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술 활용한 브랜드 체험에 집중
메르세데스-벤츠가 최근 서울 청담동(강남구 도산대로 414)에 디지털 쇼룸(운영:한성자동차)을 열었다. 전시차 없이도 디지털 기술을 통해 제품을 간접적으로 살필 수 있는 것. 제품 특성을 반영한 공간 구성을 통해 브랜드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가장 먼저 발길이 닿는 1층은 카페 같이 음료를 주문할 수 있는 메르세데스 카페 바이 한성이 방문자를 맞이한다. 음료를 주문할 수 있는 카운터가 기존 전시장의 안내 데스크를 대신하는 셈이다. 바리스타가 제공하는 음료는 50여 가지로 비교적 비싼 9,000~1만2,000원에 판매한다. 한 켠엔 18개 OLED 모니터로 이뤄진 대형 미디어월을 배치했다.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고화질의 화면으로 체험할 수 있게 설정했다. 표시되는 영상은 다임러 본사가 온라인을 통해 전송하는 것으로 별도의 서버를 통해 구현한다.
새 전시장이 기존 전시장과 가장 다른 점은 모터쇼 같이 제품 성격에 따라 전시 공간을 명확히 구분했다는 것이다. 2층은 고성능 AMG 브랜드 전용, 3층은 S클래스와 마이바흐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각 층마다 신차 구매 상담을 진행할 수 있는 방과 휴게 공간을 배치했으며 아스팔트를 모사한 스톤매트를 깔았다. 도로 위에 놓여진 차의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메르세데스-AMG 퍼포먼스 센터'란 명칭의 2층은 서킷의 긴장감과 역동성을 부여했다. AMG 뱃지를 부착한 8대의 고성능차를 비롯해 서킷 그리드를 표시한 바닥, 풍동시험실을 배경으로 한 윈드터널 존, AMG-페트로나스 F1 팀의 피트를 연상케 하는 공간으로 채웠다.
플래그십 제품군이 자리한 3층은 차분한 분위기로 조성했다. 은은하게 풍기는 향은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한다. 1층과 같은 미디어 월을 설치했으며 디지털로 구현하기 힘든 외장색과 내장재는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이다.
지하 1층은 소비자가 신차를 인수하는 딜리버리 존으로 꾸몄다. 평범한 방문자는 물론 신차를 맞이하는 소비자에게도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제품에 대한 안내를 담당하는 모니터와 잠시 쉴 수 있는 공간도 꾸렸다.
물론 전시장 개념으로 접근한다면 일반 전시장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경험'에 초점을 맞추면 새로운 접근이 아닐 수 없다. 제품 판매 역할 외에도 보여줄 수 있는 것들, 이른바 매체의 다양화를 통해 브랜드 알리기에 주력해서다. 모니터를 통해 제품을 미리 볼 수 있거나 IT 디바이스를 활용하는 점은 여느 브랜드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전시장 정체성을 재구성했다는 것은 의미가 적지 않다. 여러모로 디지털 쇼룸이 일종의 플래그십 스토어로 보이는 배경이다.
벤츠 외에도 최근 프리미엄 브랜드를 중심으로 디지털 쇼룸이 속속 얼굴을 드러내고 있다. 포르쉐는 용산 전시장을 디지털화했고 BMW는 대형 쇼핑몰에 입점한 전시장에 가상현실을 도입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는 중이다. 전통적 개념의 자동차 전시장이라는 장소의 디지털화가 판매 방식에는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궁금해진다. 다음 순서는 온라인 판매가 자꾸 떠올라서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본 기사의 저작권은 오토타임즈에 있으며,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