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엑센트 시승회 모습
베르나보다 커진 몸집, 세련된 디자인
중형차 못지 않은 힘..트렁크는 골프가방 4개 '거뜬'
(서울=연합뉴스) 안 희 기자 = 현대차가 최근 선보인 `신형 엑센트'는 갈수록 줄어드는 소형차 수요를 재창출하기
위해 야심차게 개발한 모델이다.
소형차는 동력 성능과 각종 안전ㆍ편의사양에서는 준중형차를 뛰어넘지 못하고 경제성 측면에서는 경차에 밀리는
어중간한 속성 때문에 국내 시장 규모가 갈수록 작아졌다.
2000년대 초만 해도 연간 7만대 정도였던 우리나라의 소형차 시장은 지난해에는 그 절반 수준인 3만7천여대까지
축소됐다.
현대차는 소형차의 전성기였던 11년 전 동급 최고 인기 모델이었던 엑센트의 차명을 이어받아 신형 엑센트를
내놓았다.
신형 엑센트를 통해 창출하려는 핵심 고객군은 23∼28세의 젊은 소비층.
국산 소형차는 구매력이 약한 중장년층이 주로 타고 개성이 별로 없다는 생각 때문에 자신의 생애 첫 차를 고르는
데 애를 먹던 소비층이다.
현대차는 이들을 소형차 고객군의 중심에 놓고 5년여간 2천억원을 투입해 신형 엑센트를 개발했다.
안전성과 편의성을 대폭 개선하고 강력한 동력 성능을 지닌 소형차, 날렵하고 개성 있는 디자인을 뽐내는 소형차를
만들어 젊은 소비자들의 구매를 이끌어 내겠다는 게 엑센트의 개발 의도이다.
현대차가 2일 전북 변산 대명리조트에서 새만금로를 거쳐 군산 컨트리클럽까지 이어지는 왕복 130㎞ 구간에서 마련한
시승회는 이 같은 신형 엑센트의 개발 의도와 가능성을 확인해 보는 행사였다.
리조트 주차장에 세워진 신형 엑센트는 이전 모델인 베르나와 외관에서부터 큰 차이가 났다.
베르나에 비해 높이는 15㎜ 낮아지고 길이와 폭이 각각 70㎜, 10㎜씩 늘어나면서 몸집이 크되 역동적인 모양새를
갖췄다.
현대차 세단 모델의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쳐(Fluidic Sculpure)가 적용돼 측면에는 날렵한 곡선이 흐른다.
전면에서는 준중형차 신형 아반떼를 연상케 하는 6각형 모양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스마트키로 문을 열고 차량 내부에 앉으면 베르나보다 세련미가 한층 더해진 내장 디자인을 살펴볼 수 있다.
Y자 형상의 센터페시아에는 눈에 잘 띄는 대형 LCD 화면이 자리잡고 있고 플라스틱과 섬유 재질 등이 이전보다
고급스러워진 느낌을 준다.
앞뒤 바퀴 사이의 거리인 휠베이스가 32㎜ 늘어나면서 뒷좌석을 포함한 실내 공간은 더 여유로왔다.
골프가방 4개와 소형 가방 3개를 동시에 넣을 수 있는 트렁크, 대용량 콘솔 박스 등 실내 곳곳에 마련된 수납공간은
레저 활동을 즐기는 젊은 고객들을 배려한 것으로 여겨진다.
버튼키를 눌러 시동을 걸고 서서히 가속 페달을 밟았다.
고속도로에 나가기까지 곳곳에서 전개된 S자형 곡선 주로에서 별다른 감속 없이 달려봐도 탑승자가 쏠리는 느낌이
크지 않았다.
급히 브레이크를 밟을 때에도 비교적 안정감 있게 제동이 됐다.
차체자세제어장치와 전동식 파워스티어링이 통합된 새시통합제어시스템(VSM)을 장착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 소형차
와는 다른 안정감이 구현된 것으로 보인다.
쭉 펼쳐진 서해안의 고속도로에서는 신형 엑센트가 자랑하는 1.6 GDI 엔진의 성능을 실감할 수 있었다.
중형차의 성능에 해당하는 140마력의 힘, 동급 최고 수준인 16.7㎞/ℓ의 연비가 이 엔진을 통해 실현된다.
5∼7㎞에 이르는 직선 평지 도로에서 페달을 밟으면 시속 150㎞까지는 무리없이 속도가 올라간다.
힘껏 밟아도 엔진음은 시끄럽지 않은 묵직한 저음역에서 제어되고 있었다.
소형차는 경사면을 오를 때 힘이 부치기 마련이지만 신형 엑센트의 경우 탄력 있게 언덕길을 치고 나가는 느낌을 줬다.
경제적인 운전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시스템, 국내 소형차 최초로 적용된 6개의 에어백, 후방 추돌시 머리받이가
방향을 바꿔 탑승객의 목을 보호하는 `액티브 헤드레스트' 등 각종 편의ㆍ안전사양들도 신차의 만족감을 더한다.
현대차가 강조하는 신형 엑센트의 특징은 역동적인 디자인과 강력해진 동력 성능, 한층 보강된 안전ㆍ편의사양으로
요약된다.
여러 측면에서 소형차의 한계를 넘어선 신형 엑센트가 한동안 국산 소형차를 외면했던 젊은 소비층을 다시 사로잡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안 희 기자 prayerahn@yna.co.kr
출처 - 연합뉴스
대충판가름이 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