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전에 구입한 폭스바겐 GTI의 가죽시트 옆이 찢어졌습니다. 완전히 찢어진 것은 아니고, 속 직물은 멀쩡하고 겉의 폴리우레탄 인조가죽 표피만 갈라졌습니다.
카센터에 가서 제 옛날 차하고 타이어를 맞바꾼 다음날 발견했는데, 혹시 카센터에서 뭘 잘못했나 생각해보기도 했지만 그건 아닌것 같습니다. 제가 카센터 갔다온 그날 물걸레로 시트와 스티어링휠, 주차브레이크 레버 등을 닦을 때는 보이지 않았던 것 같거든요. 어차피 타다 보면 여기저기 상할 것이고 (8년간 탔던 제 옛날 GTI을 보면 압니다), 카센터에서 일을 훌륭하게 해 줬기 때문에 카센터에 누명(?)을 씌우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고, 제가 직접 수리하기로 했습니다.
가죽시트 등을 수리하는 전문점을 알고 있는 데가 있는데, 거기에 맡기면 10만원 이상 달라고 할 것이라서 제가 DIY로 하기로 했습니다. 이 GTI는 시트 좌우 볼스터가 엄청나게 튀어나와 있어서 엉덩이가 크지 않은 제가 승하차할때도 종종 걸리는 것을 보면, DIY로 고쳐서 쓰다가 또 찢어지면 그때는 가죽집에 가서 보강용 가죽을 덧대달라고 할 생각입니다. 독일사람들 자켓 팔꿈치에 가죽 덧대듯.
자동차용품 가게에서 3M 가죽 및 인조가죽 보수제를 샀습니다. 가격은 17,000원 정도.
원리는 열을 가해서 경화되는 폴라우레탄입니다. 맞는 색으로 배합해서, 그것으로 가죽이나 인조가죽의 손실된 상피를 보충하는 것입니다. 위쪽에 있는 흰색 종이들은 일반적인 가죽의 표면 무늬들을 재현하는 올록볼록 무늬 시트입니다. 중간에 있는 나무 막대기는 끝에 부착된 쇳조각을 다리미에 뜨겁게 데운 후 폴리우레탄 위에 눌러서 열경화시키는 도구입니다.
어려워보이지만,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사용한다면 쉽습니다. 저 사용설명서에 그려진 수리 후 사진도 원래 가죽과 일부러 색이 좀 다르게 수리가 된 사진이 그려져 있어서 "수리 후 결과는 이정도밖에는 안 됩니다만..."이라는 의미를 강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자, 제가 30분의 시간을 들여 수리한 결과입니다.
이정도면 대만족입니다. 어차피 가죽시트는 사용하다 보면 주름도 가고 때도 탈 것이니까요. 눈에 잘 띄지 않고, 더 이상 찢어진 부분이 확대되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다른 각도에서 보면 DIY 수리의 수준이 드러나기도 하네요. 보배에 올리기 위해 여러 각도에서 사진을 찍느라고 땅바닥에서 위로 향해서 찍은 사진입니다. 폴리우레탄이 덧발라진 흔적이 보이기도 하네요. 하지만, 나중에 제 차를 중고차를 사는 사람이라도 땅바닥에 무릎꿇고 고개를 위로 올려서 시트 전 면적을 샅샅이 조사하는 짓은 안 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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