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분당에 사는 직장인 김모씨(57)는 자신의 승용차인 기아차준대형세단 K7의 펑크난 타이어 하나를 교체하러 정비소에
들렀다가 깜짝 놀랐다. “타이어 하나 가는데 32만원, 신용카드로 구입하면 35만원”이라는 답변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기껏해야
10만원 정도 들 것’이라고 생각했던 김씨는 그 때서야 신차로 구입한 K7의 타이어가 수입산인 것을 알았다. 제 짝이 아닌 다른
값싼 타이어로 바꾸기가 찜찜했던 김씨는 어쩔 수 없이 정비사가 부르는 값을 치르고 타이어를 교체했다.
서울 합정동에 거주하는 주부 강모씨(46·서울 합정동)도 한국GM의 준대형세단인 알페온 타이어 하나를 교체하는데 63만원을
지불했다. 정비사는 “기본으로 달려있는 타이어가 수입산이어서 비싸다”고 설명했다. 강씨는 “차를 처음 살 때는 타이어 교체비
용이 이렇게 비싸다고 누구도 설명해 주지 않았다”면서 울분을 터뜨렸다.
국산 일부 고급차종에 장착된 수입산 타이어 교체비용이 동급 국산 타이어보다 최대 3~4배 비싼 것으로 드러났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K7 일부 차종에 장착되는 미국 굿이어 ‘이글LS’ 시리즈의 가격대는 정비소에서 개당 30만원대, 한국
GM 알페온 고급형에 들어가는 굿이어 ‘RS-A’ 시리즈는 개당 60만원에 팔리고 있다. 현대차스포츠카인 제네시스 쿠페 상위 모
델에는 브리지스톤의 고성능 타이어인 포텐자(40만원대)가 기본 제공된다.
일부 수입타이어의 가격이 비싼 이유는 고성능으로 설계된 고급 제품인데다 수입을 통한 관세 및 물류비용, 유통 과정에서의 고
마진 등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수입타이어는 미쉐린·굿이어·요코하마·던롭·브리지스톤·피렐리·BF굿리
치 등 10여곳. 이 중 일부 업체는 교체용 타이어 판매 뿐만 아니라 현대·기아차 등 국산 완성차에 기본장착용(OE) 타이어를 공
급하고 있다.
이들 수입타이어는 개당 10만원~20만원대 정도인 동급 국산 타이어 가격의 3~4배에 달한다. 한국GM 관계자는 “소비자 만족
을 위해 승차감과 연비 향상에 도움이 되는 고급 타이어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소비자가 신차를 구입할 때 값싼 타이어를 선택할 수 없고 차량 출고가 된 다음에야 자신의 차에 어떤 타이어가 달렸는
지를 직접 확인해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기아차 영업사원 A씨는 “차량을 구입할 때 기본으로 장착되는 타이어는 렌터카업체 등 법인의 대량구매를 제외하고는 소비자
개별 선택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공급가격을 공개하지 않고 판매점이 자율적으로 판매가격을 결정하는 불투명한 타이어 유통구조도 소비자 부담 증가에 한몫
하고 있다. 수입타이어의 경우 본사 직영 소매점이 없어 ‘부르는 게 값’이라는 게 타이어업계의 지적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마진이 높은 고가의 수입타이어는 교체시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신차 가격 인상요인이 된
다”면서 “완성차업체는 소비자가 신차 구입시 타이어를 선택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진석 기자
출처 : 조선일보
날짜 : 2011/7/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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