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엔진오일을 의무적으로 교환하라고?

자동차 엔진오일을 제조사가 권고하는 교환주기에 따라 의무적으로 교환하는 방안이 미국에서 추진된다. 하지만 소비자와 제조사의 반발이 적지 않아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23일 외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엔진오일 교체 주기를 법적으로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환경오염물질 배출을 줄이기 위해 엔진오일 교체를 제조사가 권고 하는 5,000~1만5,000㎞ 사이에 교환토록 한다는 것. 캘리포니아는 사용된 엔진오일 가운데 40%가 재활용되지 않고 토양이나 하수 등으로 누출된다고 판단, 적정한 시기에 엔진오일을 교체토록 하고, 이에 따른 오일 소비 감소를 위해 해당 법안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법안에 따르면 엔진오일교체 작업을 자동차 수리행위로 분류해 등록토록 하고, 소비자들은 제조사 매뉴얼이 제시하는 교체 주기 기간 중 원하는 시기에 할 수 있도록 했다. 교체가 늦어졌을 경우 비용명세서에 구체적인 지연사유를 명시한다는 방침이다. 한 마디로 엔진 오일 교체를 정부가 강제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 같은 방안에 정비 및 완성차업계는 법안의 실행 자체가 비현실적이라는 점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오일 교체 시기는 운전 습관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어서다. 게다가 교체를 의무화하면 오히려 비용과 시간, 그리고 오일 낭비를 초래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제조사가 권고하는 엔진오일 교체주기와 엔진오일이 자동차 안전 및 품질에 미치는 영향을 반영해 법안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정부에 제안했다.

한편, 현재 자동차 엔진오일 교체 시기에 대해선 국내에서도 적지 않은 관심거리다. 대부분의 자동차 매뉴얼에는 1만5,000㎞로 표시돼 있지만 운전자의 대부분이 5,000㎞ 정도에 교환하고 있어서다. 이와 관련, 한국소비자원과 한국석유관리원은 최근 14개 차종을 주행거리별로 엔진오일 변화를 살핀 결과 5,000㎞와 1만㎞ 주행 후 오일 성능의 차이가 별로 없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럼에도 운전자 16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평균 엔진오일 교체주기는 6,350㎞로 나타나 운전자들이 엔진오일을 지나치게 자주 교체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고속이나 비포장도로, 정지와 가속이 잦은 가혹조건이라면 엔진오일을 자주 교환해야 한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