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트럭 코리아는 최근 배기량 1만cc 이상의 대형 트럭 10종을 동시 출시하면서 가격을 평균 3~4% 올렸다.
환경규제 강화를 앞두고 신형 엔진을 장착했기 때문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트럭 버스 등 경유 엔진을 사용하는 상용차 가격이 일제히 오르고 있다. 경유차에 대한 새 배기가스 기준인
'유로5'가 10월1일부터 적용돼서다. 공급 과잉을 이유로 정부가 영업용 화물차에 대한 신규 허가를 내주지
않으면서 기존 트럭의 '번호판
값'도 치솟고 있다.
◆트럭 · 버스값 최고 10% 인상
엄격한 유로5 배출 규제가 적용되면서 완성차 업체들은 다음 달부터 이 기준을 충족한 제품만 생산할 수 있다.
다만 재고처리 기간을 감안해 내년 3월까지는 이보다 약한 기준인 '유로4' 제품도 병행 판매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 타타대우 대우버스 볼보트럭 스카니아 등 국내외 상용차 업체들은 규제 시행에 앞서 이미 새 제품
을 내놓기 시작했다. 벤츠트럭은 지난달 말 국내 처음으로 유로5 인증을 획득했고,볼보트럭은 '유로5 상용차'
를 대거 선보였다.
문제는 새 배기가스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별도 장비를 갖춰야 하는 만큼 원가상승 요인이 발생한다는 점이
다. 상용차별 인상 폭은 3~10%로,최대 1000만원까지 오를 것이라고 업계는 내다봤다.
현대차와 타타대우 등 상용차 업체들은 완전 신형을 내놓기보다 엔진을 개선하고 실내를 고급화한 2011년형을
출시하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새 규제에 맞추더라도 가격인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엔진 위주로 교체하기
로 했다"며 "연비 개선 효과가 높기 때문에 가격 인상폭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럭 시장에선 초대형급 강세
덤프 트럭과 트랙터 시장은 종전의 중 · 대형(15t 안팎)에서 초대형(20t 이상)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국토해양부
가 지난 5월부터 차급간 이동제한 규제를 푼 게 직접적인 원인이다. 예컨대 종전에 15t 트럭 소유자가 자신의 차
를 팔고 새 차를 살 땐 동급 제품만 구입할 수 있었지만,지금은 25.5t급을 합법적으로 구입할 수 있다.
올 들어 트럭 시장은 정체를 보여왔지만 초대형급은 예외다. 20t 이상 초대형 트럭은 올 1~8월 중 3315대가 팔리
면서 벌써 작년 전체 판매량(3364대)에 육박하고 있다. 수입 트럭 열풍이 거센 점도 특징이다. 대형급에선 지난
3월 수입 트럭이 국산 트럭을 처음 제친 후 격차를 확대하고 있다.
◆'번호판값'도 올라… 최고 2400만원
트럭 매매시장에서 이른바 '번호판값'도 치솟고 있다. 정부가 작년 화물 대란을 겪은 후 운송업자들의 신규 진입
을 택시처럼 엄격하게 규제했기 때문이다. 덤프 트럭 번호판값은 최근 700만~800만원,대형 트랙터의 경우 2300만
~2400만원 선에 달한다는 게 운송업계의 설명이다.
국토해양부는 자영업자 간 거래인 만큼 영업권 양도 관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영업 목적
의 덤프 트럭과 트랙터 신규 등록을 일단 내년 7월까지 제한하는 것으로 돼 있다"며 "연장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출처 -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