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줄이기에 매진..친환경車 개발 박차
그린 딜러제 도입ㆍ숲 가꾸기 사업도
"좋은 제품을 빠르게, 저렴한 가격으로, 저탄소로 제공하는 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입니다."
지난 7월 '2020 미래 전략'을 발표한 혼다의 이토 다카노부 사장이 한 말이다.
전 직원에게 던진 이 메시지에서 볼 수 있듯이 혼다는 궁극적으로 저탄소 '친환경' 경영을 지향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대폭 줄이지 않으면 퍼스널 모빌리티 업체로서 미래가 없다는 강한 위기감의 발로라는 게 혼다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런 배경에서 혼다는 친환경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자부심이 엄청나다.
친환경을 모토로 삼은 만큼 그에 걸맞은 제품을 내놔야 하고 또 실제로 그런 상품을 소비자에게 공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친환경 라인업'으로 무장 = 혼다는 1999년 인사이트 1세대 출시 이후 시빅, 인사이트 2세대, CR-Z 등 하이브리드 모델을 잇따라 내놓았다.
다음 달에는 피트 하이브리드 차량을 선보인다.
여기에 공통으로 적용된 기술은 혼다가 자랑하는 IMA(Integrated Motor Assist) 시스템이다.
IMA는 가솔린 엔진을 주동력으로 하고 모터를 보조동력으로 하는 혼다의 독자적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단순하고 소형화해 충분한 동력성능과 실내 공간을 확보하고, 동시에 연비까지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혼다는 이런 기술을 바탕으로 작년 일본 하이브리드차 시장 점유율을 16%로 높였고, 라인업을 계속 보강한다는 방침이다.
▲혼다가 내년에 한국에 내놓을 하이브리드 스포츠카 'CR-Z'
아울러 혼다는 1999년 최초의 연료전지 실험차를 발표한 데 이어 작년에는 세계 최초의 양산형 수소연료전지차인 FCX 클래러티를 일본과 미국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혼다 관계자는 "꿈의 교통수단인 수소를 동력으로 해 배기가스가 전혀 없는 연료전지 차량 상용 시대를 우리가 가장 먼저 열었다"고 말했다.
배출가스가 '제로(0)'인 전기차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혼다는 연료전지 자동차로 축적한 기술을 활용해 전지 전기차의 조기 실용화를 위한 개발을 진행 중이며 2012년 일본과 미국에 출시할 예정이다.
중형 이상 모델에 적합한 것으로 알려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외부 충전이 가능한 하이브리드차)도 2012년에 출시된다.
◇대리점도 친환경‥'그린 딜러'가 대세 = 혼다는 2000년부터 그린딜러 인증제도를 도입해 친환경 활동을 판매와 서비스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그린 딜러는 에너지 절약 등 친환경을 솔선수범하는 영업점에 부여하는 칭호로, 친환경 대리점을 뜻한다.
전시장에서 폐기물 분리수거와 공간의 효율적인 사용 등을 통해 다각적인 에너지 절감 운동에 동참하고, 고객을 위한 고연비 친환경 운전 강습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주변 지역의 환경미화에서부터 중고품 바자회 개최 등 대고객 친환경 이벤트를 여는 것도 그린 딜러의 몫이다.
각 대리점에는 그린딜러 인증서가 비치돼 있고, 이는 고객들에게 차량의 품질뿐 아니라 신뢰성까지 심어주고 있다는 게 혼다 측 설명이다.
도쿄 중앙법인의 카마타 지역의 오카 다카시 지점장은 "일부러 그린딜러점을 방문하는 고객이 많다"며 "이 제도로 혼다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수명이 다한 타이어와 배터리 등을 분류해 업자에게 넘겨 재활용하도록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재활용이 됐는지까지 확인하고 있다"며 "환경까지 생각하지 않으면 다른 업체와 차별화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도쿄의 한 혼다 그린딜러점에서 고객과 직원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테마파크의 70%는 '숲' = 혼다가 자랑하는 또 하나의 공간은 자동차 테마파크인 '트윈링 모테기'다. 도쿄에서 북동쪽으로 130㎞ 떨어진 곳의 도치기현 우츠노미야시의 모테기라는 시골마을에 있는 테마파크는 1997년 건립된 관광지다.
규모는 도쿄돔 실내 야구장의 137배에 이르는 640만㎡에 달한다.
레이싱을 펼칠 수 있는 거대한 서킷과 함께 혼다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400여 대의 자동차와 모터사이클이 전시된 컬렉션홀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의 3분의 2가량은 '헬로 우즈(Hello Woods)'로 불리는 숲으로 이뤄져 있다.
다양한 수목이 어우러진 이곳에서 연간 10만여 명의 방문객이 흙을 밟고, 동식물을 관찰하고, 별을 보며 캠핑을 즐긴다.
헬로 우즈 프로듀서인 사키노 류이치로 씨는 "이곳의 목적은 숲을 깨끗이 정비하는 게 아니라 원래 살고 있던 생물이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숲이 성장을 계속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토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친환경 차량 개발과는 다른 또 하나의 환경 운동인 셈이다.
헬로 우즈의 명물은 '바이오워터'다. 숲 속 화장실의 오물에 아무런 여과장치를 달지 않고 단지 미생물과 흙을 섞어 자연 정화되도록 해 만들어진 물이다.
사키노 씨는 이 물을 들이켜면서 "미생물이 살아있는 물이다. 이것이 바로 자연이 만든 정화수"라고 말했다.
▲헬로 우즈를 찾은 학생들이 캠핑을 즐기고 있다.
(도쿄ㆍ우츠노미야=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honeybee@yna.co.kr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