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벤틀리, 벤테이가 V8
“내일 조심해서 잘 타고 와라”
시승 행사를 가도 별 걱정이 없으시던 국장과 선배 기자들이 한 마디씩을 했다. 별 걱정을 안하고 있었는데, 퇴근길 버스 창 밖으로 지나가는 벤틀리를 보니 등골이 오싹해진다.
이야기는 훨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벤테이가 시승행사를 한다는 연락. ‘도대체 왜’라는 생각이 드는 구성이었다. 3억이 넘는 당대 최고의 SUV로 서킷 주행을 한다니…심지어 오프로드 코스까지 마련했단다. ‘이런 행사는 중동 부호들을 대상으로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스친다.
따듯한 봄바람이 칼바람처럼 느껴졌던 어느 날, 벤틀리 벤테이가 W12 모델을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 마련된 서킷과 가상 오프로드 코스에서 시승했다.
■ “걱정이 확신으로 바뀔 겁니다”
“다들 의문이 많으실 걸로 알지만, 그 걱정은 직접 경험해보신 후 확신으로 바뀔 겁니다”
벤틀리모터스코리아 관계자가 행사 시작에 앞서 했던 말. 들으면서도 의문이었다. SUV로 서킷을 주행한다니…심지어 벤틀리로 말이다.
이런 우려를 잔뜩 안고 올라탄 벤테이가. 알싸한 가죽 냄새가 코를 먼저 자극한다. 그 흔한 플라스틱, 우레탄 소재를 찾기 힘들 정도로 많은 부분이 가죽으로 뒤덮여 있다. 차라리 ‘도배됐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손이 닿는 곳곳의 터치는 부드럽고, 맞춤형 주문제작 가구에 앉은 듯 시트의 착좌감도 안락하기 그지없다. 이쯤 되니 이런 차로 서킷을 어떻게 달리겠다는 건지, 시동을 걸면서도 의심이 가득했다.
시동을 걸자 정숙하지만 존재감 있는 12기통 엔진 사운드가 귀를 간지럽힌다. 벤테이가에 장착된 W12 TSI 엔진은 최고출력 608마력을 발휘, 최고속도는 무려 301km/h에 달한다. KTX의 평균 영업 속도보다도 빠르다.
조금씩 액셀러레이터를 조작하며 피트를 빠져 나간다. 91.8kg.m에 달하는 최대토크는 아주 조용하게, 점진적으로 속도를 올려나가는 모습이다.
첫 랩인 탓에 주행 속도는 빠르지 않지만, 조금은 과격하게 코너로 차를 던져본다. ‘속도가 너무 낮았나’ 싶을 정도로 안정적이다. 그 흔한 롤링 현상도 느껴지지 않는다.
3억이 넘는 차가 찌그덕거린다던지, 진동이 올라온다면 그건 거짓말이다. 비싼데엔 이유가 있다는 말을 체감했던 순간. 뛰어난 정숙성과 안정적인 움직임 탓에 속도를 올리고 싶은 욕심이 순간 사라지는 듯 했다.
몇 개의 코너를 지났을까,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가장 긴 직선 구간에 진입했다. 액셀러레이터를 끝까지 밟는다. 거칠진 않지만, ‘나 달리고 있어’ 하는 엔진사운드가 귀를 간지럽힌다. 드라마틱한 토크감은 아니지만, 계기판을 내려다보니 순간 신경이 곤두선다.
풀 브레이킹으로 속도를 줄인다. SUV로 태어난 탓에 세단 대비 무게 중심이 높은 건 사실, 그럼에도 제법 안정적으로 속도를 줄여나가는 모습이다.
코너 진입 속도를 조금씩 올렸음에도 벤테이가의 움직임은 저속에서의 움직임과 별반 다를 게 없다. 48V 벤틀리 다이내믹 라이드 덕분. 다이내믹 라이드는 전기모터를 이용해 네 바퀴를 독립적으로 제어, 차체의 롤링을 최소화 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본래 벤틀리의 퍼포먼스가 이 정도구나’ 하고 놀랄 때쯤, 페이스카로 앞서 달리고 있는 컨티넨탈 플라잉스퍼가 뒤뚱거리는 모습에 무의식적으로 피식 웃게 됐다.
■ 긴장감의 연속이었던 오프로드 주행
서킷보다 더 긴장됐던 오프로드 주행. 가상의 구조물인데다, 저속에서 이뤄지는 체험이지만 앞서 주행하는 차량들을 보고 있자니 정신이 바짝 든다. 겁난다기 보단, 타는 차가 벤틀리라서.
오프로드 구간은 특정 한 바퀴가 뜨는 상황이 반복되는 범피 코스, 조수석 측 두 바퀴만을 올린채 주행하는 사면 코스, 그리고 등판 능력과 내리막 구간을 주행하는 경사로 코스가 준비됐다.
주차보조 시스템을 이용, 전방 상황을 주시하며 첫 코스로 진입했다. 분명 바퀴의 궤적에 따라, 가이드 라인에 따라 주행하고 있지만, 귀하신 몸 어디 하나 상처가 나진 않을까 지레 겁만 먹게 된다.
바퀴가 일정 부분 떠있는 상황, 스핀 현상이 일어날 수 있건만, ‘두두둑’하는 소리와 함께 디퍼런셜 기어가 즉각적으로 개입한다.
벤테이가의 동력 배분은 전륜 60, 후륜 40의 기본구조를 기반으로 하며, 이는 앞서 언급된 48V 벤틀리 다이내믹 라이드 시스템으로 제어된다. 모터의 저항으로 바퀴의 동력 배분을 제어하는 한편, 디퍼런셜 기어는 좌우 바퀴의 상황을 확인. 즉각적으로 헛도는 바퀴의 동력을 차단한다.
“이야…그 와중에도 안정적이네”라는 중얼거림과 함께 사면 코스로 이동한다. 오른쪽 앞바퀴를 장애물 쪽에 올리자 차체의 기울기 각도가 디스플레이에 표시된다. 기자가 진입한 경사 각도는 약 15도 수준. 설계상 벤테이가는 35도까지의 경사각에서도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
이는 낮게 설계된 무게중심 덕분이라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차체가 기울어져 있을 경우 무게 중심이 높다면 그대로 전복될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
25도가 넘는 급경사로를 오르는 상황에서는 불과 2500rpm도 사용하지 않는다. W12 TSI 엔진의 넉넉한 파워를 경험해볼 수 있는 부분.
경사로 감속 장치는 벤틀리 답게도 안정적이고도 우아하게 속도를 조절한다. ‘두두둑’ 거리는 소리와 함께 내리막 속도 조절에 분주한 다른 브랜드와는 확연한 차이다.
■ 벤테이가, 벤틀리의 철학에 가장 부합한 차.
벤틀리의 창업자 월터 오웬 벤틀리는 가장 럭셔리하고, 가장 빠른, 동급 최강의 차를 만드는 것이었을 목표로 해왔다.
실제로 벤틀리는 그의 철학에 부합하는 차를 만들어왔다. 비 프랑스계 브랜드로선 최초로 르망 24시 레이스에 출전, 5년 연속 우승을 거머쥐며 퍼포먼스를 검증한 한편, 여왕의 차로, 전 세계 부호들의 차로, 누군가에겐 드림카로 사랑받아왔다.
벤테이가도 그렇다. 고급스럽고,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데다, SUV라서 뮬산이나 플라잉스퍼가 가지 못하는 길도 갈 수 있다. 가격을 제외한다면 창업자가 제창한 ‘완벽한 차’에 가장 가까운 차가 아닐까.
박홍준 기자 hjpark@dailycar.co.kr
출처-데일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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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 느낌
내가볼땐 좀 어중간한 세그먼트같음
이게더매력적인가 흐흐
시간 안맞다고 종니 안태아주네 아~~자존심 상하고 종니 배아픔 ㅎㅎ
디자인이네유
실물에서 받는 느낌을 사진이 전달을 못하는듯
진짜 미친차임
기존 벤틀리보다 몇단계 업그레이드됨
디자인이야 개인호불호니 뭐 그렇다치더라도
첨엔 3억4천이라서 이게 그돈값절대못할거라 생각했지만 무조건 그가격이상 가치가있음
물론 돈이 많다는가정하에
2.4톤 짜리차가 코너에서 출렁이지않고 그냥돌아나가고 마치1.5톤 짜리차같은 기동성을보여줌
머리털나고서 외부소음이 이토록 완벽하게 차단되고 잔진동과 잡소리가 하나도없는차는 처음봄
단순히 가죽도배한 럭셔리하기만한 차가아님
기계적 성능도 미친차임
레인지로버 오토바이오도 저차타보면 개쩌리됨
다들타보고나 얘기덜 해봐여 ㅋㅋ 차진짜 죽여주는 걸작이니까
하긴3.4짜리가 돈값은해야지
이차 타보고느낀게 돈많으면 무조건 이건무조건 사야되는차임
기존 서브들과는 아예 레벨자체가 다르고
롤스로이스보다도 부드러움
현재 럭셔리카 시장에 나와있는 모든차
다통틀어서 장담하건데 이차보다 완벽한차는 없다고 장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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