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입차를 리스로 구매하는 일부 소비자들의 피해가 극심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리스는 말 그대로 일정 기간 리스회사에 매월 돈을 지불하며 차를 빌려 타는 제도다. 리스사에 내는 돈은 이른바 '사업비'로 처리할 수 있는 데다 렌터카처럼 '허'자 번호가 아니어서 사업자들이 주로 이용한다. 최근에는 개인도 리스할 수 있어 수입차 구매방식의 '대세'가 됐다. 그러나 리스료에 거품이 끼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용자들이 적지 않다. 이를 악용한 영업사원과 리스사 간의 은밀한 거래는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내용과는 무관함
리스로 차를 타려면 리스사가 차를 구매한 후 사용자가 빌리게 된다. 이 때 발생하는 게 리스료이며, 리스사들은 리스료에 포함된 이자 수익으로 먹고 산다. 그런데 리스사가 영업을 펼치는 대상은 리스료를 내는 이용자가 아닌 차를 파는 영업사원이다. 왜일까. 차 구입자가 영업사원에게 리스관련 업무를 일임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리스 이용자들은 대부분 영업사원이 알아서 잘 해줄 것이란 믿음과 함께 어느 리스사를 고르든 조건이 비슷할 것이란 생각에 영업사원이 추천하는 회사를 택한다. 이러다 보니 리스사 선택권은 영업사원이 갖게 되고, 리스사는 영업사원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노력한다. 그 노력의 산물이 바로 영업사원에게 주는 수수료다. 일종의 알선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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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가 법에 저촉되는 건 아니다. 중간수수료의 경우 금융법 상 보호받는다. 문제는 그 돈이 어디서 나오느냐다. 리스사가 자체 마진에서 떼어주지는 않는다. 물론 그 중 일부는 부담하겠지만 상당액을 이용자의 리스료에 포함시킨다. 결국 이용자가 수수료를 내주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수수료가 올라가면 소비자들의 이자율도 높아진다.
최근엔 수수료가 차값의 10%까지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선 12%를 준다는 소문도 있다. 즉 10%로만 보더라도 1억 원짜리 차를 리스로 살 때 발생하는 1,000만 원의 수수료를 소비자가 부담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차 1~2대만 잘 팔고는 그 달 영업을 접는 영업사원도 있어 딜러사 영업관리자들의 속을 태우기도 한다.
물론 수수료를 영업사원들이 몽땅 챙기는 경우는 사실상 쉽지 않다. 상당액을 차값 할인에 쓰고 있다. 요즘 수입차 구입자들의 첫 마디가 "얼마 깎아주느냐"일 만큼 할인액에 민감한 데다, 이미 몇 군데에서 견적을 받고 비교하는 소비자도 있어 영업사원들은 차를 팔기 위해 향후 받을 수수료로 선할인해주는 예도 비일비재하다.
소비자 중에는 수수료 지급 사실을 알고는 역으로 영업사원을 몰아붙이기도 한다. 수수료를 하나도 못받게 할 뿐 아니라 교묘하게 경쟁을 붙여 영업사원 판매수당까지 토해내게 만드는 것. 결국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영업사원에게 일임하는고객을 만났을 때에나 영업사원들은 한 몫 챙길 수 있다.
수수료가 이 처럼 천정부지로 뛰는 건 리스사들 간 경쟁이 점점 치열해져서다. 특히 수입차업체들의 직영 금융사가 생겨나면서 일반 리스사들 간 경쟁은 더욱 심화됐다. 신차 가격이 낮아지면서 줄어든 영업사원 판매마진도 수수료 상승의 원인이 됐다. 줄어든 수익을 수수료로 충당하기 위한 영업사원들의 요구를 리스사 입장에선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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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는 경쟁이 상대적으로 덜한 수입차 직영 금융사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한다. 직영 금융사를 가진 수입차업체 영업사원들은 의무적으로 일정 대수는 직영 금융사를 이용해야 하는데, 이 때는 보통 3~4%의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수수료 대신 이용실적에 따른 마일리지 적립을 통해 향후 포상받기도 한다.
업계는 수수료 과다 지급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선 소비자가 리스사를 직접 선택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영업사원을 통해 리스사를 소개받으면 수수료가 발생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몇 군데 전시장에서 판매조건을 확인한 뒤 도를 뛰어넘는 할인을 요구하지 않아야 한다. 무리한 할인 뒤에는 소비자가 모르는 함정이 존재할 수도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리스 수수료로 일부 큰 돈을 쥐는 영업사원도 가끔 있지만 결국 수수료로 인한 피해는 소비자, 영업사원, 리스사 모두가 입고 있다"며 "할인판매가 일반화된 수입차시장의 왜곡을 바로잡아야 이런 제로섬 게임을 끝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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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세금 낼거 다내고 현찰 박치로 할걸 그랬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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