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모님 모시고 잠시 어디 갈 일이 생겼는데...
뒷자리가 '매우' 안락한 제 가스엠빠이브를 이용하기로 결정 되었습니다.
그런데 과거 트렁크에 노출된 가스통의 비주얼에 영 거부감을 가지셨던 관계로,
임시로 가스통 커버를 장착하여 속여안심시켜 드리기로 했습니다.
가스통 커버 장착은 매우 쉽습니다. 일사천리로 진행 되었지요.
근데 커버 달다보니, 이상하게 트렁크 안쪽의 냄새가 구려요. ;;
그동안 트렁크 오래 열어두고 냄새 맡아볼 일이 없었던지라 눈치 못 채고 있었는데...
이 냄새는, 혹시.......
앗싸 흥건하구나!
오래된 차 타다 보면 누수정도는 흔한 일 같습니다.
귀찮긴 하지만 직접 고쳐가면서 타는 재미도 좀 있습니다. 잘 안 고쳐지면 빡치지만...
일단 트렁크 내장재를 다 까고 누수된 부위를 찾아 봤습니다.
누수 찾는 법은 간단합니다. 물 샌 자국을 찾아서 아래에서 위로 따라가보면 됩니다.
차가 깨끗해서 물자국이 안 보이면, 고압수를 쏜 후 어디서 물이 들어오는지 보면 됩니다.
제 누수 원인은 약 한달 전 쯤, 테일램프 안쪽에 쌓여있던 날벌레 사체들 털어낸답시고
테일램프 떼어내서 탈탈 털어주고, 깨진 부위 보수하고 다시 조립했는데...
차체쪽 테두리의 노후된 실링을 다시 안 발라서 벌어진 일입니다.
사실 애초에 트렁크 구린 내 맡자마자 감이 오더라구요. 아... 젠장... 하고 ㅋㅋ
보너스로 판금 흔적도 찾습니다.
분명 이 부분 사고 없었다고 들었는데... 음.
아마 저 철판 건너편, 빠대 안쪽에서는 뭔가 화학적인 변화가 계속 일어나고 있겠지요.
어느날 갈색 국물이 흐르면서 빠대가 분리될 걸 생각해보니 절로 기분이 좋아집니다.
ㅆ
차체 패널 사이에 이런 게 들어있더라구요.
처음 보고 무슨 난파선 잔해물로 해저에 떨어진 일본제 안마기인 줄 알았습니다.
아마 전 차주분이 DIY 하다가 손이 미끄러져서 떨어뜨리신 것 같습니다.
분실물 찾으러 오셔봐야 못 드립니다. 벌써 양지바른 곳에 잘 내다 버렸습니다.
보배 국게에서 배우길, 이런데는 토끼코크가 짱 이라고 배웠습니다.
여러모로 정말 짱 좋긴 한데, 봉지에 넣고 깊게 들이마시는 용도로는 사용하면 안 되겠습니다.
근데 난감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깡통 스파크때부터 쓰던 코크가 다 떨어져 감...
이 난장판에 다시 조립하고 철물점 다녀오긴 귀찮으니, 남은 코크로 핵심부에만 정확히 찍어바릅니다.
어쩌다 보니 정밀 작업이 돼 버렸습니다.
코크 찍어바르다 보니 그냥 순정 테일램프로 돌릴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아무리 티아나 순정품이라도 역시 SM5 차체 후방구조와 100% 맞질 않습니다.
물 새는 부분 억지로 실리콘 바르고, 차체에 구멍 뚫어서 겨우 고정하는 거지요.
또 새면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다행히 날이 좋아서 물기가 바싹 잘 말랐습니다.
불그스름하게 녹 난 부위들에 녹 환원제 치덕치덕 발라 주고, 아연 스프레이로 마감합니다.
사실 별 의미는 없습니다. 어차피 녹은 계속 나기 마련인데...
그냥 탑시다.
다시 조립해서 마감합니다.
다음날 적절히 비가 많이 옵니다.
저는 누수 잡느라 고생했는데, 안 새는 차에 직접 창문열고 누수를 시키는 분이 계시더라구요.
많은 생각과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여튼 폭우속에 두 시간 가량 운행을 마치고, 스페어타이어 자리를 다시 들어내 보았습니다.
안 샜습니다.
일단 만족.
폐차때까지 영원히 안 새길 바라겠습니다.
끝~♥
"자네는 nugu???"
물왈
"nusu라 하옵니다"
재주도 좋고 글 센스도 뛰어난게 넘나 재밌습니다
ㅊㅊ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