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살 계획이 있는 사람들의 기아자동차 선호율이 사상 처음으로 현대자동차를 앞섰다.
자동차 전문 조사기관인 마케팅인사이트에 따르면 2년 전인 2008년 자동차 기획조사에서 기아차 선호율은
현대차에 20%p 이상 뒤졌으나, 최근 실시된 2010년 조사에서는 현대차를 4.5%p 앞서는 대역전극을 일으켰다.
이런 역전을 이끈 원동력은 K5라는 새 모델이었으며, K5의 힘은 디자인으로부터 나왔다. 이에 따라 기아차의
상승세가 얼마나 지속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분석 결과는 마케팅인사이트의 연례 자동차 기획조사 가운데 2008년 조사(9만5,472명)와 올해 조사
(10만6,291명)에 모두 답한 1만8,714명을 대상으로 했다. 이들 가운데 2008년에 차 구입 계획이 있다고 했고,
올해에도 구입계획이 있다고 답한 5,076명의 응답을 분석한 것. 2008년과 2010년 응답의 비교는 이들의 선호
태도에 변화가 있는지, 있다면 그 방향은 무엇이며, 이유는 무엇인지 알려준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비교
결과는 자동차 소비자들의 마음속에서 폭발적인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줬다.
2008년 조사에서 이들은 2년 이내에 차를 살 계획이 있으며, 마음에 두고 있는 메이커는 현대라는 응답이
39.7%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은 기아(19.4%), 수입차(15.1%), 르노삼성 (12.3%), GM대우(6.2%), 쌍용(3.8%)
순이었다. 1위 현대는 2위 기아를 두 배 이상, 20%p 넘는 차이로 앞서 확실한 독주체제를 구축했다.
이들의 2년 뒤 반응은 달랐다. 올해 조사에서 선호메이커는 기아가 33.8%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현대(29.3%),
르노삼성(12.7%), 수입차(11.3%), GM대우(5.4%), 쌍용(2.6%)이 따랐다. 현대는 2008년보다 10.4%p 줄었지만
기아는 14.4%p 증가해, 2년 사이에 기아가 현대를 4.5%p 앞서는 대역전이 일어났다.
이런 대역전의 주된 원인은 현대 선호에서 기아 선호로 돌아선 사람들 때문이다. 이들의 규모는 전체 응답자의
12.5%나 되고 현대 선호자(39.7%)의 1·3에 육박하며, 기아를 계속 선호해 온 사람(전체시장의 10.9%)보다 더
많다. 기아는 엄청난 현대고객을 영입했을 뿐 아니라, 다른 메이커들로부터도 현대보다 많은 잠재고객을
유치하는 성과를 보였다.
이런 변화를 이끈 모델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2008년 선호 모델과 2010년 선호 모델을 전체시장 중 비중으로
비교 분석했다. 2008년의 선호 모델은 쏘나타(전체시장 중 8.4%)와 그랜저(8.4%)가 같은 비율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은 SM5(5.8%), 아반떼(4.7%), 모닝(3.6%)순이었다.
2010년에는 로체의 후속 모델인 K5의 선호율이 전체시장 중 13.6%로 단연 앞섰고, 그 뒤를 SM5(6.4%)가 따랐다.
2008년 공동 1위였던 쏘나타와 그랜저는 많은 잠재고객을 K5에 잃고(각각 8.4%중 2.0%, 1.1%) 3위와 4위로 밀려
났으며, SM5와 아반떼도 적지 않은 잠재고객을 K5에 잃었다(각각 1.1%와 0.8%). K5는 메이커와 관계없이
준중형부터 준대형까지 넓은 영역의 고객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같은 역할을 해 전임 로체의 부진(3.5%)을 대번에
떨쳐냈다.
어떤 이유에서 소비자들이 기아로 쏠리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선호 이유를 분석했다. 2008년 조사에서
기아차 구입계획자들은 선호 이유로 '가격·경제성'(29.6%)'을 가장 많이 언급했고, 그 다음은 '이용편리성(18.4%)'
이었다. 2010년 조사에서는 기아차 선호 이유로 '외관·스타일(24.7%)'과 '마음에 드는 모델'(20.4%)'이 1, 2위를
차지해 2008년과는 전혀 다른 결과를 나타냈다.
'외관·스타일'과 '마음에 드는 모델'은 2008년도보다 각각 7.6%p, 9.0%p 높아졌지만, 과거 기아차 선호의 가장
큰 이유였던 '가격·경제성'은 2008년 29.6%로 부터 11.8%로 17.8%p나 격감했다. 이런 변화는 2008년, 2010년
연속으로 기아차를 선호했던 충성집단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는 K5라는 흡입력 있는 모델과 경쟁력있는 디자인으로
기아차가 전혀 다른 회사로 거듭났음을 보여준다. 기아차가 상대적인 저가 전략 그리고 경차 중심의 판매에서
벗어날 기반을 갖췄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기아의 강세가 확고한 것이라고만 보기는 어려운 까닭이 있다. 2008년 현대 선호에서 2010년 기아 선호로
옮긴 응답자들은 원래의 현대 선호자와는 조금 다른 경향이 있다. 이들은 '외관·스타일'에는 더욱 관심이 많고
, '제조회사·브랜드'는 좀 더 관심이 적은 경향이 있다. 결과적으로 이들은 기아차의 외관·스타일에는 더욱
긍정적(26.6%)이었으나, 기아차라는 '제조회사·브랜드가 좋아서'는 냉담한 태도(5.4%)를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즉, 이들은 좋은 스타일의 대안이 나오면 언제든지 떠날 가능성이 있는 소비자로 보인다.
현대차의 시장 우위는 포니 출시 이후 철옹성 같은 것이었다. 한때 대우자동차가 세 모델 동시 출시로 반짝
상승한 순간이 있었지만, 현대에 위협적이라고 보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은 달라 보인다. 기아의 약진에는
확실한 현실적 기반이 있다. K5라는 탁월한 상품이 있으며, 든든한 소비자의 후원이 있다. 또한 같은 가격으로는
판매가 어려울 것이라는 부담, 경차라도 많이 팔아야 한다는 물량 부담도 많이 가벼워졌다. 과거보다 운신의 폭이
크게 확대됐으므로 다양한 미래를 설계해 볼 수도 있다.
자동차 시장에서 역전은 결코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생산·유통·소유까지 매우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전돼서는 안된다는 법은 없다. 큰 변화는 소비자로부터 시작된다. 이 조사 결과는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음을 알리는 소비자의 메시지다.
강호영 기자 ssyang@autotimes.co.kr
출처 - 오토타임즈
같은회사인데 ㅠ
독점 이미지 안줄려구 쇼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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