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드림

 이른바 '김여사'가 뜨고 있다. '김여사'는 운전이 미숙한 여성을 비하하는 호칭으로, 최근 여성 운전자 사고 관련 동영상이 화제를 모으며 유명해졌다. 한 마디로 '도로에서 다른 운전자나 보행자를 배려하지 않아 사고를 내는 사람'으로 여성이 지목된 것이다. 그러나 통계상 여성 운전자들의 사고율은 남성과 비교해 결코 높은 수준이 아니다.
 
 교통안전공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총 22만1,711건의 사고 중 여성은 17%로 나타났다. 교통사고의 대다수는 남성들이 저지른 것. 전체 운전면허 소지자의 40%가 여성인 점을 감안하면 비율은 더 낮아지는 셈이다. 면허 인구 100명당 사고율도 남성은 1.3%인데 반해 여성은 0.3%에 불과하다. 따라서 김여사 논란은 마녀사냥 여론몰이라는 비판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전반적인 사회 인식은 온통 여성 운전자를 질타하는 데 혈안이 돼 있다. '여성은 운전 실력이 미숙하다'는 고정관념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실제 모든 여성 운전자가 사고를 내는 것이 아닌 데도, 선입견으로 '여성 운전자=사고 잠재력이 높다'는 식의 일반화가 만연하다는 이야기다.

 이처럼 여성 운전자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이유는 여성 면허 취득자 증가세와 무관치 않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 10년 사이 여성 운전자 비율은 19.0%에서 37.8%로 두 배 정도 늘었다. 때문에 도로 위에서 여성 운전자의 사고도 자연스레 늘었다. 그러나 여성 전체의 사고율은 6.2%에서 14.8%로 증가했다. 면허취득자 증가와 사고율의 상관성이 없다고 단언할 수 없지만 면허취득 증가세를 앞서는 사고율 상승 이유를 김여사로만 볼 수도 없다.

 남자든, 여자든 사고를 줄이기 위해선 운전면허 교육 강화가 뒤따라야 한다. 그러자면 현재 운전면허 학원에서 대행하는 시험이 까다로워질 필요가 있다. 수강생들의 합격율이 학원 운영의 생존 담보로 연결되는 구조를 벗어나야 한다는 것. 수강생들이 오지 않으면 학원 운영에 심대한 타격을 받는 학원으로선 대충 교육으로 억지로라도 합격률을 올려야 생존할 수 있다.

 면허 취득 이후의 관리도 마찬가지다. 면허만 따고 실제로 운전하지 않는 소위 '장롱면허' 소지자는 면허 미소지자와 큰 차이가 없다. 따라서 현재의 적성검사 시스템에 신체검사 외에 운전 경험 등의 내용을 추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오늘의 김여사 문제는 비단 여성 운전자들의 문제만이 아니다. 남성 운전자도 함께 고민해야한다는 뜻이다. 이를 줄이기 위한 첫 단추는 단연 면허 취득 제도의 보완이다. '간소화'로 시험 과정을 줄여 불필요한 비용이나 시간 소모를 막아낸 일은 긍정적이지만 운전 능력까지 '간소화' 할 필요는 없다. 기본 소양을 갖추지 못한 운전자가 도로에서 지속적으로 사고를 발생한다면 여기에 투입해야 하는 사회적 비용도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어서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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