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냥 갓길에 차를 세워버렸다. 그리곤 포르테쿱이 가길 기다렸다...
'오줌 마려운데...어쩌지...'
몇분 있다가 포르테쿱이 재미가 없어진건지 유유히 가버렸다...
오줌만 안마려웠으면 내려서 혼내줄랬는데...아쉽다.
어이없는 매치를 치른 후였지만 나는 다시 운전대를 잡았다...
다시 담배한까치를 입에물고 나는 유유히 주행을 시작했다...
정속주행을 하며 상대를 기다던중...결국...
드디어 제대로 된 상대를 발견했다.
"320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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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여 미터 전방에 보이는 짙은푸른색인지 검정색인지 모를 카멜레온 같은 색상을 뿜으며
달리고 있는 320D가 내눈에 밟혔다...
정속주행에 있었기 때문에 바로 궁둥이까지 따라잡기엔 어려워 보였지만 다음 신호등이 약 600여미터
남아있음을 감안한다면(그리고 320D의 오너가 정상적인 대한민국 도로교통법을 준수하는 사람이라면)
신호앞에서는 방어운전과 보행자 보호를 위해 속도를 줄일터...
충분히 따라잡을수 있을거리였다...
나는 푸락셀을 시전하며 과거 씨티원헌드레드 를 몰고 다닐때의 풀 스로틀 감각을 상기하며
내 주변을 달리고 있는 국산양산차들을 하나둘씩 재껴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크루디 오너라도 베엠베와의 베틀을 기대하던 조급한 마음에 나는 봉인을 해제해 버렸다...
금지된 단어 "각기...."
씨티원헌드레드의 스로틀의 미세한 헛돌림까지 극한의 감각을 끌어 안으며
영혼의 각기를 친구와 함께 시전하다가 공도 한복판에서 자빠링하여 국산 양산차 오너의
블랙박스에 찍혔던 경험이 있던 나...
그 경험이 나를 단련시켰고 나는 그 감각을 최대로 활용하였다
양카들이나 흔히 보여주는 칼치기 따위완 비교할수도 없는 영혼의 기술 각기...
일단 크루디에 탑재된 차체자세제어장치 VDC ESC EPS 를 풀 가동 전개 시켰다....
아뿔싸..................
순간 나의 뇌리를 스치는 기억... 한국수출형 크루디에는 자세제어장치가 없다는것을 깜빡했던 것이다..
불현듯 각기+자빠링 콤보가 전면글라스에 반사되는 재껴가고 있던 다른차들의 테일램프처럼
주마등이 되어 스쳐간다....
하지만 나는 동물적인 감각으로 힐끗 계기판을 바라본다...
시속 75km.... "그래 이정도 속도라면 크루디의 무게와 BR미션의 버프로 인해 피쉬테일은 일어나지 않겠군...훗.."
금세 평정심을 찾은 나는 약 300여 미터 남은 신호등이 좌회전 신호로 바뀌는것을 확인하였다....
320D여.. 제발 좌회전만 하지 말기를.....
나의 바램은 이루어졌고 나란히 320D옆 스타트 라인을 차지할수 있었다
약 1초뒤 스타트 신호를 기다리는 레이싱서킷처럼 랩타입을 기준으로한 순서대로 차량 정렬이 이루어졌다
나는 사뿐히 변속기의 D에서 N으로 옮겨놓으며 슬쩍 창문을 내리고 320D오너를 바라보았다
그역시 나를 의식하는 눈치였던지 1/3쯤 창문을 내리는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때나는 나의 예민한 청력을 의심할수밖에 없었다
독일의 명차라 불리우는 베엠베... 아무리 디젤이라지만 신호대기중인 그의 차에서
가라라라라라라라 하는 캐터필러 소리가 들리는게 아닌가?
더군다나 16년형 쌔삥모델에서... 나의 크루디는 저런 소리를 낼 이유가 없는 아메리칸 머슬을 지향하는
차이기에 누구보다 엔진의 미세한 소리까지도 잘 알고 있기에 320D의 엔진소리가 더더욱 크게만
느껴졌다
"살짝 후까시만 줘 볼까?"
오르간gas타입 으로 개조한 악셀레이터에 살짝 발을 올려본다
가랑!!! 가랑~!!! 가라라라라~
들린다... 나의 심장소리와 일체가 되어가는 크루디의 엔진소리가...
드넓은 초원에서 먹이를 노리고 잔뜩 웅크린 한마리 맹수처럼 신호가 바뀌면
바로 튀어 나갈듯한 엔진음....
아까전에 꺼내 물었던 담배가 삼분의 이쯤 타고 있었다..
그 찰나의 순간으로 320D까지 따라붙은 나의 크루디가 다시한번 자랑스러워 지는 순간이었다
그순간 담배재가 떨어지면서 나의 레자시트를 오염시키는게 아닌가....
나도 모르게 놀라 악셀을 풀로 밟아 버렸고 나의 크루디는
부와와와와와왕~ 하는 몬스터의 절규와도 같은 무서운 소리를 뿜어내었다
320D의 오너의 시선이 느껴진다.... 마치 한마리의 토끼가 맹수를 만난듯
깜짝 놀란 표정을 하고 있었을것이다...
왜냐하면 그가 고개를 좌우로 가로졌는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나는 D와 N을 번갈아 변속하며 움찔거리기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320D가 반응한다...
포르테쿱과의 대결때 놓친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나는 전륜휠스핀을 시전한다...
N에서 한껏 뻥튀겨놓은 RPM이 D를 만나는 순간
나의 V4ES 타이어가 아스팔트와 키스를 하며 희뿌연 연기를 내뿜기 시작했다
언제 맡아도 향기로운 고무타는 냄새.... 이것이 크루즈디젤 오너만 느낄수 있는 힘찬
휠스핀...
순간 신호가 초록색으로 바뀌며 스타트를 알려왔다...
320D가 빠르게 치고나가는게 보인다... 내 옆라인의 차들도 튀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나의 애마는 스타트를 끈지 못한것이다... 너무 많이 웅크렸던 걸까....
뒤에 있던 낮에만난 구 아방인듯 보여지는 양카 나부랭이가 빵빵거린다....
출력을 조용히 낮우며 BR미션을 N으로 돌리고 다시 D를 넣고 천천히 출발해 본다...
움직인다!!!! 달리기 시작한다!!!!
320D가 점점 가까워 짐을 느낀다......
To bd continued 4부에서 계속.....
저도 기다리다지쳐 스스로3부를 만든거에요 ㅎㅎ 너무 두서없이써서 별 재미는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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