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출퇴근하는 고속도로가 요새 대공사를 벌이고 있어서 혼잡해졌습니다. 안 그래도 차가 많은 진입로가 출근 시간에는 항상 차가 길게 늘어서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혼잡한 진입로에서 원만하게 끼어들기 하는 방법이 한국에서는 매우 드문 일이지만 제가 사는 동네에서는 흔한 일이라서 소개하고자 합니다.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끼어들어오는 사람들도 중공군 쳐들어오듯 인해전술로 들어오는게 아니라 2~3대 정도씩 끊어줍니다.
들어오는 사람들이 이렇게 끊어주면 끼워주는 사람(저)도 제 앞에 들어올 사람들이 뒷차 신경쓰지 않고 들어올 수 있게 차간거리를 넉넉하게 비워놓아줄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 만약 들어오는 사람이 줄줄이 사탕처럼 들어온다면 저는 그 줄줄이 사탕을 끊기 위해 제가 끼워주는 차하고도 차간거리를 둘 수 없어서 끼어드는 차는 불안하게 들어와야 하고, 결과적으로 전체적인 주행속도의 저하로 이어집니다.
위 동영상에서 3번째 차, 즉 제차 다음 차례에 끼어들겠다고 자원한 차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후방카메라 영상을 보지요.
제 뒤에서 오던 차가 그 차 (+ 한대 더)가 속도 줄이지 않고 원활하게 끼어들 수 있도록 역시 넉넉한 차간 거리를 두고 옵니다. 이런식으로 2대씩 끼워넣어집니다.
진입로에서 들어오는 차는 어떤때는 위와 같이 2:1의 비율로 섞이지만, 진입하는 차가 적으면 1:1, 반대로 진입로가 더욱 차가 많으면 3:1등으로 능동적으로 혼합 비율이 바뀝니다. TV에서 누가 계몽방송을 하는 것도 아닌데 그냥 다들 그렇게 해 줍니다.
이 상황에서 한가지 또 흥미있는 현상이 있습니다. 차로를 미꾸라지처럼 바꾸는 차가 없습니다.
다만, 미국이라고 다 이렇게 교통문화가 훈훈하지는 않습니다. 대도시 중에도 LA나 뉴욕에 가면 치열합니다. 서울만큼 심하지는 않지만요. 그래도 대체로 운전자들이 "전체 교통의 주행속도를 떨어뜨리지 않는 방법"을 다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본처럼 가다서다 우리나라보다 많이 하고 좁은 골목이 많고 주차공간이 있어야하는 법하에선 자연스레 작은차들과 속도를 내지 않는 문화가 형성되고 아파트보다는 주택이 많으니 자동차가 분산되어 우리나라보단 차밀리는것도 덜하고
미국은 뭐 애초에 대도시 제외하곤 인구밀도가 높지 않으니 그렇게 서두르지 않아도 차들 밀리는것도 덜하니 저런 문화가 형성되겠죠
우리나라는 아파트에 너무나 도시집중화되어 도로정체가 일상이다보니 사람들이 여유를 가질 수가 없는 것이구요
선진국들은 기본적인걸 아주 잘 알고있죠.
정체구간에선 자기 차로를 계속 주행하는것이 가장 빠르다는걸 우리나라사람은 모르더라구요.
물론 도로에 차가 한가할때는 1-2-3차로간에 속력 차이가 존재하는데, 차가 많아지면 거의 전 차로가 동일한 속력으로 속력 증감없이 흐릅니다. 일시적으로 어떤 차로가 빨라질 때도 있지만, 장기적 (10분정도) 관점에서 보면 동일한 시간에 동일한 위치에 도달합니다.
그래서 생기는 재미있는 현상이, 출근시간에 1차로로 저보다 더 빨리 간 차가, 5분 달리다가 보면 2차로로 간 제가 비슷하게 만납니다. 한두번 경험한게 아니라 거의 매일 이렇습니다. 1차로나 2차로나 어차피 똑같은 시간에 도달하니까, 신경쓰며 차로를 바꿔가며 운전할 동기가 적어집니다.
그러면 그 뒤에서 끼어들려고 줄서있던 차는 기어이 밀고 들어오던 앞차에게 "쯪쯪, 저런 똘아이.."라고 하듯이 자기가 다음 차례로 들어간다고 자원합니다.
결과적으로 자동차 흐름 속도는 크게 떨어지지 않고 평안하게 끝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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