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국내시장에서 판매하는 차량 중 단가가 높은 이른바 '수익모델'의 판매 비중이 전년보다 낮아지고 있다. 현대차 신형 싼타페와 기아차 K9 등 단가가 높은 신차가 올해 출시됐지만 그랜저와 K7 등 기존 고수익 모델의 판매는 줄어든 결과다.
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현대차의 전체 승용차와 레저용차량(RV) 판매(28만9584대)에서 중형급 이상 모델 판매(19만1790대)가 차지한 비중은 66.2%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66.8%로보다 0.6%p 하락한 것이다.
또 올해 1~7월 기아차의 승용차 및 RV 판매(11만5727대)에서 중형급 이상 모델 판매(11만5727대)가 차지한 비중은 46.5%로 지난해 56.7% 보다 10.2%p 내려갔다.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수익성이 높은 중형급 이상 판매가 줄었다.
차량 한대의 평균 판매단가를 나타내는 ASP도 둔화 양상을 보였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의 국내시장 ASP는 2320만원으로 지난해 2350만원보다 30만원 내려갔다. 기아차의 올해 상반기 ASP는 1860만원으로 지난해 보다 30만원 증가했다. 하지만 기아차 전체 라인업 중 최고 프리미엄 모델인 K9이 투입된 이후의 결과라는 점을 감안하면 증가폭이 다소 미미하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신형 싼타페와 K9 등 판매단가가 높은 주력 신차가 투입됐음에도 수익모델 판매비중이 줄어든 까닭은 신차 투입으로 얻어지는 판매효과보다 기존 수익모델의 판매가 더 줄어든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차의 경우 올해 1~7월 싼타페는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1만7831대 더 팔렸다. 하지만 같은 기간 신형 그랜저의 판매는 1만7415대 감소했으며 제네시스와 에쿠스 등 프리미엄 세단의 판매도 각각 3416대, 2247대 줄어들었다. 쏘나타 판매는 1087대 내려갔다.
기아차는 올해 1~7월 K9이 4603대 팔렸지만 같은 기간 K7 판매가 지난해 대비 5825대 감소했으며 스포티지R과 쏘렌토R의 판매 역시 각각 5515대, 5648대 줄었다.
국내 시장에서 수익모델 판매비중이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기아차가 상반기 사상 최고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은 해외시장 판매단가 상승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의 상반기 수출 ASP는 1만6300달러로 전년대비 200달러 상승했으며 기아차의 상반기 수출 ASP는 1만3300달러로 지난해 보다 300달러 뛰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형 싼타페와 K9의 판매에 힘입어 하반기 수익성은 상반기보다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며 "하반기 출시될 주력 볼륨모델 K3도 기존 모델인 포르테보다 가격이 인상돼 나올 것으로 보여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준 기자
출처-머니투데이
<본 기사의 저작권은 머니투데이에 있으며,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