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현대·기아차에 도전장을 냈다. ‘뉴 코란도C’를 통해 유럽 시장에서 현대·기아차 SUV와 경쟁하고, ‘SUV 명가’를 재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유일 쌍용차 사장은 3일(현지시각) 독일 비스바덴에서 열린 ‘뉴 코란도 C 글로벌 런칭’ 행사에서 “‘뉴 코란도 C’의 유럽 경쟁차는 현대차의 ‘투싼ix’와 기아차의 ‘스포티지' 등”이라며 “유럽시장에서 내년 1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19개국 기자 및 대리점 관계자 등 130여명이 참석했다.
유럽 SUV시장은 전체 자동차 시장이 6년 연속 감소하고 있는 중에도 2008년과 비교할 때 지난해 판매가 53% 늘어나는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뉴 코란도 C’가 속한 SUV-C세그먼트 시장은 절대판매량이 가장 큰 차급으로 지난해 120만여대가 팔렸다.
쌍용차는 전체 유럽 자동차 판매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독일을 중심으로 중부유럽을 먼저 공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10년 유럽 자동차 전문 판매기업 알코파(Alcopa)와 계약을 맺고 독일 등 중부유럽 6개국(독일, 스위스,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에 딜러 네트워크를 확충하고 있다.
◇‘뉴 코란도 C’ 2.0 디젤엔진 모델을 ‘투싼’ 1.7 디젤 엔진 가격으로
쌍용차는 유럽인들의 ‘쇼핑리스트’에 현대차 ‘투싼ix’, 기아차 ‘스포티지’와 함께 ‘뉴 코란도 C’를 올리기 위해 ‘뉴 코란도C’ 2.0 디젤엔진 모델의 유럽 판매가격을 2만유로(약 3000만원)로 정했다.
현대차 ‘투싼ix’ 1.7 디젤엔진의 유럽판매 가격과 비슷한 가격이다. 본래 2만2000유로를 고려했으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마진 부분에서 2000유로를 줄였다.
또 탄소배출량을 147g/km로 줄인 e-XDi200 LOW CO2 엔진(149마력/MT)을 적용한 ‘뉴 코란도 C’를 내놓아 유럽에서 부과하는 탄소세 영향을 최소화 했다. 독일에서는 따로 탄소세가 부과되지 않는 양이다.
쌍용차는 ‘뉴 코란도 C’의 디자인 및 품질과 가격이면 이미 유럽에서 자리를 잡은 현대·기아차 SUV와 충분히 경쟁할 만하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투싼ix’와 기아차 '스포티지'는 올 상반기 서유럽에서 각각 4만3680대, 3만8370대를 판매했다.
아울러 쌍용차는 브랜드 이미지 및 인지도 개선을 위한 홍보마케팅에도 나선다. 이 사장은 “2008년 쌍용차를 유럽에서 판매하던 기업이 파산을 해 AS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가 유럽에서 매우 안 좋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쌍용차는 유럽 지역 대리점 확장 및 네덜란드 부품센터 운영을 통해 AS를 강화하고 있다. 또 유럽 지역에서 펼쳐지는 모터쇼에 적극적 참가해 기업의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이 사장은 “현재 ‘뉴 코란도 C’를 모터쇼에서 체험해본 사람들의 반응은 좋다”고 말했다.
◇'쏘울'과 같은 차급인 'X100' 2015년 출시할 것
쌍용차가 현재 유럽에서 목표로 하고 있는 고객층은 40대. 장기적으로는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젊은 층도 공략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유럽에서 자리를 잡으려면 포트폴리오 확대가 필요하다”며 “기아차 ‘쏘울’과 같은 B-세그먼트 차량 판매를 통해 가격을 더욱 낮추면 젊은 층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5년 소형SUV ‘X100’이 출시되면 SUV에서 다양한 라인업이 완성된다”며 “그러면 물량도 확대되고 비교적 낡은 이미지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X100’은 쌍용차가 개발 중인 B-세그먼트 신차로 2015년 1월 선보일 예정이다. ‘X100’에는 1.6 디젤 및 가솔린 엔진이 탑재된다. 이외에도 쌍용차는 ‘X100’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차급의 차량 설계가 이미 들어간 상태다.
유럽 자동차 업계에서는 쌍용차가 유럽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코란도 투리스모’의 경우 배출 가스 규제 때문에 네덜란드에서 다른 유럽지역보다 3배 정도 비싼 가격에 판매돼 경쟁력이 약하다.
이에 대해 이 사장은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와 관련해 경쟁력을 갖춘 다운사이징 ‘렉스턴W’를 지난해 선보였다”며 “배출 가스를 줄이기 위해 R&D(연구개발) 부분에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X100’이 출시되면 쌍용차가 유럽 SUV 시장에서 5만대까지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쌍용차의 이미지를 SUV에 특화된 고급 브랜드 이미지로 변화시켜 글로벌 판매량을 끌어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출처-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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