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주행, 몸놀림 제어를 스스로
닛산이 최근 들고 나온 슬로건 가운데 '지능형 모빌리티(Intelligent Mobility)'가 있다. 쉽게 보면 '똑똑한 이동 수단'이라는 의미다. 그리고 주력 SUV인 엑스트레일 앞에 '지능형 모빌리티'를 붙이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전개하는 중이다.
그런데 '지능형'이라는 말은 닛산 뿐 아니라 여러 자동차회사가 앞 다퉈 내세우는 단어이기도 하다. 그러니 관건은 '얼마나 똑똑한 주행을 하느냐'로 모아진다. 사람으로 비유하면 어떤 사안에 대해 얼마나 정확한 판단을 하느냐와 비슷하다.
닛산이 엑스트레일에 '지능형'을 붙인 배경은 교통사고 위험을 줄이는 '안전'과 '운전의 재미'에 상당한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이다. '인텔리전트 트레이스 컨트롤(Intelligent Trace Control)'은 코너링 때 각 바퀴에 걸리는 브레이크 압력을 조절해 안정적인 방향전환을 유지하는 것이고, 4WD 트림에 탑재된 '인텔리전트 4X4 시스템'은 지속적으로 도로 상태를 파악해 앞뒤 바퀴의 동력 균형을 조절하는 장치다. '인텔리전트 차선 이탈방지 시스템'은 말 그대로 차선을 벗어나면 1차적으로 운전자에게 경보를 주고 그래도 반응이 없으면 좌우 브레이크를 스스로 작동시켜 위험을 줄이는 역할이다. 이 외에 인텔리전트 비상 브레이크 시스템, 차간거리 제어 시스템, 후측방 경고 시스템 등의 여러 기능 앞에 모두 '인텔리전트'라는 단어를 활용하고 있다.
닛산이 이처럼 '지능형'이라는 단어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이유는 결국 완전 자율주행에 남들보다 한발 앞서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지난 5일 스위스제네바모터쇼에서 만난 닛산 글로벌 제품기획 총괄 이반 에스피노사(Ivan Espinosa) 부사장은 닛산이 추구하는 '지능'의 목표 수준에 대해 "인간보다 뛰어난 상황 판단 능력"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어 엑스트레일을 포함한 닛산의 모든 제품이 경쟁차종보다 똑똑함을 갖추도록 기술 진화에 집중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물론 꼭 지능형이어서 그런 것은 아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엑스트레일(The New X-Trail)은 이미 충분히 인정받은 제품이다. 2000년 출시 이후 현재까지 600만대 이상 판매됐고, 2015년 이후로는 닛산 브랜드 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제품에 올라서기도 했다. 2016년과 2017년에는 글로벌 SUV 판매 1위를 차지할 만큼 수요가 폭발적이다. 172마력의 2.5ℓ 엔진이 이뤄내는 역동성과 디자인, 브랜드 가치, 엑스트로닉 무단변속기 적용에 따른 효율 등 여러 요소가 합작해 일궈낸 성과지만 닛산의 지능형 기술 또한 보이지 않는 역할을 했음은 물론이다. 여기에 다양한 실내 공간의 활용성 또한 인정받은 대목일 것이다. 공간이야말로 SUV로서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주요 항목이니 말이다.
따라서 여러 가지를 감안했을 때 '지능형 모빌리티'로서 엑스트레일의 상품성은 꽤 탄탄한 편이다. 뒤집어 보면 국내에서 잠재적 성장 가능성이 비교적 높은 제품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상품성을 포함해 '지능형'이 소비자에게 제대로 인식될 경우 시선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닛산이 최근 내세우는 자동차의 지능화가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보여주는 대표 차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최근 엑스트레일에 대한 시각이 달라진다는 얘기가 들려온다. 한국닛산 또한 '지능형'에 초점을 맞추며 시선잡기가 한창이어서다. '지능형'이 만들어 낼 엑스트레일의 재평가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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