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막을 내린 2012 파리모터쇼에서 르노가 미래 제품전략을 선보였다. 르노의 미래 제품 전략은 '선택과 집중'으로 요약됐다. 유럽 시장을 겨냥한 소형차 클리오를 무대 전면에 내세움과 동시에 르노-닛산의 공동 추진 과제인 전기차 집념을 유감없이 보여줬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르노의 제품전략은 소형차, 중대형차 그리고 전기차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소형차는 어디까지나 르노 중심의 유럽 시장 전략 차종이다. 모터쇼에 등장한 신형 클리오는 3도어와 5도어, 쿠페 등 다양한 형태로 등장해 유럽 소비자 시선을 끌어당겼다. 반면 수출에 필요한 중대형차는 르노삼성을 적극 활용한다. 최근 르노삼성이 마카오에 SM5 택시 70대를 공급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내연기관 못지않게 르노와 르노삼성이 중요하게 여기는 분야가 전기차다. 모터쇼에 끊이지 않고 등장하는 르노의 무공해 전기차 3종은 도심 내 이동수단으로 이미 사용되기 시작했다. 모터쇼 야외에 충전 중인 전기차 '트위지(Twizy)'가 파리 시내 교통수단으로 자리했을 만큼 인지도는 높다.
이 같은 르노의 제품 전략은 한국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국내에서 전기차 행보는 단연 SM3가 주인공이다. 이미 실증사업을 마치고 판매 준비에 들어갔다. 높은 가격을 낮추기 위해 리스(Lease) 제도를 적극 활용한다는 게 르노삼성의 복안이다. 특히 지식경제부가 최근 앞장서 추진하는 도심 내 카쉐어링 사업에 전기차를 집중 투입, 편의성과 효용성을 인정받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르노 아태지역 질 로망 총괄 사장은 "르노삼성에 대한 투자는 기존 내연기관차 뿐 아니라 전기차도 포함된다"며 "르노삼성의 성장 동력도 내연기관 자동차와 전기차 두 가지 측면에서 고려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SM3가 전기차를 상징한다면 르노삼성이 내년 내놓을 CUV는 제품군 보강에 해당된다. 세단 일색이었던 한국 시장에서 CUV의 주목도가 점차 높아진다고 판단, CUV를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생산키로 했다. CUV가 나오면 내수는 물론 중국과 동남아 지역에 수출도 병행하게 된다. 이를 통해 한국은 물론 젊어지는 아시아 시장의 소비층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자동차 상품성도 지속 보강할 계획이다. 특히 르노삼성은 IT와의 융합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대표적으로 르노삼성이 내세우는 개념이 '스마트 커넥트(Smart Connect)'다. 자동차 하드웨어에 통신사 소프트웨어를 결합, 첨단 멀티미디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스마트 커넥트의 여러 기능 중 가장 인기있는 것은 내비게이션과 통신의 연결이다. SK가 개발한 T맵을 자동차에 적용하고, 스마트폰 와이파이를 이용한 실시간 교통안내 기능을 담아냈다. 데이터 사용금액도 200회 이상 검색 때 500원으로 부담이 적다. SK 네트워크를 활용한 만큼 지도 업데이트는 SK 허브 주유소에서 가능하다.
젊은층이 선호하는 인포테인먼트는 멜론(Melon) 연계로 니즈를 충족시켰다. 폰에 저장된 음악 뿐 아니라 사진, 영화, 동영상까지 7인치 내비게이션 화면과 사운드 시스템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블루투스 스트리밍을 넘어 와이파이 테더링을 통한 대용량 파일 전송도 어렵지 않다. 나아가 기기의 주요 메뉴 실행이 음성으로 가능한 음성인식도 확대 중이다. 음성으로 오디오 작동, 전화 걸기, 메뉴 이동, 내비게이션 목적지 등을 설정할 수 있다.
한편, 이 같은 제품전략을 통해 르노는 아시아 시장 내 입지 강화를, 르노삼성은 한국 뿐 아니라 수출 지역 확대를 넓힌다는 복안이다. 이와 관련, 아시아태평양 총괄 질 노르망 부회장은 이달 초 파리모터쇼에서 본지를 만나 "아시아에서 르노의 경쟁력을 높이는 쪽으로 제품전략을 구성한 뒤 시장 확대를 위해 르노삼성의 제품군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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