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날구깁니다.
저는 경기도 광주의 모 고등학교에서 국어과 기간제 교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현재 시험기간으로
서술형 채점 중, 발문과 조건을 무시한 참신한 답들 덕분에 머리가 빠개지는 중이었습니다.
교육공무원 분이 전화 받으시더니 저를 찾으셔서
전화를 이어 받게 되었습니다.
우리 학교에서는 학생회 주체로 세월호에 대해 기억하고자
최근 4월 16일에 맞추어 세월호 물품(리본팔찌, 뱃지 등등)에 대해
자율적 참여 구입 행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선생님들은 업무에 바빠서 그런 일을 꾸리지 못했는데
학생회에서 스스로 일을 만들어 해내는게 뿌듯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그 전화는 너무 화가 나는 전화였습니다.
우리학교 학부형이라고 소개한 아주머니는
왜 세월호 물품을 구입하게 하느냐, 교사가 그걸 막아야 하는게 아니냐
정치적으로 이용당하는거다,
당신 혹시 전교조냐, 전교조 선생님이 몇분이나 되냐,
자신은 세월호의 진실을 알고 있다
등등의 말을 했습니다. (대상에 대한 존칭어는 필요에 의해 생략합니다.)
학 : 세월호 언제까지 울궈먹을거냐 마음에 묻어야지, 그 행사 하도록 놔두면 되겠느냐
저 : 학생 자치적 행사이고 교사가 그걸 막을 권리는 없다.
학 : 아이들이 잘못된 역사관을 가지는걸 막아야 하는게 교사 아니냐.
저 : 역사관 이전에, 학생들이 자기 또래의 학생들이 그런 일을 당한 것에 대해서 기리는 의미를 갖고자
해당 행사를 진행한 것이 대체 무슨 문제가 있는가, 이해할 수 없다.
학 : 정치적으로 이용당하는 것이다. 교사는 그걸 막아야 한다. 세월호도 그렇고 5.18도 그렇고
저 : 5.18이야기가 왜 나오는가? 사실만 전달할 뿐, 가치판단은 학생들의 몫이다.
학 : 5.18은 미안하다. 세월호의 진실을 내가 알고 있다.
저 : 그게 뭔지 말해달라
대답 회피 그 이후로 계속 같은 말 반복,
차마 예의가 아닌것 같아서
당신 자녀가 그런일을 당해도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까? 라고 하지 못했네요
본관 학생부 교무실로 찾아오라고 했습니다. 오겠다고 했구요.
과연 오실지 의문이지만.....
끝끝내 누구 학부모인지 밝히진 않더군요
그런데 이미 유명한 학부모더군요 누구 학생의 학부모
심지어 제 학생부 활동의 특정 조직내의 학생의 학부모였습니다.
아무튼...
서술형 채점 중에
통화 후 열받아서 줄담배 피우고 들어와서는
겨우 마무리 했네요
사실 지금도 열받아 있는 상태이고
한 번 더 전화오거나, 찾아오면 교사로서의 최소한의 자격은 지키되
해줄 말은 다 해줄 생각입니다.
그 추운 배 안에서 살아보겠다고 발버둥치던 학생들과
그 학생들 지키고자 구명조끼 다 건네주고 학생 구하다 순직한 선생님들
구조에 도움이 되고자 노력하신 모든 보통 사람들.
그 학부모는
그딴식으로 말해서는 안됬습니다.
제가 더 독하게 말하지 못한것이 스스로에게 화로 남네요
괜한 인터넷 빌어 글 남기는 것 양해 바랍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좀 심한데???
와 이제는 국어 기간제 입니까?? 국영수는 얼마전까지만해도 정직이였는데...
헐 ... 애들이 진짜 없긴 하구나 ... 교육청에서 허가 자체를 안해주드만 ...
거 뭐 그런지역도 있고 아닌 지역도 있었네요.
하긴 얼마전이 7년이니... 저 때만해도 수학 억지로 정직했습니당.
그리고 다른 이야기지만 국영수 기간제는 꽤 오래전부터 ....:)
아시다시피 요즘은 우리때와 다르게 학부모들이 음청 무섭다캅니다*.*;;;
진실을 안다는 그 학부모가 부디 꼭 찾아오길 바랍니다.
5.18, 전교조 이런 이야기 듣고나니 해당 학부모의 스타일이 보이더군요.
'어머님 자제분이 그런일 당해도 이렇게 말씀하실 수 있습니까!?' 라구요.
탱구서비스님의 근거없이 판단하는 모습이 그 학부모와 똑같군요.
기억하자는 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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