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닛산 얼라이언스가 르노삼성차의 대규모 지원방안으로 닛산 로그의 한국 생산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로그의 국내 생산은 2014년부터 8만대 규모로 시작된다. 이에 따라 한국닛산도 시장 전략 변화를 고려해야 할 때가 왔다.
한국닛산이 출범했던 지난 2008년 국내 주력은 세단 알티마와 중형 SUV 무라노, 소형 SUV 로그 등이었다. 이 가운데 로그는 르노삼성차 QM5의 형제차로 인식되며 안착에 어려움을 겪었다. 두 차가 동일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똑같은 차' 인식이 적지 않았던 것. 게다가 비슷한 가격에 상품성은 QM5가 앞서 로그 판매는 좀처럼 늘지 않았다. 한국닛산으로선 르노삼성이라는 의외의 복병을 만난 셈이다.
이후 스포츠카인 370Z, 슈퍼카 GT-R 등이 한국닛산 라인업에 추가됐지만 어디까지나 틈새시장을 노린 것이어서 실적 기여도는 낮았다. 설상가상으로 알티마 판매가 하락세를 걸으며 회사는 부진에 빠졌고, 큐브 역시 출시 초기 반짝했을 뿐 기대만큼 성적을 얻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르노삼성차의 신형 로그 생산은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회장은 "모두가 윈-윈-윈 하는 구조"라고 설명하지만 한국닛산에게는 이번 결정이 악재나 다름 없다. 로그의 국내 생산은 결국 한국닛산에게 로그를 판매하지 말라는 얘기와 같아서다.
만약 일본산 로그를 한국닛산이 계속 판매하면 '닛산'이라는 브랜드 전체의 위상이 흔들릴 수도 있다. 닛산과 르노삼성의 정체성에 혼선이 오면서 이른바 수입차 프리미엄 효과가 떨어진다는 얘기다. 일례로 한국 소비자들은 현대차와 기아차를 떼놓고 생각하지 않는다. 생산, 판매, 서비스가 분리된 개별 회사지만 인식은 한 가족이다. 디자인과 명찰만 다를 뿐 양사의 제품이 같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점에서 본다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전혀 다른 브랜드로 정립돼 있다. 차별성을 가지도록 브랜드 운용이 되기 때문이다. 물류 센터부터 자체 금융사까지 회사 전반을 공유하고, 차대와 엔진 등도 같지만 동일 제품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별로 없다.
결론적으로 한국닛산의 위기 해법은 제품 다양화를 통한 이미지 차별화로 모아진다. 닛산은 현재 일본에서 60종이 넘는 차를 판매 중이다. 이 가운데 한국에 도입된 차는 6종에 불과하다. 미국에서 판매하는 제품도 22종이나 된다. 더욱이 FTA로 미국차의 국내 수입 문은 활짝 열려 있다. 현재 7종(프런티어, 엑스테라, 알티마, 맥시마, 패스파인더, 아마다, 타이탄)이 미국에서 생산된다는 점도 긍정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부산공장에서 로그를 생산하는 시점은 2014년이다. 닛산으로선 차종 다양화라는 준비 시간을 갖기에 충분하다. 또한 이번 르노-닛산 최고 경영자의 판단은 어디까지나 르노삼성차를 살리겠다는 취지에 맞추어져 있다. 한국닛산을 위한 방안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래서 한국닛산이 생각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차종 늘리기가 필요한 셈이다. 그러나 한국닛산은 제품군 확대에 부정적이다. 틈새보다 주력 차종인 신형 알티마에 희망을 걸고 있다. 알티마 이후 별 다른 대안이 없음에도 차종 다양화에 주춤거린다.
물론 제품 하나를 국내에 새로 도입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수입 후 판매량이 적으면 재고 처리도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자동차회사는 신차로 먹고 산다'는 말이 있다. 한국에서 신차란 후속 차종 외에 국내에 없는 차종을 포함한다. 닛산의 제품군이라면 신차효과는 꽤 오래 지속할 수 있을 것 같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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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일본 가면 소형 7인승 미니밴 많던데.. 그런거나 좀 가져오지
쥬크 가져오면 재미있기는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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