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40대 초반 아저씹니다.
직원한테 ig 3.3 산다니까..
그돈이면 g80중고를 사시지 왜그러시냐고 그러길래 시간도 남겠다 집앞이 바로 중고차단지겠다 여태 맨날 중고차만 사서 친한 사장님도 있겠다 해서 갔습니다.
솔직히 ig3.3 풀옵 보고 g80 3.3중에 중고가가 ig3.3이랑 비슷한 2만키로 내외 차량들 보다보니 오히려 옵션이 모자란 감이 있드라구요..
옵션 비슷하게 가려면 한 3만키로에 2년 넘은차들 봐야겠드라구요.
그래도 한번 타보자 하구 사장님 모시고 나와서 한바퀴 돌았습니다.
와.. 생각보다 굼뜨더군요.
제가 그동안 110키로 장거리출퇴근을 해서 아이오닉을 2년탔는데 g80 3.3이 아이오닉보다 답답한거 보고 충격받았어요.
솔직히 조용하고 차크긴 한데 뭐 애들도 아직 초딩인데 큰차 그닥 욕심 안생기드라구요.
사장님 이거 차 문제있는거 아니냐고 했더니 손님은 아무래도 이걸 타셔야겠다며 저를 g70세워놓은데로 끌고 가십니다.
솔직히 맨날 까이는 얘기를 하도 들어서 별로 타보고 싶지도 않았는데.. 사장님이 이거 한번 밟아보면 생각이 달라진다믄서 굳이 권하길래 성의를 봐서 한번 타줍니다.
쥐색도 아닌것이 초록색도 아닌것이 오묘한 그레이스풀그레이색상 g70 3.3 awd 앞에서서 문을 열었더니 온갖 군데 가죽과 알미늄의 향연이 펼쳐집니다.
나름 로망이었던 베이지색상인데다가 이건 뭐 내장이 초호화판이라 일단 뒷자리 작은거 따위 안보이기 시작했네요.. 여기서부터 망했죠 이미..
나가서 마침 신호대기 맨앞자리 걸렸습니다. 이때 맨앞자리가 아니었으믄 아마 이성을 찾았을수도 있어요.. 비록 제가 인테리어충이지만 그래도 가능성은 남아있었을껍니다.
여기서 풀악셀을 밟은게 제 실수였어요.. 혹시 아직 차 고민중이신데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싶으신 분들은 절대로 이런짓 하시믄 안됩니다 제꼴나요.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g70을 몰고 집에 오고 있고 같이출발한 탁송기사님이 제 전차를 몰고와서 길을 물어보고 있었습니다.
이제부터 지름후기 들어갑니다.
문제점부터..
우선 말많은 시트낮음 + 뒷좌석 승객 구두딲이 콤보.. 이건 조금 심각하긴 한데 제키 182 앉은키 86기준 운전석조수석 시트포지션을 이빠이 높여서 머리닿기 직전까지 올리면 뒷좌석 탈만해집니다.
탈만하다는거지 편하다는거 아닙니다.
그냥 2인승이라 생각하고 타시는게 편하고.. 다행히 메모리시트가 있으니 접대용포지션은 2번에 저장합니다.
애들은 초딩까진 괜찮습니다. 여직원 160인데 괜찮습니다.
키 175넘고 다리 긴 여자분은 앞자리 태웁니다.
180넘는 남자는 태우지 않습니다. 왜 남자를 태워야하죠?
암튼 그렇게까지 못탈 자리는 아닌데 아반떼보다 불편해요.
대신에 블링블링한 베이지 나파가죽에 앉아서 도어트림 퀼팅하고 알미늄 쓰다듬다보면 좁은거 별로 눈치 못까고 목적지인 회사앞 식당 도착합니다. 괜찮아요.
전동트렁크 없는거 좀 화납니다.. 신차가 5500짜리 차량에 이러면 안되지만 뭐 트렁크가 좁아서 엑츄에이터를 못넣었다니 참습니다.
기름 쳐먹는게 정말 보입니다.
5만원어치 쳐먹으라구 준게 3일전인데 벌써 거의다 쳐먹고 배고프다고 하고 있습니다.
네 제가 흥분했습니다. 이런차 처음이라 풀악셀좀 밟았습니다.
그래도 연비 4.4는 좀 아니지 않습니까?
경리한테 주유영수증 또주면서 뭐라고 말해야하나 고민입니다.
어디 대전쯤 다녀왔다고 해야겠네요..
본인 돈으로 기름넣으실분들은 화병 조심하셔야 합니다.
그돈충한테 걸리면 맛집됩니다.
그돈질을 시전할수 있는 차종이 무려 엔트리급 도길차부터 럭셔리 일본차 그유명한 깔대기 ig까지 아주 쎄고 쎘습니다.
뭐 문제점은 대충 이거말곤 딱히 없습니다.. 아직은..
보증도 5년에 10만이라 막타도 안심입니다.
너무 까기만 했으니 장점 말씀드립니다.
겉에서 봤을땐 차가 작아보여서 차알못 거래처 사장님들한테 검소하다는 얘기 들을수 있습니다 + 골프갈때 기사 안해도 됩니다.
골프는 각자가는겁니다.
거기서 몇시간 얼굴보는것도 지겨운데 왜 가는시간까지 따닥따닥 붙어갑니까? 화가 나네요 괜히.. 물론 제가 맨날 막내라 운전하기 싫어서 하는 얘긴 아닙니다.
와이프 탔을때는 에코모드놓고 할배운전하면.. 이차 괜찮네 조금 작은거 빼고.. 소리 들을수 있습니다.
풀악셀 밟으면 싸대기 맞습니다.
하지만 이차는 그렇게 타는 차가 아니죠..
마누라 마트에 내려주고 풀악셀 밟습니다. 씨익 웃습니다.
내가 이러려고 돈을 벌었구나 하고 자위합니다.
산호대기중에 어떤 차가 와서 서도 쫄지 않습니다.
제로백 4.7로 어디가서 발릴일 많지 않습니다.
젠쿱이나 흰색 케파터보 서스내린 아방스 이런분들이 가끔 비비는데 그냥 손한번 흔들어줍니다.
유치하지만 이차는 그런차인듯 합니다.
적당히 이쁘고 적당히 고급지고 적당히 아담하고 적당히 체면유지되면서 운전자만 드럽게 재밌습니다.
긴 뻘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질문도 받습니다
어차피 회사명의로 샀으니 객관성을 잃지 않을껍니다.. 아마도요
저와 체형도 비슷하시네요 ㅋㅋㅋ
출고 축하드려요 안전운전하세요~!!
타실깨 마다 홍콩 가시는거 같습니다
오픈카도아닌것이 좁긴 존나좁고 그렇다고 스포츠카도아닌것이 연비는 존나쳐먹고ㅋㅋ
큰차에 편안함이 최고임
그래서 s클을 가는게지
아니네요
전동트렁크 없어도 될거같은데요 뭘 그리 바라세요.. 그럴거면 직접 사서 다시지..
그런맛도 있어야 세상 살 맛 나겟죠?
행복이 여기까지 느껴지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글이 너무 재미있네요.
잘 보고 갑니다. 저도 타봤는데 달리는 맛이 좋더라구요!! 재미있어요!
언제나 안운!!~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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