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현대기아차 양재사옥(제공:현대차)
현대차가 엘리엇의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 노조가 ‘지원사격’에 나섰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는 12일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을 비판하는 공식 입장을 내고, 새해 임단협을 통해 국제 투기자본의 악의적 공격에 대응할 수 있는 우리사주 매입 선택 제도 도입을 요구했다.
현대차 노조는 “엘리엇은 현대차에 총 4조5000억원을 요구하며 사외이사 3명 선임요구 등으로 현대차를 위기로 내몰고 있다”며 “이는 2차 지배구조 개편에서 엘리엇에 유리한 구도를 만들어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사전포석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 폴 싱어 엘리엇 회장. 출처: 엘리엇
엘리엇은 지난 달 현대모비스 주주들에게 서신을 보낸 데 이어, 현대차 주주들에게도 서신을 보낸 상태다. 서신은 오는 22일 열리는 현대차 주주총회에서 엘리엇 측의 안건을 지지해달라는 내용이 핵심이다.
엘리엇 측의 안건은 현대차 5조8000억원, 현대모비스 2조5000억원 등 총 8조3000억원의 배당을 요구하는 내용이 주된 골자로, 이는 두 회사의 순이익 3조5332억원 대비 3.5배 많은 돈이라는 점에서 논란을 낳고 있다.
엘리엇은 “초과자본 상태인 현대차 재무제표를 정상화하고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현대차 배당을 늘려야 한다”며 “현대차가 보유한 순 현금자산 14조3000억원은 경쟁 완성차 대비 8~10조원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사진] 엘리엇이 현대차를 비판하는 서신을 발송했다. [사진 엘리엇]
노조 측은 이에 ‘우리사주 매입 선택제도’ 도입을 임단협 의제로 상정할 것이란 입장이다. 이는 현대차 근로자가 회사 주식을 매입해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노조 측이 현대차 주식을 매입, 경영권 방어를 위한 우호지분 확보에 직접 나설 것이라는 의도로 풀이된다.
재계 관계자는 “엘리엇과의 갈등에 있어 이는 현대차에 우호적인 지분이 될 수 있지만 자칫 노사갈등이 촉발될 시 이는 비 우호적 지분으로 돌아설 수 있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며 “이에 관련된 안전장치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 해 1조5081억원의 순이익 중 1조662억원을 배당금으로 풀었다. 이는 국내 상장사 중 가장 높은 배당금 총액 규모다.
박홍준 기자 hjpark@dailycar.co.kr
출처-데일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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