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두달 정도 되었나요...?
어느날 마눌님께서 슬금슬금 저한테 다가와 느끼~한 소리로
'여보야~...!!!'라고 이야기합니다.
저는 순간 "오늘밤 어때...? ☞☜..."인 줄 알고 몹시 쫄았더랬습니다...
내심 '겨우 밤에 일어나 오줌 눌 만큼 남아있는 사나이 기력을 오늘 밤 다 빨리는구나...(ㅜ,.ㅡ;)a'
싶어서 마음의 준비를 했었는데...
'여보양...오늘 차 후진하다가~아, 후진하다가~아... 범퍼 긁어먹었다...!'라고 이야기합니다.
저는 내심...'휴~우...!'하고 속으로 안도하고 늘상 하는 말인
'차나 사람하고 박은 건 아이가...?'하고 물었더니
'그건 아이고... 핸들 돌려 후진하다가 왼쪽 표지판에 살짝 걸려서 '뿌직'하면서 긁어먹었다.'
'내려서 보니까 범퍼 깨알만큼 찍히고 범퍼가 쪼~매 떨어졌더라... 여보야가 좀 낑가주마 안되나?'
남의 차나 사람 안 갖다 박은거 천만 다행이라 생각하고 차 상태 한 번 볼려고 내려가 보면서 옆구리가
그냥 떨어져 있어서 살짝 끼우면 되기만을 내심 기도했지만, 한편으로 내심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아니나 다를까... 나쁜 예감은 항상 틀리는 법이 없죠.
이노무 GM 차량 범퍼는 현대/기아처럼 옆구리를 휀다에 돌출된 플라스틱 키로 스마트하게 물려
고정시기는 타입이 아니라 아예 무식하게 철제 브라켓으로 볼트를 휀더와 범퍼에 체결하여 무식하게
고정하는 방식이더라는...(ㅡ,.ㅜ;)a
이는 곧 한마디로 범퍼 야매 수리에서 가장 GR맞은 범퍼 브라켓 부위 찢어짐인데...
처음 보면서 도저히 답이 안나와 단골 덴트집 사장님께 SOS 쳤고...
사장님 왈 '이거 몬~때구로 브라켓 장착부위가 째~지뿌가꼬 깔끔하게 할라마 완전히 갈아야 합니데이...'
'야는 중고 범퍼도 잘 없고 새걸로 도색까지 완전하게 하마 한 35만원 정도 들 꺼같은데예...'
저는 잠시 짱구 굴려서... '사장님예, 걍 마~동네 마실용인데 글루건으로 대출 발라주이소...마...'
제 요청에 덴트집 사장님은 범퍼를 일부 분해하셔서 열심히 글루건으로 임시고정해 주십니다.
'아...이기~ 쪼매 불안한데... 조금이라도 충격이 가믄 고마 뚝 널찝니데이~...'
저 때문에 가게 문도 못 닫으시고 열심히 작업해 주신 사장님께 고맙기도 하고
사양하셨지만 사례조로 커피라도 한 잔 드시라고 만원짜리 한 장 드리고는 냅다 동네 철물점으로 향합니다.
이곳에서 혼합형 에폭시 본드를 한개 구매했구요...
덴트집에 간 가장 큰 목적은 요 녀석의 범퍼 분해방법을 어깨너머 슬~쩍 훔쳐보기 위함입니다.
옆집 처자 옷벗는 모습 슬~쩍 훔쳐보면 참 좋으련만... (이게 무슨 소린지 원...(ㅡ,.ㅡ;)a)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보다는 분해조립이라도 어깨너머로 보면 DIY시간이 획기적으로 줄거든요...
그 방면에서 이차 저차 다 뜯어본 덴트집 사장님은 전문가이실 테구요...ㅋㅋ
(어쨌든 덴트집 사장님, 돈도 안되고 손도 버리는 힘든 작업 기꺼이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각설하고
집사람 정신교육 좀 하고 그날 밤 작업을 하기 위한 공구와 본드를 준비하여
남들이 다 자는 야심한 금요일밤에 차로 내려가 상황을 파악합니다.
일단 작업을 하기 위해 전조등을 탈거하고 난 후 잘 붙어있는지 확인도 할 겸...
글루건으로 붙여 놓은 부위를 제가 좀 터~프하게 '툭'하고 치니까? 아니나 다를까...
'얼레리~꼴레리~ 니 내 함 우얘 해 봐라...^^'하듯이 헤벌레~ 벌어지는 범퍼...(ㅡ,.ㅡ;)a
우선 기대와는 다르게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 글루건 본드를 손으로 떼어 내고 범퍼 브라켓과 휀다를 고정하는 볼트
2군데(전조등 장착공간 내 1곳과 휠 하우스 커버 저 안쪽 풀기 GR맞은 1곳)를 겨우겨우 풀어서
범퍼와 휀더를 고정하는 철제 브라켓을 탈거하고 범퍼를 살~살 젖혀보니...
역시나 브라켓이 조립되는 모서리 부분이 밉상으로 찢어져 있네요...(노란 선 참조)
부위가 얇고 범퍼 각도도 애매~해서 철판 등을 덧대어 작업하기도 쉽지 않고...(미리 준비해 온 ㄱ자 꺾쇠는 바이바이...~)
결국은 에폭시 본드를 찢어진 범퍼에 어르고 달래서 잘 메꾸어 넣고 화난 마눌님 어르고 달래듯 살포~시 굳을 때까지
손으로 각도와 형체를 잘 잡아서 유지하면서 붙이는 생~노가다를 할 수 밖에 없다는...(ㅡ,.ㅜ;)a
우선 준비한 에폭시 본드 1제와 2제를 잘~짜냅니다.
1제와 2제의 점성이 확연히 차이가 나 1제는 줄~줄 나오는데, 2제는 엄청 뻑뻑해서 짜 내는데 짜증이 났던...
밤 12시에 지하주차장 구석탱이에서 '끙~끙, 낑~낑, 아~아...!', 짜내는게 힘들어서 궁시렁궁시렁...
뭔 3류 에로영화 찍는 것도 아니고...(ㅡ,.ㅡ;)a 이 와중에 경비아저씨 지하주차장 순찰하시면서
손전등을 비추시면서 눈이 마주쳤을 때의 그 뻘줌함이란...(ㅡ,.ㅡ;;)a
쪽팔림을 무릎쓰고 짜낸 에폭시 접착제를 동네 중국집에서 무한 제공한 나무젓가락으로 잘 섞어줍니다.
이제부터 시간과 날쌘 동작과 요상한 체위(?)와 지구력과의 싸움입니다.
설명서에는 10분만에 굳는다고 했으니... 주어진 10분 안에 바르기 GR같은 범퍼 브라켓 장착면 모서리 하단과 상단에
열쒸미 에폭시 본드를 메꾸어 넣고 양 손으로 위치와 각도를 잘 맞춰 힘을 주고 굳을 때까지 기다립니다...
그 전에 프라스틱 범퍼를 잘못 붙여서 장착이 안 되는 참사(?)를 방지하기 위해 철제 브라켓을 먼저 재조립하고
진짜 10분만에 굳을 리는 없고 뽀나스로 20분 정도 죽을 똥을 싸는 심정으로 본드를 잘 메꾸어 넣고 지긋이 자세를
잡고 양 손으로 자세를 잡아가며 지긋~이 붙여줍니다. (당연히 '끙~끙, 낑~낑, 아~아...!', 힘주어 붙이면서
자세 잡는게 힘들어서 궁시렁궁시렁거리는 소리는 덤이죠...)
이렇게 20여분 동안 낑낑대며 붙인 범퍼를 1차 장착하고 브라켓과 휀더에 볼트를 낑궈넣고 살~짝, 살~짝 번갈아
가면서 힘을 줘가며 거의 조립을 다 해가는 순간... 아차! 브라켓 고정볼트를 가체결하고 제대로 조이지 않았네요...
다시 풀어서 브라켓 볼트를 힘을 주어 조이는 순간... 다시금 떨어져 버린 범퍼 모서리...
아무 생각이 안 납니다...
머리속이 하~얘지고...
그동안 2번이나 해 온 '끙~끙, 낑~낑, 아~아, 궁시렁궁시렁'은 말짱 도로아미타불...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 치를 떨면서...(ㅠ,.ㅜ;)a
천불나는 속을 줄담배 3대로 달랜 후 위의 작업을 또다시 반복합니다...
이미 오기가 생겨 끝나기 전에는 밤을 새더라도 집에 안 들어간다 다짐하고 이번에는 본드를 더 듬뿍
2단계로 바르고 굳혀가며 30여분을 손으로 잘 붙잡고 붙여 봅니다.
역시 작업은 악으로 깡으로...
이번에는 제법 튼튼하게 붙었고...
다시금 볼트 누락여부를 잘 확인한 후 마지막으로 휀더와 범퍼 접합부위를 살금살금 균형을 잡아가며 조립합니다.
라이트 Assy 부위의 볼트를 살~살 가조립하고
다음은 요번 작업의 가장 하이라이트인 휠하우스 커버 안쪽의 볼트와 너트를 가조립합니다.
야매수리의 가장 큰 맹점이랄까요...? 원래 아버님께서 타시던 차량인데, 사고 후 싸게 수리를 하면서
원래는 휀더부위에 넛트가 아닌 플라스틱 그로밋을 끼워넣고, 범퍼 브라켓에 피스를 사용하여 체결하는
원리입니다만... 그로밋은 간 데 없이 싸구려 넛트로 조립해 놨네요...
한마디로 휀더쪽은 볼트를 넣기에 모~옵시 애로사항이 꽃핀다는 이야기죠 뭐...(ㅡ,.ㅡ;)a
결국은 휠 하우스 커버를 손으로 젖히고 들어가지도 않는 손가락에 넛트를 올려서 휀더와 커버에 팔이 끼이는
아픔을 참아가며 겨우겨우 맞춰 조립하는데 15분...(야매 수리도 참 어렵게 해놨네요...)
천신만고끝에 겨우 체결 및 조립을 완료하고 난 후의 모습입니다.
마데 인 차이나표 에폭시 본드의 성능이 의심되어 일단 저 상태로 시간을 주고 최대한 굳히기 작전 들어갑니다.
6시간 정도 집에 올라가 눈 좀 붙이고 해가 중천에 뜬 다음 작업한 곳을 확인해 봅니다.
터프하게 범퍼를 툭~ 쳐보니 왠걸...? 짱짱하네요...
손으로 소심하게 쥐고 옆으로 살짝살짝 흔들어도 괜찮습니다... 얼추 붙은 듯...
에폭시는 시간이 지나면 더 단단하게 굳는다고 하니... (마데인 차이나표 에폭시 본드도 성능은 나쁘진 않네요)
마지막으로 범퍼 표면에 조금 묻은 에폭시 본드 자국은 궁극의 성능을 자랑하는 맥가이버(?)의 UC로
박박 문질러 지워주고 왁스로 살며시 광택을 내 주면서 야매 범퍼수리는 최종 종결...!!!
쿨하게 범퍼 못 갈은 찌질남의 야매 범퍼 수리기였습니다.
(요즘들어 마눌님 덕에 정비 비용 아낄려고 생~쇼를 다하고 있다는...^^)
따로 부품도 안나오고
다른분은 클립으로 고리 만들어서 고치시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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