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드림

 렉서스 컴팩트 SUV NX300h가 지난 6일 국내 상륙했다. 단 두 종이긴 하지만 RX를 잇는 SUV 제품군이 어느 정도 구성을 갖춘 셈이다. 회사는 대형 SUV인 RX에 부담을 느끼되 젊고 유능한 소비자를 주력 소비층으로 설정했다. 한국토요타 세일즈·마케팅 강대환 이사는 "신형은 도심에 어울리는 세련된 디자인과 예리하게 연마된 성능으로 소비자를 매혹시킬 것"이라며 "삶의 가치와 개성을 중요시하는 일명 '뉴 어덜트'에게 적합한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NX300h를 타고 서울 고속화도로와 인천 영종도 일대를 잇는 구간 137㎞를 시승했다.

 
 ▲스타일

 외관 디자인은 조각칼을 사용해 파낸 것처럼 입체적인 형상이다. 전면 스핀들 그릴과 헤드램프, 안개등은 조각을 떼어낸 자리에 안착한 느낌이다. 측면 역시 칼이 스쳐간듯 날카롭게 마감했다. 후면은 전반적으로 다소 높게 만들어 볼륨감을 강조했다. 

 첫 인상을 좌우하는 포인트는 역시 사람의 눈에 해당하는 헤드램프다. 렉서스 상징과도 같은 'L'자형의 3안식 풀LED다. 이와 분리된 화살촉 모양의 LED 주간주행등도 존재감이 남다르다. 더불어 새로운 패밀리룩인 스핀들 그릴이 시선을 빼앗는다. 직선이 강조된 전면부에선 유연하거나 나태한 부분을 찾아볼 수 없다.

 측면도 비슷한 기조를 이어간다. 힘차게 뻗어나가는 루프라인과 칼로 베어낸 듯한 캐릭터 라인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도어는 생각보다 친절하다. 스마트키를 휴대하고 접근하면 도어 핸들과 발 아래 조명이 운전자를 맞이한다.

 뒷모습은 각종 요소를 최대한 역동적으로 배치했다. LED 리어램프는 측면으로부터 이어지는 공기 흐름을 따라 돌출된 형태를 취했다. 뒷 범퍼는 살짝 들어올리고, 리어스포일러는 과감하게 뺏다. 전면에서 마지막까지 거침없이 공기가 흘러갈 듯하다. 

 실내는 RX와 달리 투박함을 벗었다. SUV 특성상 대담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상당 부분 섬세해졌다. 계단식 센터페시어는 칼로 베어낸 것 같다. 전체적으로 다양한 질감의 재질을 사용해 단조로움을 피했다. 최고급 차종에서만 사용했던 시마모쿠 우드트림도 적용했다. 실내 색상은 5가지 중 선택이 가능하다.

 NX에 사용된 가죽 스티치 마감은 모두 장인이 직접 손으로 작업했다. 스티어링 휠을 비롯한 가죽 재질을 만져보면 그 정교함이 느껴진다. 센터페시어에는 9인치 디스플레이 모니터와 공조계, 아날로그 시계와 각종 버튼이 위치한다. EV와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는 조작 장치도 있다. 특히 이번에 새로 도입한 리모트 터치 컨트롤러는 사용감이 뛰어나다. 조작에 아주 민첩하게 반응한다. 하지만 시프트레버가 조금 멀다는 생각이다. 센터콘솔에는 여성 운전자를 위한 거울과 무선으로 스마트폰을 충전할 수 있는 기능을 숨겼다.
 
 ▲성능 및 상품성

 NX300h는 2.5ℓ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가 결합된 동력에 무단변속기를 조합해 최고 152마력, 최대 21.0㎏·m의 성능을 발휘한다. 여기에 가변식 4륜구동 시스템인 E-포(four)를 기본 장착해 앞뒤 구동력을 적절히 배분했다. 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더블 위시본을 채택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만큼 정숙성이 으뜸이다. 엔진 소음이 느껴지지 않는 데다 풍절음도 최대한 억제했다. 때문에 가속이 어느 정도 이뤄져도 속도를 체감하기 쉽지 않다. 가속 페달을 지긋이 누르면 속도계가 막힘없이 올라간다. 급가속을 시작하면 엔진 회전수는 약 5,000rpm까지 재빨리 치솟았다가 평정을 찾는다. 가속은 원하는 수준까지 어렵지 않다. 무단 변속기를 사용해 충격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상당한 속도에도 무게감 있는 스티어링 휠이 안정감을 준다. 꽤 단단한 느낌이다. 전자식 4륜구동 시스템을 탑재해 코너링에 안정감이 있다. 서스펜션은 단단하기보다 부드러운데, 그렇다고 지나치게 부드럽지도 않다. 오히려 민첩한 응답성으로 저속과 고속에서 운전자 계산대로 가볍게 움직인다.

 EV모드에서 스포츠모드로 변환했다. 다소 얌전하고 심심했던 주행감이 역동적으로 변한다. 우선 조용했던 엔진룸에서 작지만 묵직한 엔진음이 들려온다. 확실히 속도감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이와 동시에 스티어링 휠과 서스펜션도 단단해지는 듯하다. 전체적으로 풀어져있던 요소들이 꽉 조여진 것 같다.

 노면 상태를 흡수하는 능력도 장점이다. 세단과 같은 승차감을 제공한다. 운전석과 조수석 시트 뒷면은 옴폭 파인 형태로, 뒷좌석 승객의 무릎이 닿지 않게 설계됐다. 뒷좌석은 RX 못지않게 넉넉하다. 공간 확보를 위해 신경을 쓴 흔적이 확연하다. 레그룸과 헤드룸 모두 만족스럽다. 뒷좌석 시트는 버튼 조작을 통해 자동으로 접을 수 있고, 트렁크 용량은 475ℓ, 뒷좌석 시트를 접으면 1,520ℓ까지 활용할 수 있다. 

 ▲총평

 NX300h가 하이브리드 차종이라는 이유로 '경제성'만 염두에 두고 선택한다면 만족도가 높지 않을 수도 있다. 복합효율이 ℓ당 12.6㎞에 머물러서다. 하지만 실제 경험해보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 실제 주행에선 효율이 인증된 숫자보다 높은 데다 주행 감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조용하고 부드러운 세단의 승차감과 역동적이고 날렵한 운전의 재미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따라서 NX300h는 어느 정도 경제성과 함께 드라이빙을 즐기고 싶은 소비자에게 어울린다. 시승자 중 가장 높은 효율이 23.0㎞/ℓ였으니 표시와 현실은 역시 다른 셈이다.
 
 가격은 5,680만원과 6,380만원이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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