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새로나온 기아의 기함 K9 의 유치한 디자인을 보면서... 커피 한모금과 함께 피식 웃게된 하루다.
문득... 현기차가 만들어 온 지금의 디자인 혁명을 생각하니 다시 예전과 같은 "벌거벗은 임금님"처럼
잘못된 길을 가는 건 아닌지 걱정하게 된다.
한국인조차도 불만이고 스스로 부끄러워 했던 한국 자동차에 대한 푸념들, 이미 경기는 시작된 상태고
벤츠, BMW 등 백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독일 브랜드는 한국보다 몇 바퀴는 앞선 채 자기네들끼리 경쟁을
하고.. 그 뒤로 도요타, 혼다로 대변되는 대중성을 등에 업고 세계 시장을 제패한 일본차, 조금 더 뒤에
미국 대통령의 힘으로 다시 부활한 포드, GM 등이 있었다.
그러다 K3, K5, K7 등으로 이어진 피터 슈라이어의 디자인 혁명... 마치 풋내나는 어린애처럼 유치하게
아! 멋지다, 예술이야. 박수를 치고 얼굴을 붉히며 몰래 흥분하며, 외국 반응을 샅샅히 뒤지고, 이제
우리 한국도 미국, 일본, 독일 같은 선진국에 뒤지지 않아! 라고 자화자찬하게 된다. 현기차 삼성 그룹 순이익을
추월했니, 폭스바겐 CEO 가 현대차 그룹을 조심하라는 구두성 발언을 했니 어쩌니 하며 어느새 부쩍 커버린
느낌일뿐.
삼성이 소니를 이겼다는 소식은 이제 한국에서 뉴스거리조차 안 되는 상황이지만, 실제 삼성의 성공 이면에는
삼성의 노력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바뀐 게임의 룰 - 아날로그란 환경에서 디지탈 시대로 급변하며 - 그 기회를
삼성이 놓치지 않고 단숨에 물어버렸다는 점이 학계의 공통된 설명이리라. 2000년 초 세계 시장은 휴대폰 마켓이
한참 열리고 있었고 그 당시 막강 브랜드를 자랑하던 소니, 파나소닉 등은 일본이란 내수 시장에 안주한 틈을
타, 삼성, LG 가 휴대폰 마켓을 제패하게 된다.
휴대폰은 이른바 '걸어다니는 광고판'이라 할만큼 브랜드 인지도 노출은 그 전까지 무명이던 삼성, LG 브랜드를
전 세계 소비자에게 급격히 인지도를 올려주는 계기를 마련했으며, 그에 따라 TV, 가전 등에서 시너지 효과가
연결되게 된다.
물론 그 이면에는 삼성의 캐쉬카우라는 반도체에서 벌어들인 천문학적인 현금으로 광고 및 영업을 푸쉬함에 있어서
좀 더 편했겠으나, 아무튼 삼성이 소니를 이긴 건 환경의 급변화에 따른 후발 주자에게 발생한 기회를 잘 이용함이
었을 뿐, 그게 마치 삼성이 기술력이 대단해서 경영자들의 능력이 뛰어나서라는 이유만으로 자화자찬하기에는
삼성의 지금 신화가 전부 설명이 되는 건 아니리라.
그것은 현기차 그룹도 마찬가지다. 현재 독일의 고급 브랜드인 벤츠, 비머 등의 디자인 자체는 개인적으로
많이 후졌다.. 고 생각하고 있다. 예전 아우디의 고급스러운 분위기는 어디가고 전부 되지도 않는 디자인으로
무장한 독일 브랜드.. 그럼에도 독일 브랜드는 여전히 잘 팔린다. 왜냐구? 독일차니까...
우스개소리로 소녀시대란 그룹이 '애국가'를 들고 나와도 가요 챠트 1 위를 할 거라는 말과 다를 게 무엇일까.
과거 일본이 싸우던 세계는 적수가 GM, 포드뿐이었다. 허나, 현재 한국차가 싸워야 할 상대는 GM, 포드뿐만
아니라 도요타, 혼다도 존재한다. 다행히 과거 일본차 신화를 만들게 하는 데 일조했던 도요타의 영리한 디자인
과 혼다의 미래 지향적 디자인이 과거 모델형에 비해 더 진부하게 나오는 상황은 한편으론 현기차를 안심하게
하는 요인인지 모른다.
에쿠스, 그리고 K9 ~~~ 자기들 딴에는 멋지게 만든다고 신경썼는 지 몰라도 디자인 전체를 살펴보면
"고급차의 리스크를 감안한 디자인 설계를 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
위의 에쿠스, K9 디자인을 비머가 들고 나왔다면.. 아마도 네티즌들은 "오~ 멋진데? 역시 비머야!"
허나... 현기차가 들고 나오니... "구려~ 짝퉁이야"
이런 반응이고 실제 내 생각도 마찬가지다. 앞에서 언급한 삼성이 소니를 이긴 과정을 분석하면 알 것이다.
품질? 과연 품질이 좋고 나쁨이란 과학적으로, 그리고 수치적으로 증명할 수 있을까? 컨슈머 리포터? 각종
잡지의 자동차 리뷰?? 과연 그게 옳다고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 그게 옳다 해도... 일반 대중에게 각인되는
'각 브랜드의 품질에 대한 업다운의 인식이 얼마나 변할 것인가?'
정답은 극히 미미하다는 점이다. 강용석과 나꼼수는 이른바 한국 정치계에서 좌와 우를 대변하는 혁명가에
속할 수 있으리라. 이들은 대중의 인지도와 관심으로 먹고 산다. 이들보다 정치를 더 잘하고 이들보다
더 똑똑한 사람들 많다. 하지만 대중은 모른다. 연예인에게 안티보다 더 안 좋은게 무플이란 말이 있듯이~
자동차에서 가장 중요한 건 품질일 것이다. 허나, 그 품질이란 중국차가 아닌 이상엔 아무도 모른다.
우리는 단지.. 독일은 역사가 오래되었고 벤츠가 고급차니까 독일차는 신뢰성이 있을거야. 일본차도 그럴테지.
그렇다. 모든 산업 중 자동차란 제품은 가격 자체가 수천만원에 달하고 그 때문에 소비자는 각종 평판을
듣게 되며 신중에, 신중을 기하게 된다.
현기차의 품질 퀄리티는 일본차의 턱밑까지 어쩌면 일본차와 대등할지도 모르리라. 하지만 대중은 그딴거
신경 잘 안 쓴다. 그런 탓에 아무리 정몽구가 품질 상승을 외치고 불량 제로라고 주장한들 실제 현기차의 매출
상승으로 연결되기엔 무리가 많다. 중국의 모 전자 회사가 아무리 좋은 제품을 쓰고, 백년을 노력한 들
우리 한국의 소비자가 그 제품의 '좋은 점'을 과연 알겠는가? 모른다.
백이면 백... '어라? 중국제? 왜 이렇게 비싸?" .. 이런 반응일테지. 그러면 선발 주자를 이기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나? 역시 답은 정의선의 말처럼 디자인뿐이었다. 세련되, 미래 지향적인, 멋진 디자인.
피터가 대단한 점은 디자인 때문이 아니라 피터에게 그만큼 대단한 권력을 정의선이 부여하게 했고 그 때문에
고리타분한 경영진과 월급쟁이의 안일주의 등으로 빚어진 과거의 '고리타분한 결과물 - 디자인'에서 벗어나게
만든 1등 공신이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자. 젊은 디자이너가 있다. 그 디자이너가 상급자에게 원본을 제출한다. 그러자 그 상사는 자기도
위신이 있기 때문에 약간(?)의 태클을 걸어서 바꾼 후 다시 윗 사람에게 보인다. 허나 그 윗 사람도 역시 태클,
그런 몇 과정을 거쳐서 늙은 회장에게 올라가면... 그 디자인은 전형적인 50-60대가 선호하는 디자인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현재 일본차의 혼다 어코드나, 도요타 캠리 신형을 보면 전형적인 대기업의 보수적이고 고리타분한 디자인이
느껴질 것이다. 대중의 눈은 거의 비슷하다. 몇 천명에게 어떤 디자인을 보여 준 후 호불호, 점수를 평가하면
확률적으로 그 디자인에 대한 옳고 그름이 판단이 된다.
현대 소나타, 기아 K5 .... 이 모델과 과거 모델을 비교해서 어느 디자인이 좋냐고 물어보면 백이면 백.. 현재
모델이리라. 상전벽해다. 이런한 반향은 결국 현기차의 불티나는 매출로 이어졌고 가격 상승, 순이익 급증
으로 선순환 되는 구조로 변화되었다.
중국 시장을 보자. 가끔씩 중국 인터넷을 들어가면... 사람 사는 곳은 마찬가지란 것을 알게 된다.
중국 역시 한국처럼 독일 브랜드가 최고다. 왜냐고? 이유는 없다. 단지 벤츠 만드는 나라니까 그런 것이다.
과거 일본의 소니가 워크맨을 만들자, 뒤이어 도시바, 파나소닉 등이 연달아 비슷한 제품을 냈다.
그럼에도 잘 팔렸다. 왜냐? 전자 제품 강국 이미지를 만든 소니 때문이었다.
폭스바겐이 중국 시장에서 1위다. 근데 폭스바겐 디자인을 보면 휴우..'한심 그 자체' 라는 점이다.
어떻게 이런 구닥다리 디자인이 먹힐까? 근데 먹힌다. 가격도 현기차보다 일본차보다 평단가가 더 비싸다.
결국 브랜드 이미지란 것이다. 그걸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앞선 선두주자를 비슷하게 흉내내서는 안 된다.
중국 시장에서도 현기차는 몇 년전까지만 해도 싸구려였다. 현기차는 소형 클래스에서 중국차와 싸우는 처지였다.
중형 모델은 전부 일본차 천하였다. 소나타?? 도요타 캄리(구형 모델)이 한달에 1만대 팔릴 때.. 현대 소나타는
5백대 팔리던 시절이다. 왜냐고? 도요타보다 브랜드 인지도는 더 허접한데.. 디자인까지 더 허접했기 때문이다.
품질? 영업력 이딴건 개나 주라고 해. 다행히 이번에 현대 소나타와 기아 K 5 및 최근 모델 체인지 된
모델이 중국 시장에도 즉시 투입되었고 최근 들어 중국애들 하는 말이..."한국차 디자인 예술이다"라는 말이
이구동성으로 터져나오는 중이다. 그 전까지만 해도 중국애들 중국차를 열렬히 응원하면서 일본차는 언감생심이
지만 한국차는 바로 이길 수 있을 것처럼 그러더니.. K3, K5 투싼 등 넘사벽 디자인을 한 자동차가 중국 거리에
나타나자 바로 버로우 되고 참패를 인정하게 된다.
그러면서 가끔은 한국차가 일본차를 이겼다고 미국 자료 가지고 오고, 우리가 알고 있던 허접한 현기차가 사실은
미국 시장에서도 5위 먹고 전 세계 4위라니.. 이렇게 구전으로 자기들끼리 현빠, 현까로 섞여서 싸운다.
물론 그럼에도 중국의 중형차는 한국으로 치면 고급차 클래스(국민 소득)라서.. 여전히 상위 모델은 도요타,
혼다 등이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K 9 이 나왔다. 전형적인 비머 판박이다. 그리고 나 역시 실망했다. 과거 기아차가 보여준 스포티지하면서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이 아닌 것이다. 과거 한국차에게는 절대 나올 수 없을 것 같던 마쓰다의 놀라운 디자인을
깨버린 기아차 디자인은 대체 어디로 가는 것일까?
현대의 제네시스 쿠페의 앞 라이트처럼.. 요즘 슬슬 불안해지고 있다.
제발.. 정신 차리세요. 현대차 경영진들~ 당신들이 성공한 이유는 디자인 혁신에 있었습니다.
과거 LG TV 가 미국에서 3위 먹을 때 LG 북미 법인장이 인터뷰에서 "LG 의 끊임 없는 투자와 품질로..." 어쩌고..
임마~ LG 가 TV 에서 그 정도 레벨에 오른건 과거 LG 휴대폰 인지도 때문이거든? 아유..
현대, 기아차 지금까지 잘하고 있습니다. 당신들이 한국이란 국가 브랜드를 살릴 수도, 죽일 수 도 있답니다.
현재 당신들이 상대로 싸우는 국가는 미국, 일본, 독일입니다. 이 지구촌을 호령하는 강국이죠.
디자인~ 죽어도 디자인이 살 길입니다. 괜히 뻘짓하고 대기업 특유의 보수적인 마인드는 버리시길.
수고하세요. 화이팅~~
k9가 유치하다라...... 국내고객이 눈이 높아진건지.. 아님 그냥 현까인지..
삼성, 엘지는 이전부터 백색가전으로 세계 정상에 서있던 업체. 물론 인지도가 떨어질때는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시장을 잠식하였고, 그 이후 그 여력을 발판으로 기술력까지 쌓아올린 전형적인 후발주자의 성공케이스를 보여준다.
게다가 삼성은 메모리분야 집중투자와 기술개발로 전세계에서 압도적인 파워의 메모리 제조사가 되었다. 그리고 두 회사 모두 집중한 분야가 있었으니 디스플레이다.
잘 읽었습니다
그러한 배경으로 미니기기에도 손을 대었으며, 국내 휴대폰 시장을 장악하고, 항상 그러하듯 북미와 유럽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부터 휴대폰 시장을 잠식해 나가기 시작... 동시에 노트북등의 고집적 산업에도 전력 투입.
이미 기술적 배경은 모두 갖추어놓았던 업체들이다. 그러한 다양한 시장배경, 기술적 배경과 자본적 여력, 그리고 공격적인 경영과 뛰어난 승부기질로 스맛폰 사업에서 질주한 것이다.
상당히 뼈있는 이야기 같네요~
추천요~~
그래도 케나인은 디자인 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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