 차인 초기 YF 쏘나타가 핸들링 측면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이면서 타 브랜드 차로 갈아타게 되었습니다. 트라제를 처분한 이후에 여러 자동차를 시승해보고 핸들링과 자체 안정성 부분에서 좋은 인상을 줬던 크루즈를 2012년 구입해서 타고있습니다.
아마도 저를 포함한 많은 보배인 분들이 현대차에 대해 비슷한 감정흐름(?)을 가지고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다가 이번 기회를 계기로 오랜만에 현대차를 다시 몰아보게 되었어요. 과연 얼마나 발전했을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시승해봤습니다.
최근 몰아본 차로는 크루즈, QM3, YF쏘나타 정도가 있습니다. 참고해서 봐주시길!
처음 차를 인도받은 날입니다. 흰색에 검은색 지붕인 것을 보고 파노라마 썬뤂! 하며 감동할뻔 했는데, 루프스킨이더군요. 보시다시피 익스테리어는 무난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흰색보다는 원색들이 예쁜 것 같습니다. 정 옆면이 얼짱각도인듯!
인테리어는 정말 장족의 발전을 했습니다. 이전 엑센트와 프라이드의 어설픈 제네시스 따라하기 인테리어는 제 취향이 아니었는데, 이번 엑센트 실내는 대칭 형태로 구성되어 있고, 익스테리어와 맞추어 글로시한 흰색이라 매우 예쁩니다. 베라크루즈와 비슷한 색상의 슈퍼비전 클러스터도 예쁘구요. (기름도 가득 채워주시는 센스!)
뒷좌석 레그룸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넓습니다. 제가 178cm에 80kg로 덩치가 좀 있는 편인데도, 앞좌석을 넉넉하게 세팅해두고 타보아도 이정도가 남더군요. 다만 여기서 함정이 있다면 등받이 각도가 너무 세워져있어서 오래 탈 때는 약간 불편할 것 같습니다.
차를 몰고 올라가서 건물 앞에서 기념 사진 촬영을 했습니다. 확실히 소형차라 빨간색이 더 예쁘네요!
폭스바겐의 DSG를 필두로 듀얼클러치에 대한 이야기를 익히 들어왔기에, 퇴근길이 기다려졌습니다. 저의 퇴근길은 양재대로 -> 과천 의왕간 고속도로 -> 서울 외곽순환 고속도로로 주로 고속 위주의 도로이며, 퇴근을 늦게해서 막히지도 않습니다. 1.6 디젤 엔진에 DCT를 맛보기엔 딱 좋은 환경이지요.
듀얼클러치 방식의 변속기를 가진 차량을 소유하신 분들이 멀미가 난다고 하는 경우도 많이 봐와서 약간 걱정도 했었는데요, 변속 시점에서는 부드럽게 잘 넘어갑니다. 물론 일반 유압식 자동변속기보다는 조금 더 거칠 수 있는데, DCT의 직렬감이 주는 느낌이 매력적이어서 충분히 감내할만 했습니다.
초기 가속 시에 바로 힘이 들어가지는 않고, 마치 수동 변속기에서 클러치에 발을 떼면서 엔진에 구동력이 전달되는 것 같은 느낌으로 가속이 됩니다. - 수동 몰아보신 분들은 어떤 느낌인지 아시겠죠? - 저속으로 가속하다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약간 뒤에서 잡아끄는 듯한 느낌이 있지만 거슬릴 정도는 아닙니다.
핸들링은 정말 좋아졌습니다. 제가 YF를 운전해본 이후 현대차의 핸들링에 굉장히 실망을 했었다고 말씀드렸었는데요, 너무 가볍지 않고 고속에서도 안정감 있게 돌아갑니다. 다만 핸들의 무게감 증가에 의한 안정감은 늘었는데, 바퀴의 느낌을 전달해주는 섬세함은 약간 아쉽습니다. 크루즈가 핸들링 면에서 만족스럽기때문에 저에게는 좀 더 민감하게 느껴지는 부분이지만, 민감하지 않으신 분들에게 문제가 되진 않을 것 같습니다. (근데 적어도 초기형 YF보다는 훨씬 좋습니다.)
소음도 만족할만한 수준입니다. 같이 타보았던 스포티지 R 오너인 친구가 자기 차보다 조용한 것 같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스피커는 크루즈보다 월등히 좋습니다. (크루즈 스피커가 워낙 악명 높아서...) 7단이다보니 고속에서도 상당히 저 RPM을 유지합니다. 영상을 올렸으니 참고하세요 :)
옆에 탄 스알 오너 인증. 저 친구 덩치가 엄청 큰데, 실내공간이 여유 있어서 덩치 큰 남자 둘이 타도 팔이 비비적대지는 않아 다행이었습니다.
이 차의 강점이라면 무엇보다 연비입니다. 저희 집은 금정역 근처로, 회사가 있는 삼성역까지 대중교통으로 가려면 출근시간대에는 50분, 배차간격이 넓은 퇴근시간대에는 1시간 20분정도 걸립니다. 하루에 출퇴근으로만 두시간 넘게 쓰고 있던 셈이지요.
차로 출퇴근하면 편하긴 하지만 비용 차이 때문에 주로 지하철을 이용했었는데요, 엑센트로 출퇴근한 후에는 경제적 부담 없이 편히 출퇴근하고 있습니다. 거리가 편도 25km인데 평균 연비가 17km정도고 1300원정도인 경유값을 감안했을 때 편도 금액 총 1910원정도로 대중교통과 거의 비슷한 값입니다. 이에 비해 출퇴근 시간은 출근시간엔 40-50분, 퇴근시간엔 30분이 걸려 거의 반으로 줄었습니다. 출퇴근 시간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하는데, 삶의 질이 좋아졌어요.
현대차 스타트업 지원프로그램 덕분에 최근에는 팔자에도 없는 "오늘은 뭐타지?"를 고민하는 호사를 누리고 있습니다. 크루즈를 좋아하지만, 조금만 장거리를 가려고 하면 아무래도 연비때문에 엑센트 쪽으로 손이 갑니다. 형편만 된다면 주말 나들이용 SUV, 출퇴근용 엑센트 두대를 유지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지난 월요일, 화요일엔 이 차로 회사 워크샵도 다녀왔습니다.
해치백이다보니 실용성도 좋습니다. 고기랑 부식거리를 거의 30만원어치를 사서 뒷좌석을 눕혀야 다 들어갈 줄 알았는데 이렇게 트렁크에 쏙 들어가버려서 놀랐습니다.
그리고 배고프실 보배인들을 위한 염장샷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감성적인 부분인데요, '탈것'으로서의 차로서는 굉장히 좋지만, 감성적으로 어필하는 무언가가 부족하다는 느낌입니다. 익스테리어가 무난하고, '엑센트'라는 이름이 가진 브랜드 이미지도 젊은 세대에게 어필하기는 조금 부족합니다.
QM3는 엑센트와 비슷한 연비와 실내공간에 출력은 더 낮지만 훨씬 더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고, 심지어 연비, 실내공간, 승차감에서 엑센트에 비해 현저히 부족한 피아트도 단지 예쁘다라는 이유로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차라는 것이 단지 필요에 의해 사는 물건은 아니기 때문에 다음 세대 엑센트는 조금 더 엣지있는 디자인으로 나온다면 금상첨화일 것 같습니다.
반대로, 실속 측면에서는 정말 나무랄데가 없는 차입니다. 이 가격대에 이정도의 연비가 나오는 차도 드물고, 승차감, 실내공간도 소형차에 기대하는 수준 이상입니다. 출퇴근 용 차량이나 회사용 차량으로 더할나위 없는 차량이라고 생각됩니다. 더불어 경차를 고려하고 계시는 분들도, 안전성이나 연비를 고려했을 때 한번쯤 선택지에 올려봄직한 차량입니다.
단지 예쁘다 --> 예쁜 건 음청나게 중요한 거임용.
저도 액센 디젤 DCT 바로 전 모델 가끔 운전합니다. 디젤인데도 조용하고 좋네요. 짱임.
참, 사업 성공하시길!
현기차가 조금만 신경쓰고 내수고객을 개똥으로 인식만 안하면 국내에서도 해외에서도 꽤 선전할 거라 봅니다.
제가 타본차량은 미션소음이 좀 심하더라구요..ㅎㅎ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