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기준 매출액 104조원과 72조원. 하지만 해당 매출액을 만들어 낸 판매대수는 각각 236만대와 485만대로 오히려 역전 현상이 벌어진다. 따라서 236만대로 104조원을 만드는 게 이익 측면에선 훨씬 유리한 셈이다. 바로 BMW와 현대차 이야기다.
차이점의 근본 이유는 제품 가격이다. BMW는 자동차 한 대를 평균 4,000만원에 판매한 반면 현대차는 1,000만원에 머물렀다(매출액 기준). 그러니 비슷한 매출을 달성하려면 현대차가 BMW보다 네 배를 더 팔아야 한다. 모든 자동차회사가 프리미엄 가치를 높여 가격을 더 받으려는 행위를 두고 '왜?'라는 질문이 무색한 배경이다. 가치 높이기는 생존을 위한 당연 과제여서다.
지난 2015년, 현대차는 '제네시스(Genesis)'를 프리미엄 브랜드로 독립시켰다. 그리고 EQ900를 본격 투입하며 제네시스 국내 판매를 2015년 대비 600% 증가한 6만6,278대로 끌어올렸다. 또한 BH 후속 차종인 G80로 수입 고급차의 거센 도전을 막아내기도 했다. 제네시스 자체가 국내에서 어느 정도 프리미엄 이미지로 자리 잡고 있음을 입증한 셈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성공적 안착'이라고 자평하기에는 앞선 측면이 적지 않다. 현대차가 보유한 규모의 힘(?)이 작용했다는 시각이 많아서다. 그물망처럼 촘촘하게 갖춰진 판매 네트워크, 그리고 EQ900의 경우 기존 에쿠스 후속 차종이라는 신차 효과가 컸다는 뜻이다. 그래서 제네시스 고급 브랜드 전략은 이제 시작에 지나지 않고,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얘기가 나온다.
고급 브랜드를 위해 현대차는 인적 구성에도 많은 변화를 부여했다. 람보르기니 마케팅 담당이었던 피츠 제럴드 전무는 브랜드 전략 담당으로 영입했고, 벤틀리 디자이너 출신인 루크 동커볼케 전무도 제네시스만을 위해 한국에 둥지를 틀었다. 역시 같은 벤틀리 출신의 디자이너 이상엽 상무도 국내로 귀환했다. 고급 브랜드에 걸맞은 프리미엄 디자인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이에 앞서 제품개발 부문에선 BMW 출신의 알버트 비어만 부사장이 책임자로 지명됐다. 따라서 이들의 움직임에 따라 제네시스의 명운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일까. 고급 브랜드 출시가 1년이 훌쩍 넘었음에도 여전히 슬로건은 미정이다. 기본적인 브랜드 방향성으로 '인간 중심의 진보(Human-centered Luxury)'를 내걸었을 뿐 이외 일관된 메시지로 가져갈 브랜드 슬로건은 여전히 아직이다. 이런 가운데 G80와 G80 스포츠 등이 추가되면서 제품 캐치프레즈로 '진정한 의미(Authentic and Relevant)'라는 말이 혼용되자 시장에선 고급 브랜드의 가치 정립에 혼선이 온다는 의견도 나온다.
물론 고급 브랜드는 하루아침에 완성되는 게 결코 아니다. 소비자에게 제품을 기반으로 무형의 가치를 인식시키는 오랜 시간 싸움이다. 그래서 최근 기아차의 고급 브랜드 전략마저 보류됐다. 그룹 내 제네시스 브랜드 구축이 우선이어서다. 따라서 향후 제네시스 브랜드 슬로건이 어떻게 정해질지 사뭇 궁금하다. 브랜드 슬로건은 곧 제품의 성격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의 미래 생존을 가늠할 제네시스 브랜드 슬로건, 이제는 모습을 드러내야 할 시점이다.
권용주 편집장 soo4195@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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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제목학원 단기반이라도 수강해야지 안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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