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타이어가 탄생하기 이전에 나무 바퀴나 쇠 바퀴를 썼다. 여기에 편의성을 위해 바퀴에 고무를 덧댄 고무바퀴로 한 단계 진화했고 이것이 최근 우리가 쓰는 공기 주입식 타이어로 발전하게 된 계기가 됐다. 큰 틀에서 보면 타이어는 바퀴(휠)가 상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고무 제품이라는 점은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최근엔 차의 성능과 도로 여건이 좋아져서 차와 도로를 이어주는 유일한 매개체인 타이어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는 추세다.
최초의 고무바퀴는 1865년 R.W.톰슨이 처음으로 썼다. 고무가 가진 특성을 이용한 바퀴였다. 이후 1888년 영국의 수의사인 존 보이드 던롭(John Boyd Dunlop)이 최초의 실용적인 공기압 타이어를 개발했다. 고무판으로 호스를 만들어 나무 바퀴에 부착하고 지면과 접촉하는 부분은 두꺼운 캔버스지로 감싼 타이어를 세 발 자전거에 장착하고 시험 주행한 게 시초다. 그 후, 캔버스 지에 고무 조각을 붙인 타이어를 만들어 커다란 두 발 자전거에 시험했는데 성능이 뛰어나 이것이 공기압 타이어의 탄생을 알린 계기가 됐다.
1891년 웰치(C.K.Welch)가 발명한 비드 와이어 타이어는 타이어 발달사에 빼 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1891년에 미쉐린(Michelin) 형제도 손 힘만으로 탈착이 가능한 타이어로 특허를 냈으며, 1904년에는 파이어스톤(Firestone)과 굿이어(GoodYear)가 스트레트 사이드 와이어 비드 타이어를 개발했다. 1908년에는 미국의 거의 모든 타이어 제조회사가 이러한 제조기법을 쓰게 된다.
영국에선 1913년 종래의 타이어 코드지 제작방식인 바이어스 타입과 전혀 다른 래디얼 플라이 방식을 개발했다. 하지만 이의 실용화는 35년 뒤인 1948년에 미쉐린이 이뤄냈다. 코드지의 재질은 굵은 면사를 엮은 것을 썼고 면사보다 튼튼한 견사는 워낙 가격이 비싸 타이어 코드지로 쓰기 어려웠다고 전해진다.
미국 듀퐁(Dupont)사가 1928년 합성반응에 대한 기초이론을 체계화함에 따라 코드지는 1930년대에 들어 급격히 발전하게 된다. 연도별로 보면 1948년 이전까지는 레이온(Rayon) 코드지가 열에 약한 면 코드지의 성질을 보완하면서 시장의 75%를 점유했다. 1948년에는 나일론 코드지가 개발돼 1959년까지 레이온과 경쟁하다 1960년 가격 경쟁에서 승리, 시장을 장악했다. 1962년에는 폴리에스터(Polyester)로 된 새로운 코드지가 등장한다.
1970년대에 접어들자 강철선인 스틸 코드가 등장하며 주도권을 잡았고, 1980년대에는 유럽에 이어 미국에서도 대세로 각광받았다. 1972년 듀퐁이 '케브라'라는 폴리-아미드계 소재를 개발해 스틸보다 5배 강한 물성을 지닌 제품이 등장했으나 워낙 가격이 비싸 몇몇 승용차에서만 썼다.
1980년대에 들어서자 자동차의 발달과 더불어 고성능 타이어에 대한 요구가 늘었다. 현재 경주용 차에 쓰는 레이싱 슬릭 타이어(Racing Slick Tire)도 이 무렵 개발했고, 규격과 쓰임새가 다양한 타이어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이처럼 과거에는 기초적인 타이어 구조물에 노력을 기울였다면 현재는 타이어를 구성하는 소재와 타이어의 패턴에 주목하고 있다. 타이어 제조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고무 이외에 다른 물질을 첨가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타이어에 실리카를 첨가하면 젖은 노면에서는 성능을 크게 향상시키기도 한다. 또한 타이어 패턴을 다양화해서 시장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게 됐다.
자동차 성능 향상과 함께 타이어의 역학적 성능이 주목 받게 됐고, 특히 승용차용 타이어에서는 자동차와 도로의 발달과 더불어 타이어의 고속성, 조종성, 안전성이 개선되어 왔다. 이에 따라 새롭고 경제적이고 성능이 우수한 신제품이 꾸준히 개발·출시되고 있다. 타이어 속에 숨은 첨단과학은 자동차 발달사와 함께한 타이어 발달사를 고스란히 나타내고 있는 셈이다.
박찬규 기자 star@autotimes.co.kr
출처 - 오토타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