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기술 자존심인 디젤이 유럽 내에서 외면 받는 사이 미국에선 오히려 디젤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돼 묘한 대조를 이룬다. 독일의 대표적인 자동차 도시인 슈투르가르트市는 오는 2018년부터 유로6 이하 디젤차의 도심 진입을 제한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반면 비슷한 시기 GM은 향후 미국 시장 내 디젤승용차 점유율을 10%로 전망하면서 소형 디젤차를 쏟아내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어 미국 환경보호청(EPA)에는 2025년까지 맞추도록 돼 있는 ℓ당 23㎞의 기업평균연비제도(CAFE)의 완화마저 요구하고 나섰다. 한 마디로 EPA가 연비 기준을 유지하면 디젤 승용차를 확대할 것이고, 완화하면 가솔린을 유지하는 작전인 셈이다. 그 사이 배터리 전기차(Battery EV)를 늘리며 평균연비 도달은 노력하겠지만 여기에는 미국 내 디젤을 새로운 기회로 삼겠다는 복안도 담겨 있다.
폭스바겐 디젤게이트로 미국 소비자의 디젤 선호도가 떨어졌음에도 GM이 디젤을 주목하는 것은 점차 강화되는 연비규제 때문이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화석연료 산업의 확대를 선언하자 이를 틈타 연비규제 완화까지 요구하는 중이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미국 연비 규제의 기준 물질이다. 'ℓ당 23㎞'라는 표면적인 t숫자 뒤에는 이산화탄소가 숨어 있다. 규제 기준이 이산화탄소여서 상대적으로 해당 물질의 배출이 적은 디젤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게 GM의 판단이다. 그 결과 2018년까지 쉐보레 이퀴녹스, 실버라도, 임프레스, GMC 터레인 및 시에라, 사바나 등에 디젤 엔진을 탑재하며, 포드와 FCA 등도 디젤에 동참하면 2016년 1% 미만인 디젤 비중이 5년 안에 10%인 170만대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독일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디젤을 장려해왔던 유럽의 모습이 미국에서 재현된다는 표현을 써가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2000년 초반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 내 이산화탄소 감축을 위해 디젤이 속속 확산됐고, 그 결과 유럽 내 디젤 승용차의 비중은 평균 50%에 달할 만큼 확대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럽은 지금 이산화탄소보다 질소산화물과 매연 감소에 주력하는 분위기로 돌아섰다.
그렇게 보면 배출가스는 어디에 초점을 맞추느냐가 관건이다. 대표적인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주목하면 디젤이 유리한 반면 질소산화물과 매연 등을 주목하면 불리해지기 마련이다. 디젤의 본고장인 유럽이 최근 이산화탄소 대신 매연과 질소산화물 감축에 집중하는 반면 미국아 이산화탄소를 주목해 오히려 디젤을 늘리려는 모습이 묘한 대조를 이룬다. 따라서 제조사마다 말하는 '친환경'이란 지역마다, 그리고 어떤 칼날을 들이대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다.
요즘 국가별로 친환경 캠페인이 한창이다. 자동차를 비롯해 다양한 공산품이 친환경으로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어느 물질에 돋보기를 두느냐가 관건이다. 지금 디젤을 미는 미국과 한 때 디젤을 밀다 이제는 막는 입장으로 돌아선 독일의 입장이 뒤바뀐 게 대표적이다. 그래서 기업은 규제에 따라 생존을 위한 '친환경' 포장만을 한다는 말이 나온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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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폭스가 디젤 게이트 걸렸지
현기가 미국에서 디젤차 내놨으면 .. 폭스보다 더했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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