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장 공략 고삐를 죄는 국내 타이어 업계에 인도 업체가 복병으로 떠올랐다. 인도 아폴로타이어가 미국 쿠퍼타이어를 인수해 현지 판매 확대에 나선 것. 아폴로타이어는 '규모의 경제' 싸움이 한창인 글로벌 타이어 시장에서도 국내 업계와 부딪칠 것으로 예상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아폴로타이어는 쿠퍼타이어 인수로 매출 기준 글로벌 순위가 7위로 뛰어오를 전망이다. 쿠퍼타이어의 지난해 글로벌 순위는 9위였다. 아폴로타이어와 쿠퍼타이어는 지난 6월 인수합병에 합의했고, 지난 달 30일 쿠퍼타이어는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아폴로타이어로의 합병을 승인했다.
아폴로타이어의 글로벌 순위 상승으로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의 글로벌 순위는 1계단 씩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매출 기준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의 글로벌 순위는 각각 7위와 11위였다.
아폴로타이어가 쿠퍼타이어 인수에 나선 것은 미국 자동차 시장 활황세로 타이어 시장 전망도 호전된 때문이다. 올해 미국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7.4% 증가한 약 1557만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판매 증가폭은 글로벌 주요시장 가운데 중국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수준이다. 쿠퍼타이어는 오하이오주와 미시시피주 등 미국 내에만 4개의 공장을 갖추고 있다. 이는 미국에 공장을 설립하고 현지시장 공략을 가속화하려는 국내 업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한국타이어는 미국 조지아주와 테니시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등 3곳을 공장 설립 후보지로 검토 중이며 연말쯤 부지를 확정할 계획이다. 금호타이어는 2008년 이후 중단된 조지아주 공장 건설 재개 시점을 검토 중이다.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의 경쟁도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폴로타이어는 전체 매출의 3분의 2를 인도시장에 의존하고 있는데 유럽과 아시아에 생산기지를 갖춘 쿠퍼타이어를 통해 글로벌 판매 확대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쿠퍼타이어는 중국과 영국과 세르비아, 멕시코 등 미국 외 지역 5개 공장에서 타이어 생산을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업계도 인수·합병에 나서 글로벌 경쟁에 대응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한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한국타이어는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를 통해 적당한 매물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폴로타이어의 쿠퍼타이어 인수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조현식 한국타이어 월드와이드 사장은 "4분기 지주사 조건이 충족되면 타이어 산업과 연관된 분야에서 신사업을 모색할 것"이라며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분야를 찾고 있으며 1000억원대 매물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안정준 기자
출처-머니투데이
<본 기사의 저작권은 머니투데이에 있으며,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