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는 쏟아지고, 가격은 떨어지고….’올해 신규 브랜드 진출과 가격 거품을 걷어내는 할인 마케팅을 앞세워 사상 처음으로 시장점유율 3%를 돌파한 수입차 업계가 내년에는 더욱 거센 가격파괴 바람을 일으킬 전망이다.
2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내년에 출시될 수입 신차는 총 80여종. 이 가운데는 2000만원대 승용세단 등 국산차에 버금가는 가격대를 제시한 전략 차종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수입차 업체들이 본격적인 경쟁체제에 돌입하는 내년 시즌에 대비해 다양한 신차를 발표할 계획”이라며 “신차 중에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저가 전략차종들이 많아 신규등록대수가 올해보다 15% 늘어난 3만4500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업체 간 경쟁 속에 중ㆍ대형차 중심의 시장구도가 중ㆍ소형 모델로 라인업이 다양화되면서 고객 입맛을 당기는 저가 차량들이 대거 출시될 것이란 설명이다.
포드코리아는 내년 1월 출시할 중형 세단 ‘뉴 몬데오’(2000cc) 의 가격을 2700만원으로 정했다. 올해 모델(3160만원)보다 400만원 이상 가격대가 낮아졌다. 2700만원은 현재 국내 시판 중인 수입차 가운데 최저가로, 동급인 현대 쏘나타N20 프리미어 슈퍼형(2359만원)보다 불과 300만원 정도 비싸다.
포드코리아 관계자는 “3만달러 이상으로 팔리는 유럽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출시되는 것”이라며 “유럽 차값에 포함된 연구개발 비용이 국내 수입분에서는 빠졌고,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마진도 크게 줄였다”고 말했다.
포드코리아는 지난 6월 3000cc 배기량의 대형 세단 ‘파이브헌드레드’를 3880만원에 내놓아 11월까지 356대를 판매하는 등 할인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린 바 있다.
폭스바겐도 수입차 가격의 ‘거품빼기’에 앞장서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오는 4월 준중형 세단 ‘제타’를 출시하는데, 2000cc 모델의 가격이 3000만원을 밑돈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제타가 해외에서 골프보다 약간 싸게 팔리는데 골프2.0 FSI 딜럭스의 국내 가격이 298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제타2.0T는 2000만원대 후반에 출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박동훈 사장은 “돈 많은 사람들이 수입차 고객이란 고정관념이 줄어들어 이제 수입차는 개성 표현의 수단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합리적인 가격대의 차량을 지속적으로 제공해 수입차 시장의 벽을 허물겠다”고 말했다.
이들 차량이 내년에 출시되면, 기존 2000만원대 차량인 해치백 스타일의 골프2.0FSI와 푸조 206SW(2950만원), 혼다 스포츠다목적차량(SUV)인 CR-V(2990만원), 크라이슬러의 크로스오버차 PT크루저(2990만원) 등과 함께 치열한 시장쟁탈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내년에 주목받게 될 디젤차량의 가격파괴도 눈에 띈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내년 1월 선보일 디젤차의 가격을 동급의 가솔린차보다 훨씬 저렴하게 책정, 스포츠세단 ‘S60 D5(2500cc)’를 가솔린 모델인 S60 2.5T(6036만원)보다 25.8% 싼 4479만원에 판매한다.
BMW코리아도 이달 초 출시된 SUV X3의 디젤 모델 ‘X3 3.0d 다이내믹’의 가격(7250만원)을 가솔린 모델과 동일하게 정했다.
수입차 업계의 내년 키워드는 가격파괴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