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드림

 메르세데스-벤츠가 국내에 디젤하이브리드를 출시하면서 친환경차 시장에 끼칠 영향에 대해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기존 가솔린 하이브리드보다 연료효율과 동력성능이 앞서지만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 보급에 걸림돌이 될 수 있어서다.

 24일 메르세데스-벤츠는 E클래스 부분변경을 내놓으며 디젤 하이브리드를 국내 최초 출시했다. E300 블루텍 하이브리드는 2,143㏄ 직렬 4기통 디젤엔진과 20㎾의 전기모터를 탑재했다. 동력 성능은 디젤엔진 최고 204마력, 51.0㎏·m의 토크를 내고 전기모터는 최고 27마력, 25.51㎏·m를 담당한다. 7단 자동변속기와 결합한 연료효율은 유럽 기준 ℓ당 약 24.39㎞에 이르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당 107g로 억제했다.

 E클래스 외에도 주목받는 디젤 하이브리드는 올해 하반기 출시를 준비 중인 시트로엥 DS5 하이브리드4다. 2.0ℓ HDi 디젤 엔진과 27㎾급 전기모터가 결합됐다. 내연기관이 최고 163마력, 30.61㎏·m이며, 전기모터는 최고 37마력에 20.4㎏·m의 토크를 지원한다. 수동 기반 자동변속기 EGS 6단을 탑재해 유럽 기준 약 26.3㎞/ℓ의 연료 효율과 99㎞/g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기록했다.

 디젤 하이브리드는 동급 친환경차 대비 동력 성능은 물론 연료효율과 이산화탄소 저감 등 친환경성에서 앞서는 게 특징이다. 최고 출력 200마력 이상을 내면서도 연료효율이 ℓ당 20㎞를 훌쩍 넘는 친환경차로 인식된다. 아직 국내 기준 연비는 공개 전이지만 유럽과 한국의 측정 차를 고려하면 '연비 끝판왕'으로 불리는 푸조 208 1.4ℓ e-HDi의 21.1㎞/ℓ, 토요타 프리우스의 21.0㎞/ℓ를 넘어서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측정될 전망이다.

 경쟁상대로 지목되는 동급 가솔린 하이브리드 및 디젤 차종과 비교했을 때 차이는 더욱 명백하다. 대표적인 중형 가솔린 하이브리드 렉서스 ES300h의 경우 2,494㏄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을 기반으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최고 203마력, 최대 21.6㎏·m의 성능을 낸다. 연료효율은 복합 기준 16.4㎞/ℓ,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37g/㎞이다. 디젤 세단 열풍을 불러온 BMW 520d는 1,995㏄ 직렬 4기통 디젤 엔진을 탑재해 최대 184마력, 최고 38.8㎏·m의 동력 성능을 확보했다. 연료 효율은 16.4㎞/ℓ, 이산화탄소는 ㎞당 118.0g을 배출한다.

 문제는 가격이다. 내연기관에 전기 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는 일반 내연기관보다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 여기에 디젤 엔진도 가솔린 등 다른 내연기관보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E300 하이브리드의 국내 가격은 8,170만원이다. 시트로엥 DS5 하이브리드는 유럽 기준 4만3,950유로(한화 약 6,651만 원)부터 판매된다. 렉서스 ES300h는 4,990~6,160만원, BMW 520d는 6,260만원이다. 브랜드와 사용 연료, 배기량 등이 상이해 직접적인 비교는 무리가 있지만 비교 대상이 되는 차종 간 많게는 수천 만 원의 가격차가 발생하는 셈이다.

 하이브리드 보급에 앞장서는 토요타 역시 디젤 하이브리드의 높은 가격을 보급의 걸림돌로 지적했다. 지난달 22일 일본 토요타시 토요타 본사에서 만난 히사시 나카이 토요타 기술홍보담당 프로젝트 매니저(PM)는 "하이브리드는 내연기관에 전기모터를 더해 두 가지 동력을 결합하는 기술로, 가솔린이나 디젤 상관없이 결합 자체는 어렵지 않다"며 "그러나 디젤엔진 자체가 가솔린보다 비싼 데다 하이브리드 시스템까지 결합하면 가격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관계자는 "E300 블루텍 하이브리드는 국내 최초로 출시되는 디젤 하이브리드인 만큼 기존 친환경차들과의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며 "혁신적인 기술을 적용했음에도 E클래스 내에서도  매력적인 가격을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본 기사의 저작권은 오토타임즈에 있으며,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