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영 특파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관련 부처에 중형 및 대형 트럭의 연료 효율, 즉 연비 기준을 새로 수립하라고 지시했다. 휘발유 소비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임으로써 기후 변화에 적극 대처하겠다는 취지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주 어퍼말보로의 식료품 체인점인 세이프웨이에서 한 연설에서 "대기 오염 없이 경제를 살릴 수 없다는 가설은 잘못된 것"이라며 "차량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면 혁신 부문에서 일자리가 늘고 운전자의 돈을 아껴주는 동시에 경제와 환경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를 통해 청정에너지를 생산하고 해외 원유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에 따라 교통부와 환경보호청(EPA),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 등에 2016년 3월 말까지 중대
형 트럭의 새 에너지 효율 기준을 책정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연설에는 지나 매카시 EPA 청장과 앤서니 폭스 교통장관이 배석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앞서 2012년 8월 승용차와 경트럭의 연비를 2025년까지 갤런당 54.5마일(ℓ당 23.3㎞)까지 향상시키도록 하는 내용의 연료 효율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현재 승용차 및 경트럭 평균 연비의 약 2배로, 일단 2016년까지 갤런당 35.5마일(ℓ당 15.1㎞)로 높이기로 했다. 따라서 오바마 대통령의 이날 발표는 이를 중대형 트럭으로까지 확대하려는 것이다. 2010년 현재 중대형 트럭은 전체 등록된 자동차의 4%에 불과하지만 연료 소비와 온실가스 배출은 25%를 차지하는 상황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새 연비 기준은 향후 10년간 적용될 것이다. 우리가 세우려는 목표는 야심적이지만 이런 야심이 지금까지는 잘 작동했다. 작은 목표가 아니라 큰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오바마 행정부의 행보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지난주 말 캘리포니아주 가뭄 현장을 돌아보면서 지구 온난화가 이상 기후 현상을 촉발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기후 변화를 가져오는 탄소 배출의 저감을 위해 싸우지 않는다면 이런 경향은 더 악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회에 원유 및 천연가스 업계에 제공하는 연간 40억달러의 보조금 지급 중단 및 전기 자동차, 신재생 에너지 개발을 위한 20억달러 상당의 '에너지 안보 기금' 설립을 촉구했다.
존 케리 국무장관도 최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방문해 기후 변화에 초점을 둔 연설을 했고 어니스트 모니즈 에너지장관도 조만간 에너지 정책과 관련한 중대 발표를 할 예정이다.
강의영 기자 keykey@yna.co.kr
출처-연합뉴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연합뉴스에 있으며,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