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인도에서 전 차종의 판매가격을 인상한다. 최근 루피화 가치 하락에 따른 원가 상승으로 인해 수익성이 떨어져서다.
현지 통화가치가 떨어지면 수입 부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아져 이익률이 하락하게 된다. 구매력 약화로 인한 판매 위축도 우려된다. 이미 전자업체들도 유사한 고충을 겪고 있어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 충격이 다른 산업으로 확대될 지 주목된다.
현대차 인도현지법인(HMIL)은 다음달 1일부터 전 차종의 판매가격을 4000~2만루피(약 7만~34만5000원) 인상한다고 최근 밝혔다. 이달 초 출시한 신형 '그랜드 i10'은 가격 인상에서 제외된다.
현대차는 인도에서 경차 '이온(EON)'부터 SUV '싼타페'까지 총 9종의 차량을 판매 중이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인도 루피화 가치 급락과 물가 상승으로 인한 생산비용 증가로 현대차 글로벌 현지법인 가운데 수익성이 최하위권인 상황이다. 이번 인상은 수익성 회복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실제 다른 자동차 업체들도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토요타는 판매가격을 2만4000루피까지 올리기로 했고, 메르세데스-벤츠와 포드, GM 등은 이달 가격을 인상했다.
현대차 인도법인의 올 상반기 대당 판매가격(ASP)은 평균 774만원으로 2011년 상반기 대비 7.3% 하락했다. ASP는 영업이익률과 함께 자동차 회사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지표인데 다른 해외법인은 모두 올랐다.
또 현지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해 판매량도 감소했다. 올 1~8월 인도 판매량은 25만2000여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줄었다. 올 들어 매달 3만대 이상 팔아왔으나 지난 7, 8월에는 각각 2만6000대, 2만8000대에 그쳤다.
현대차가 판매 부진에도 가격을 올린데는 루피화 가치 급락 영향이 컸다. 1루피의 가치는 현재 원화 기준으로 17.2원 수준. 올해 초 21.4원에 비해 20% 가량 절하됐다. 원화 환산 매출은 더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라케쉬 스리바스타바(Rakesh Srivastava) 인도법인 마케팅 담당 수석부사장은 "루피화 가치하락과 물가상승이 생산 비용에 큰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현대차 입도법인의 판매나 수익성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통화 약세 속에 물가와 금리가 상승해 수요가 더 위축되고 있는데다 원자재와 부품수입 비용이 늘어나서다.
더구나 인도 정부는 재정 적자 완화를 위해 유가 보조금을 축소하고, SUV 소비세 인상 및 외자 기업에 대한 세무 조사 등을 통한 세수 확보에 나서고 있다.
올 하반기 오남, 디왈리 등 축제 시즌 특수, 전년도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 등을 기대해 볼 수 있으나 현재 경제 여건상 급격한 수요 회복이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김남이 기자
출처-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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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이 기자면 기자답게 이익율이나 밝혀주지
밥얻어 쳐먹고 원고 옮겨적지 말고
나도 20년 전에 워드 프로세서 자격증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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