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의 320d M퍼포먼스 패키지는 연비와 스타일, 그리고 주행성을 모두 만족시키는 엄친아 같은 존재다. 외관에서 느껴지는 포스는 M3가 부럽지 않았고, 급격한 코너를 소화하는 솜씨는 세단형 모델에서 기대할 수 있는 최대치의 능력을 보여준다. 여기에 20km/L에 근접하는 연비까지 가졌다.
BMW의 3시리즈는 컴팩트 스포츠 세단의 교과서라는 진부한 표현을 수십년 동안 듣고 있다. 벤츠, 아우디, 렉서스 등 럭셔리 세단 시장의 강자들이 컴팩트 세단 시장의 1등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지만, 한번도 이 철옹성은 무너진 적이 없다.
하지만, 세대를 거듭하면서 커진 차체와 부드러워진 서스펜션은 3시리즈의 본질을 희석시키고 말았다. 전후륜 5:5의 무게배분과 맥퍼슨 스트럿 방식의 전륜 서스펜션은 F30에서도 그대로였지만, E90까지 이어져 오던 타이트한 서스펜션의 맛이 사라진 것이다.
■ 승차감과 코너링 퍼포먼스의 공존
결론부터 얘기하면, M퍼포먼스 패키지가 더해진 320d은 기본형 320d와는 전혀 다른 차를 몰고 있는 느낌을 전해준다. 편평비 30시리즈 타이어와 20인치 휠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승차감과 코너링 퍼포먼스가 공존한다. 스포츠 서스펜션을 표방하며 딱딱하고 불쾌한 승차감을 전달하는 것보다는 이런 방향의 표현이 좋게 느껴진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는 일반형 320d와 다르지 않은 승차감을 전해준다. 부드럽게 타고 넘고, 넘고 나서는 빠르게 자세를 찾아간다. 서스펜션의 세팅이 동일하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여지겠지만, 이 모델은 M퍼포먼스의 편평비 30시리즈 런플랫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다. 타이어의 쿠셔닝은 거의 없지만, 거친 노면의 잔진동이 운전자에게 불쾌하게 전달되지 않는다. 서스펜션과 견고한 차체가 흡수하는 느낌이다.
독일에서 건너온 스포츠 모델의 경우 기대이상으로 승차감이 좋아 기자를 종종 놀라게 한다. 포르쉐 911의 경우에도 기본적으로 단단한 서스펜션 세팅을 갖고 있지만, 스포츠카 중에서는 좋은 승차감을 갖고 있다. 일부 사제 서스펜션 튜닝 킷을 장착한 차량에서는 완충작용이 거의 없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지나치게 단단한 서스펜션은 오히려 노면과의 그립을 놓게 되어 본래의 의도와는 반대되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320d의 M퍼포먼스 패키지의 휠과 타이어 그리고 4피스톤 브레이크는 일반형 320d와 비교할때,코너링 속도를 높여주고 코너 진입시의 브레이킹 포인트를 늦춰준다. 결과적으로 빠르게 코너를 돌아나가도록 도와주고 있다. 다만, 시승모델에 장착되어 있는 파일럿 스포츠3의 트레드웨어가 200에 불과하다는 점은 아쉽다. 고성능 타이어에게 내구성까지 원한다면 욕심일 것이다.
F30 3시리즈에 적용된 서스펜션은 부드러워졌지만, 코너링 스피드는 빨라졌다고 메이커는 밝힌바 있다. 그 동안, 기본형 320d의 서스펜션은 뛰어난 잠재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그립이 부족한 타이어로 인해서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인치업과 타이어 교체를 통해서 3시리즈 본연의 코너링 실력이 살아난 느낌이다. 코너에서 약한 언더스티어 성향을 보이지만, 코너를 파고드는 실력이 일품이다.
■ 신형 M3와 흡사한 외관
BMW는 기본형 모델의 디자인 밸런스가 좋은 브랜드다. 후륜구동을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긴 본네트와 넓고 낮아보이는 디자인, 그리고 도톰한 리어휀더의 형상은 스포츠 세단의 전형적인 특징을 갖고 있다. 이런 멋진 요소들을 기본형 모델의 무덤덤한 범퍼와 작은 휠이 감추고 있는 모습니다. 그래서 M퍼포먼스 패키지의 바디킷은 더욱 빛을 발한다. M범퍼가 장착되어 있는 3시리즈를 보고 나니 기본형 3시리즈가 눈뜨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못나 보인다.
M패키지 앞범퍼는 M버전 바디킷의 백미다. M패키지를 달고 있는 320d의 앞모습은 신형 M3의 마스크와 차이점을 발견하기 어렵다. 에어 인테이크 부분의 세부적인 디자인에서 차이가 있지만, 자세히 비교하지 않으면 차이점을 발견하기 쉽지 않다. 보닛의 볼륨감에서도 M3와는 차이를 보인다. 과격해 보이지만, 본래의 디자인과 조화를 이루는 모습은 코치빌더 튜너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완벽한 통일감을 전해준다.
출고사양의 지상고가 낮은 편인 3시리즈에 바디킷을 두르면, 지상고를 낮춘 것과 같은 시각적인 효과를 준다. 실제로 최저지상고를 낮춘다면, 주차장의 스토퍼에 에어댐이 깨져나가고, 수 많은 과속방지턱 앞에서 멈춰서야 하는 불편함을 겪어야 한다. 하지만, 320d의 M퍼포먼스의 바디킷은 주차장 스토퍼에 걸리지 않는 높이를 갖고 있고, 일반적인 과속방지턱은 속도를 줄이지 않아도 바닥을 긁지 않는다. 절묘한 높이다.
에어인테이크, 프론트 스플리터, 범퍼 구성요소, 리어 디퓨져 그리고 사이드 스커트로 구성된 M 퍼포먼스 에어로다이내믹 패키지의 가격은 144만원이다.
측면에서 볼 수 있는 20인치 더블 스포크 휠은 BMW의 모든 휠 중에서 가장 뛰어난 디자인이라고 생각된다. 모델명 405 M이라고 불리는 이 휠은 개당 120만원에 달한다. 20인치에 맞게 줄어든 편평비 30의 스포츠 타이어는 멋진 외관과 코너에서의 끈끈한 그립을 보여준다. 스포츠 타이어 중에서는 노면소음도 적은 편이라 추천하고 싶다. 다만, 포트홀을 지날때는 상상이상의 충격을 전해준다.
추가적으로 카본문양의 사이드미러와 카본 리어 스포일러는 흰색의 차체 위에서 돋보인다. 카본사이드미러는 78만원, 카본 리어 스포일러는 65만원이다. 검은색 키드니 그릴은 16만원으로 가장 저렴하다. 전자담배를 물고 있는 것 같았던, 싱글 머플러팁은 듀얼타입으로 변경되어 반갑다. 생긴것처럼 우렁찬 사운드를 들려주지 못하는 디자인 사양이지만, M퍼포먼스 패키지를 선택한다면 빼놓지 말아야 머스트 아이템이다. 머플러 팁은 44만원이다.
순정사양으로도 부족함을 느끼기 어려운 320d의 브레이크지만, 20인치 휠로 바꾸고 나서 휑한 휠 너머를 보고 싶지 않다면, 18인치 브레이크 시스템을 선택해야 한다. 레드, 옐로우, 오렌지 컬러를 선택할 수 있고, 전륜 4피스톤, 후륜 2피스톤으로 사양이 업그레이드 된다. 패키지 가격 387만원에 리어 브레이크 디스크는 추가로 선택해야 한다. 67만원이 추가된다.
■ 200마력 파워킷 + 인터쿨러 업그레이드
M퍼포먼스 패키지에서 유일하게 출력을 높여주는 사양인 M퍼포먼스 디젤 파워킷은 320d의 출력을 살짝 끌어올려 최고출력 200마력, 최대토크 42.9kgm를 뽑아낸다. 16마력과 4.1kgm가 향상된 수치다. 여기에는 용량이 늘어난 인터쿨러 교체가 포함된다. 가격은 189만원. 신차 서비스 보증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디젤 파워킷으로 인한 파워 증대는 휠 타이어를 인치업 한 시승차에서는 느끼기 어려웠다. 기본형 320d의 엔진과 트랜스미션의 궁합이 워낙 좋아서 일상생활에서는 부족함을 느끼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하지만, 파워킷이 돋보이는 구간은 150km/h를 넘어서는 고속구간이다. 이 구간에서 차체를 추가적으로 밀어주는 힘을 느낄 수 있었으며, 200km/h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다소 빨라진 느낌이다.
파워킷으로 인한 연비는 60~110km/h 사이의 규정속도 구간에서 흐름에 맞춰 주행했을 경우 평균 16km/h 수준으로 320d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빠른 템포의 주행을 이어갔을 경우에는 높아진 출력과 휠 타이어의 교체로 인한 부담감으로 320d 기본형 대비 약 15%가량 떨어지는 연비를 보여줬다. 15% 떨어지는 연비라고 해도 80km/h 구간에서의 최고 연비 평균 19.7km/h와 도심연비 11km/h로 준수한 수치를 보인다. 시승이 끝난 시점에서 기록한 평균 연비는 14km/h를 기록했다.
이한승 기자 hslee@dailycar.co.kr
출처-데일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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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컴팩트하네요 ㅠㅠ 아 이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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