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하이브리드카는 국산차 2종, 수입차 11종 등 총 13종이다. 그러나 판매 성과는 아직 뚜
렷하지 않다. 친환경과 연료 효율을 앞세운 차라지만 낮은 인지도가 저변 확대에 걸림돌이 되는 셈이다. 그럼에
도 많은 전문가들은 인프라 구축 등 처리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 같은 전기차 상용화에 앞서 하이브리드카가 과도
기의 확실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하이브리드카의 현주소를 살펴봤다.
▲토요타·렉서스
하이브리드의 선두 주자는 단연 토요타다. 렉서스는 2006년 SUV인 RX에 하이브리드 구동방식을 접목한 RX400h
를 처음 소개했다. 본격적인 하이브리드의 시대를 개막한 것. 이후 세단까지 하이브리드를 확대, 기함 LS460의 하
이브리드 버전인 LS460hL, GS450h를 추가했다. 여기에 RX400의 상위 트림인 RX450h가 합류했다. 그러나 적극적
인 시장 확대를 노린 것에 견줘 현재 판매실적은 신통치 않다. GS450h는 지난 2009년 114대로 정점을 찍은 이후
올해는 지난 9월까지 37대에 그쳤다. LS460hL(올해 누적판매 63대)과 RX450h(올해 누적판매 98대)도 작년보다
모두 줄었다.
하지만 작년 10월 국내 진출한 토요타 브랜드의 하이브리드 차종은 승승장구 중이다. 주력은 역시 프리우스. 지난
해 두 달 동안 376대에 그쳤지만 올해는 9월까지 764대를 판매해 수입 하이브리드로는 최고 성적을 내고 있다. 캠
리 하이브리드 또한 프리우스만큼은 아니지만 지난달까지 297대를 판매했다. 하이브리드 선두답게 거세게 몰아치
는 셈이다.
▲혼다
혼다는 렉서스보다 1년 늦은 지난 2007년 시빅 하이브리드를 앞세워 본격적인 하이브리드 시대를 열었다. 첫
해 성적으로 163대를 기록한 데 이어 이듬해인 2008에는 260대를 판매해 하이브리드 최초로 200대 판매를 돌파
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계속되는 판매 하락 속에 올해는 겨우 37대만 팔려 나갔다.
혼다는 아직 국내 하이브리드 시장이 열악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에서 하이브리드의 대중화를 주도했다는
인사이트의 도입이 늦어진 이유도 그것이다. 그러나 라이벌 토요타 프리우스가 매달 70대가 넘는 놀라운 성적
을 나타낸 것에 자극받아 마침내 지난달 인사이트의 국내 출시를 알리고 본격 라이벌 구도를 형성시켰다. 가격
은 프리우스보다 700만 원 싸게 내놔 경쟁력을 최대한 확보했다는 평가다. '월 100대'라는 목표도 여러모로 프리
우스를 노린 것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벤츠
일본차보다 하이브리드카에 소극적이던 벤츠는 기함 S클래스에 하이브리드를 얹는 파격(?)을 단행했다. 첫 출
시된 2009년 판매대수가 56대로 저조했지만 2010년 상황은 조금 달라져 9월까지 누적판매가 98대나 됐다. 여전
히 S클래스의 다른 트림보다 판매량이 적지만 S600과는 불과 12대 차이다. 무엇보다 라이벌인 렉서스 LS460hL
을 넘어섰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는 게 벤츠의 설명이다.
▲BMW
BMW도 기함 7시리즈에 '액티브 하이브리드 7'이라는 이름으로 하이브리드의 시작을 알렸다. 정확한 판매실
적은 집계되지 않았지만 내심 라이벌 S400 하이브리드의 판매량을 넘고 싶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동력
성능을 충실히 갖춘 한편 연료 효율을 높였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또한, 대형 SUV인 X6도 하이브리드 버전
도 출시했다. 첫 달 판매 성적은 불과 두 대로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현대·기아
'친환경에 동참하라'는 시장 요구에 맞춰 현대차는 아반떼 하이브리드 버전을 국내 시판했다. 특이한 점은 일반
적으로 쓰이는 '가솔린+전기모터' 조합이 아닌 'LPG+전기모터'를 채택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LPG 가격이 오른
데다 판매가격이 가솔린보다 300만 원 이상 비싸 2009년 연간 누적 판매는 5,150대로 부진했다. 올해 9월까지
누적 판매가 3,477대로 지난해보다 8.2% 늘었지만 여전히 상황을 낙관할 처지는 아니다.
▲앞으로 나올 하이브리드는
내년 국내 출시를 기다리는 하이브리드는 푸조 3008과 508, 렉서스 CT200h 등이다. 특히 푸조 하이브리드는 세
계 최초로 디젤 엔진과 전기 모터를 결합한 시스템이다. 이외 렉서스가 준비하는 CT200h는 최초의 컴팩트 하이
브리드다. 프리우스로 대중적인 하이브리드를 만들어 냈다면 더욱 고급스러움을 내세우겠다는 각오다.
이와 관련,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아직 먼 이야기인 전기차 상용화보다 이미 보유한 인프라를 100% 이상 쓸 수
있는 하이브리드카는 현실적인 친환경, 고효율성을 표방하고 있다"며 "자동차 업계들이 하이브리드 카를 속속 내
놓는 것도 그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하이브리드도 판매에선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게 사실
"이라며 "어떻게 저변 확대를 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한 때"라고 말을 맺었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출처 - 오토타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