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늦은 감이 있다. 아반떼 스포츠가 잠시나마 독식했던 그 시장에 K3가 드디어 투입된 것.
물론 시장의 상황은 녹록치 않다. 비슷한 콘셉트를 공유하는 차가 현대차엔 천차만별이다. 벨로스터가 있고, 아반떼 스포츠가 있으며, i30 N라인이 있다.
다양한 선택권이 있다는 것은 반길만 하지만, 경쟁자인 K3 GT 입장에선 녹록치 않아보이는 건 사실이다.
■ “스팅어 닮았네”
K3 GT는 세단형 4도어와 패스트백 스타일의 5도어 등 두 종류로 판매된다. 시승 차량은 5도어. ‘리틀 스팅어’라는 세간의 별칭에 걸맞는 디자인이다.
전면부는 기존의 K3와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이 아쉽다. 그릴에 GT 로고를 추가하고 조금 더 멋을 부렸는데, 이마저 없다면 차이점을 찾기는 힘들다. 조금 더 과했어도 좋았을 모습이다.
후면부의 루프라인은 해치백이 아닌, 패스트백의 형태를 갖는다. 다만, 필러의 누운 각도가 그리 급격한 편은 아닌데, 이는 공간 활용성과 2열 거주성을 다분히 염두한 모습이다. 조금 더 적극적인 형태를 취했으면 스포티한 인상이 더 배가됐을거다.
휠캡은 기아차를 상징하는 붉은 색을 둘렀다. 측면 사이드실과 후면의 디퓨저 등엔 블랙 하이그로시 소재가 더해졌고, 사이드미러 커버도 검은색이다. 약간의 차별화를 둘 수 있는 곳은 전부 꾸민 모습이다.
실내의 전반적인 구성도 K3와 동일하다. 다만, D컷 스티어링 휠과 세미 버킷 타입의 시트, 붉은색 스티치와 GT 로고 등으로 곳곳에 멋을 냈다.
시트의 착좌감은 제법 만족스러운 편. 패딩 점퍼처럼 봉긋이 솟은 튜블러 타입의 패턴이 주는 쿠션감도 제법 괜찮다. 허리 부위에 위치한 버킷은 운전자를 꽉 잡아주진 않지만, 스포츠 주행에서는 일정 부분의 역할을 하기엔 충분하다.
조수석 끝단에 있는 GT 로고는 주행 모드에 따라 다양한 색채로 빛난다. 스포츠 모드에선 붉은색, 스마트 모드에선 푸른색이다. 운전자 성향에 따라 조명의 색을 바꿀 수 있으면 좋겠는데, 이를 별도로 설정할 수 있는 제어 기능은 없다.
근래의 흐름에 맞게 차로 유지 보조, 전방 충돌경고 등은 기본 사양으로 적용됐다. 여기에 후측방 경고 시스템 등 첨단 안전 사양과 스마트폰 무선 충전 기능 등 편의 사양도 대거 탑재됐다.
■ 발군의 주행성능
파워트레인은 1.6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7단 DCT의 구성이다. 최고출력은 204마력, 27.0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며, 급가속시 순간적으로 토크량을 높여주는 오버부스트 기능이 적용됐다.
공회전 상태에선 정숙하지만, 가속 페달을 밟고 떼다보면 엔진 소리가 제법 ‘조율됐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터보엔진 특유의 흡기 사운드는 운전자의 감성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물론, 엔진 뿐만이 아닌, 가상의 엔진음을 송출하는 전자식 사운드 제너레이터(ESG)도 한 몫 한다. 스피커로 송출되는 소리지만, 엔진 회전수와 배기 압력과 연동되는 탓에 이질감은 적은 편.
가속 성능은 나무랄 데가 없다. 이만한 차체를 끌고 나가는 데에 204마력은 결코 부족한 출력이 아니기 때문. 오버부스트 기능이 탑재됐다지만, 이를 체감하긴 어렵다. 다만, 고속 영역에 치달았을 때에도 지침 없이 꾸준한 가속을 보이는 모습을 보이며, 실제로 속도계가 저 멀리까지 가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을 요하지 않는다.
변속기는 제법 기민하고, 수동 모드로 조작하는 상황에서도 기존 보다 더 적극적이다. 엔진 회전계가 레드존에 치달으려 하면 곧바로 바늘을 튕겨내던 기존의 양상과는 달리, 고회전 영역을 꾸준히 붙잡고 변속하는 모습도 기특하다.
핸들링 성능도 만족스럽다. 다소 높은 속도에서 코너에 진입하더라도 노면을 꽉 붙잡고 움직이는 모습은 운전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한다. 마치 조금 더 밀어 붙여도 된다고 자극하는 것과 같달까.
하체는 기본적으로 단단한 세팅이지만, 어느 정도의 롤링은 허용한다. 아반떼 스포츠 보다는 단단한 편이지만, 승차감이 나빠지더라도 조금 더 단단하게 세팅됐다면 운전의 재미가 더 극대화 될 수 있을 것 같다.
■ N에 대항할 기아차, 언젠가는 만날 수 있기를
기아차의 준중형 세단은 현대차 대비 다이내믹한 인상을 강조한다는 느낌을 받곤 했다. 쎄라토가 그랬었고, 포르테도, K3도 그랬다.
K3 GT는 그 감성을 오롯이 이어받은, 그런 모습이다. 쎄라토에서 보여졌던 강렬한 인상은 물론, 포르테 쿱과 K3 쿱에서 만끽할 수 있던 운전의 재미가 그랬다.
기아차 입장에선 다소 억울할 것이다. 현대차의 고성능 N에 비해 빛을 보지도 못하니까 말이다. 스팅어를 통해서도, K3 GT를 통해서도 고성능차 잠재력은 입증됐는데, 안타깝다.
박홍준 기자 hjpark@dailycar.co.kr
출처-데일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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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로스터는 실용성문제와 지나치게 개성적이라 많이 안팔리니 뭐... i30n라인은 더 비싸고
10년된 산타페 보다 시동성이 않좋으니....나만 그런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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