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에도 물론 똥글/벌글입니다.
제가 원래 등화류 나간 차를 하루라도 타는 성격이 아닌데 (매우 힘주어 강조),
이번 썩투싼은 차 가져오면서부터 제동등 양쪽이 나가있단 사실을 모른 채...
무려 두 달 가량을 탔습니다.
맙소사.
진짜 하루도 빠짐없이 체크하면서도 대체 왜 몰랐는가?
너무 절묘하게, 양쪽 하단 불알이 딱 동일하게 나갔기 때문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구형투싼의 테일램프는 가운데의 후진등과 깜빡이를 기준으로, 빨간색 부분이 아래와 위로 나눠집니다.
전 제동등이 원래 그 중에서 위쪽에만 들어오는 줄 알았습니다.
아랫부분은 구라파나 호주같은 데서만 후방안개등으로 밝게 들어오고,
내수나 북미형은 더블소켓에서 접점 한 짝 빼고, 미등으로만 쓰겠거니 했습니다.
왜냐면 미등은 네개 다 잘 들어오거든요.
뭐 딱히 쓰는 사람 불편한 것도 아니고, 세상은 넓은데 차 팔아먹어야 할 나라는 많으니까, 이해합니다.
그야말로 어른의 사정 이지요.
찍.
근데 며칠 전 운전하다 문득 그 사실이 생각난 참에, 딱 마침 절묘하게도 앞에 같은 구형투싼이 정차했고,
제동등이 빠짐없이 네개 다 들어온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경악했습니다.
이렇게 말입니다.
위 사진을 보니 다시 떠올랐는데, 그때 너무 흥분한 나머지 워셔액을 분사해 버렸었습니다.
직물씨트에 싸는 대신 뭐라도 다른데에 좀 분출해야 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여튼 어른의 사정이고 나발이고, 얼른 죽어버린 불알 교체를 시도합니다.
제 선택 기준은 오직 하납니다.
"싼 거"
네, 쌌습니다. 열개들이 팩으로 사두면 더욱 흐뭇하고 좋습니다.
오래전에 타던 승용 강통 스파크 이후로 제동등에 불알 쓰는 차량이 처음이라, 살짝 흥분됩니다.
두근거리면서 날씨가 따뜻해지는 낮 시간대를 기다렸다가, 테일램프를 얼른 탈거해 봅니다.
구형투싼의 테일램프 탈거는 대단히 간단합니다.
뒷해치 열면 보이는 필립스 스크류 세 개를 뽑은 후, 일반적인 테일램프들처럼 가슴(아잉)쪽으로 당기지 말고,
차체의 좌측과 우측 바깥방향으로 당기면 ... 매우 쉽게 빠집니다.
이거 당기는 방향 몰라서 개 지... 아닙니다.
여튼 뭐 그다음은 아시다시피, 소켓을 돌리면 불알이 뽑혀져 나옵니다.
그간 수고한 불알놈... 이 왜 멀쩡한 건지?
암만 살펴봐도 필라멘트가 짱짱합니다. 아니, 이건 뭐 유리에 어디 그을린 흔적도 하나 없어요.
새 불알과 비교해봐도 상태가 별로 차이 안 납니다.
약간 불안해집니다.
배선이나 접점 문제인가 싶어서, 소켓 안쪽 접점부터 우선 청소해 보려는데...,
제동등쪽 접점이 빠져 있습니다.
바로 반대편도 뜯어봤습니다. 당연히 똑같습니다.
존나 빠져 있습니다.
결국 순정이 그냥 아랫쪽은 미등만 들어오는 설계였던 것.
근데 어제오늘 길거리 돌아댕기는 구형투싼 전부 다 눈에 불알을 켜고 관찰했는데,
제 차와 달리, 전부 다 아래쪽에도 제동등이 들어옵니다.
아놔 씨바 미치겠다 이거.
연식차이로 다른건가요, 아니면 트림차이로 다른건가요 이거?
아니면 내 차만 공장에서 잘못 조립된 놈인가????
물론 테일램프는 분해의 역순으로 신속하게 원복한 후, 포기했습니다.
실패한 인생...
끝.
글쓴님차가 불량인가예...
완전 무사고차라 교체된 흔적도 없어요...
물론 헤드레스트는 후미등과 얘기가 좀 다르기는 하다만은.. 제 생각에는 구입하신 투싼이 유럽쪽이나 돼야 인기가 있는 수동변속기 모델이고, 이미 본문에서도 유추하셨듯이, 유럽 등 후방안개등 의무 지역에 나가는 사양으로 조립된 것이 국내에서 수동변속기 주문이 들어오면 후방안개등 스위치 등 간단하게 바꿀 수 있는 것들만 빼버린 채로 출고해서 판매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전에도 제가 몇번 언급했지만, 북미 브레이크등 밝기 규제치가 유럽의 후방안개등 밝기 규제치와 동일(300칸델라)하여 다수의 유럽차들이 북미에 나갈땐 후방안개등을 브레이크등에 물려 작동되게끔 판매가 되거든요. 그래서 과거 우리나라 스텔라, 포니엑셀 등의 차들도 브레이크를 밟아보면 브레이크등이 들어오는 두 개 이상의 빨간 전구들 각각 렌즈 패턴도 다르고 브레이크등이 균일한 밝기로 들어오는 것 같지 않은데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모두 들어오게 만든 차들이 있었던(흔했던) 것이구요. 저는 투싼도 그렇게 만든 것이 아닌가 싶네요
한번 수동차량을 찾아봐야 겠습니다... 다행히 촌동네 특성상 수동차가 그래도 좀 있는 편인지라...!!
저는 후방안개등 내수형에서 브레이크등으로 써먹는 차는 쌍용차 생각이... 렉스턴 구형이라던가 예전 무쏘, 코란도, 카이런 신형 같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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